"2세들도 기업 물려받지 않으려 한다"…부산 기업인들 격정 토로

입력 2018-09-20 15:28   수정 2018-09-20 15:58

2018 부산-한경 WEEK



"부산 경제를 이끄는 축이었던 조선, 자동차 산업 등의 부진에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급격한 최저임금 상승과 근로시간 단축 등이 맞물리면서 굉장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우수한 인재들이 중소기업으로 와서 성장을 이끌어 왔는데, 지금은 인재들이 중소기업으로 오지 않는 건 물론이고 기업이 살아남더라도 2세들이 이 기업을 물려받지 않으려고 합니다. 창업자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대로 그 기업이 사라지는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한국경제신문사와 한국경제TV, 부산광역시가 주최한 '2018 부산-한경 WEEK' 마지막날인 20일 부산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부산상공인 간담회'에서 부산지역 기업인들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인한 지역 주력 산업의 위축과 경영상 어려움을 쏟아냈다.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로제…'설상가상'

이들은 약 2시간 동안 이어진 한국경제신문 편집국과 한국경제TV 보도국 데스크와의 간담회에서 오히려 1997년 외환위기 때가 낫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최근의 지역 경제 상황이 심각하다고 한 목소리였다. 미중 무역분쟁과 글로벌 제조업 경쟁 심화 등 대외 환경이 우호적이지 않은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 주 52시간 근무제가 직격탄이 됐다는 설명이다.

이남규 광명잉크제조 회장은 "최근 부산 녹산공단 공장들의 가동률이 60% 정도밖에 안 될 정도로 경기가 좋지 않다"며 "부산지역 조선업이 5~6년 전부터 수주 절벽에 부딪혔고 자동차 산업도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이 겹쳐서 더욱 어려운 상황이 됐다"며 정부는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하는데, 일거리를 만들어야 일자리가 창출이 된다는 걸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금식 선보공업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 노동 환경 개선도 좋지만 이 같은 정책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을 짓밟는 역할을 했다"며 "우리나라가 지금의 경제 위치에 서게 된 건 우리 특유의 '빨리빨리' 문화가 컸는데, 주 52시간 근로제 하에서는 이게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박태호 진흥스틸 회장은 "차라리 외환위기 때는 환율이라도 올라서 오히려 나았다"며 "작년처럼 어려운 시기가 없었다. 어려움이 끝날 것 같지가 않다"고 호소했다.

주 52시간 근로제 실시와 관련해서는 산업별 특성과 차이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갑준 부산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각 업종 따라 경기 사이클이 있다. 날씨 환경 등 다양한 여건에 따라서 부침이 많은데 그런 기업들과 업종 간 사정을 고려하지 않고 일괄 주 52시간을 준수하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주 52시간 근무제와 관련해 유연하게 폭을 넓히지 않고 기업에 일괄 적용하게 된다면 그 충격을 우리나라가 감당 가능할 것이냐에 대한 얘기들이 많다"며 "그런 부분들을 신경 써주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외국인 노동자에는 최저임금 차등적용을 주장하는 기업인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이남규 광명잉크제조 회장은 "일부 직무의 경우 한국 사람들이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 외국인 노동자들을 채용할 수밖에 없는데, 이들이 한국 사람들과 같은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갑준 부산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외국인 노동자는 우리나라 문화에 익숙해질 때까지 어느 정도 최저임금에서 배제되는 등 탄력있는 적용이 필요하다"고 했다.

◆규제완화 '절실'…"베트남 사례서 배워야"

박동호 화승네트웍스 대표는 법인세를 낮춰 우수 기업들을 유치하고 있는 베트남 사례를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서도 이 같은 규제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박 대표는 "베트남은 법인세 경쟁력을 내세웠는데, 현재 전 세계 신발 업체들이 대부분 베트남에 있다"며 "국가의 정책이 국가의 경쟁력이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측면에서 베트남에서 배워야할 게 있지 않나 싶다"고 지적했다.

박태호 진흥스틸 회장 역시 "현재의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서는 판을 키워 경제를 활성화 시켜야하는데, 온갖 규제로 인해 판을 키울 수 없는 환경"이라고 꼬집었다.

◆"노동집약 산업에서 기술집약 산업으로"

기업가들은 지금의 노동집약 산업을 기술집약 산업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를 위해서는 인재와 기술력의 지방분산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정용환 부산시기계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은 "부산 지역은 우수한 인재들이 많아 이들이 중소기업에 들어가 성장을 이끌어 왔는데, 지금은 이런 것들이 굉장히 박약하다"며 "기업이 살아남는다고 하더라도 2세들이 이를 이어받지 않으려고 해 창업자가 물러나면 기업이 사라지는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이 혁신을 하려면 연구·개발(R&D)를 해야하는데 기업들은 인재가 없어 이를 하지 못하고, 정부가 추진하는 R&D도 대기업들이 대부분 자금을 확보해 중소기업으로 내려오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최금식 대표는 조선산업의 경우 노동집약 산업에서 기술집약 산업으로 전환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스마트 선박'이 미래성장 동력인데, 스마트 선박 비중을 높이게 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의 노동집약 산업을 기술집약 산업으로 바꾸지 않으면 부산에는 미래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 대표는 엔젤투자 등 스타트업·벤처에 투자한 뒤 기술을 확보하거나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방식을 통해 기술력을 확보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관련한 제도를 만들고 엔젤투자를 하는 기업에 세제상 혜택을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경제신문에서 하영춘 한국경제신문 편집국장을 비롯해 정종태 경제부장, 박준동 금융부장, 이건호 산업부장, 김용준 중소기업부장, 박성완 증권부장, 김태완 지식사회부장,하인식 영남지역본부장이 참석했다. 한국경제TV에서는 오연근 보도국 본부장, 최진욱 산업부장, 이봉익 증권부장, 김택균 부동산부장이 자리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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