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핵전쟁·우주…팝아트의 진화는 계속된다

입력 2018-10-02 18:20  

미국 팝아트 거장 케니 샤프, 아시아 최초 서울 개인전

잠실 롯데뮤지엄서 3일 개막
과학만화와 대중문화 결합
회화·영상·설치 등 100점 소개
바스키아·해링 등과 교류하며
팝아트의 새로운 영역 개척

기존 팝아트에 전기 충격 가해
최고치의 출력을 끌어내
미술사조 융합 '슈퍼 팝' 창조



[ 김경갑 기자 ]
‘대중적(popular)’이라는 말에서 따온 팝아트는 영국에서 처음 등장했다. 리처드 해밀턴(1922~2011)은 1956년 미국의 광고지를 오려 붙여 ‘오늘날의 가정을 그토록 멋지고 색다르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전시를 열어 주목받았다. 광고와 산업디자인 일을 했던 해밀턴은 광고지 사진도 미술 재료가 된다고 생각했다. 미술 평론가 로런스 앨러웨이도 ‘팝아트’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며 전후 대중소비시대에 걸맞은 미술이 나타났다고 격찬했다.

영국에서 시작된 팝아트는 1960년대 미국으로 건너가 뉴욕 화단을 급속히 달궜다. 젊은 작가들은 추상표현주의의 주관적 엄숙성에 반대하고 매스 미디어와 광고, 만화, 영화 등 대중문화적 시각 이미지를 미술의 영역 속에 적극적으로 수용, 대중미술과 순수미술의 경계를 무너뜨렸다. 앤디 워홀은 ‘팝의 교황’ ‘팝의 디바’로 불리며 시각예술 전반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주도했다. 로이 리히텐슈타인, 로버트 라우션버그, 로버트 인디애나, 장 미셸 바스키아, 키스 해링, 재스퍼 존스, 케니 샤프 등도 워홀과 비슷한 시기에 활동하며 미국 팝아트의 전성기를 이뤄냈다.

이 가운데 샤프(60)는 미국의 워홀, 리히텐슈타인 등 거장들의 예술적 이념을 바탕으로 1980년대 새로운 팝아트의 영역을 개척했다. 3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롯데뮤지엄에서 막이 오른 ‘케니 샤프, 슈퍼 팝 유니버스’전은 팝아트의 진화를 이끈 거장의 삶과 예술을 꼼꼼하게 되짚는 자리다. 아시아 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독특한 캐릭터 회화를 비롯해 조각, 영상, 설치 작품 등 100여 점이 내걸렸다.

샤프는 뉴욕의 대중문화를 기반으로, 공상과학만화의 캐릭터와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해 독창적인 예술세계를 펼쳐왔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그는 1978년 뉴욕으로 이주해 스쿨 오브 비주얼아트(SVA)에서 공부했다. 예술적 영감을 주는 친구들인 바스키아, 해링과 교류하며 슈퍼 팝아트의 초석을 다졌다. 대중 소비문화를 미술 영역으로 끌어들인 그는 휘트니미술관과 휘트니비엔날레에 설치 작품 ‘코스믹 카반(Cosmic Cavern)’을 출품해 단번에 스타 작가군에 이름을 올렸다.

2일 전시장에서 만난 샤프는 “내 작품은 기존의 팝아트에 전기 충격을 가해 최고치의 출력을 끌어낸 것”이라며 “내가 경험한 모든 미술 사조를 내화해 토해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일까. 그의 작품에는 초현실주의는 물론이고 추상표현주의와 팝아트, 미니멀리즘 등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공상과학만화였던 플린스톤(Flinstones)과 젯슨가족(Jetsons)의 내용을 차용해 독특한 외계생물체의 캐릭터를 창조한 작품들은 녹아내리는 듯한 유기체 형태를 화려한 색채, 그리고 작가 특유의 유머와 결합해 전쟁과 마약 같은 현실의 문제를 지적하며 역동적인 에너지를 뿜어낸다.

우주 공간에 거대한 도넛과 핫도그를 연상시키는 작품들도 관람객을 반긴다. 가장 미국적인 음식 도넛과 핫도그를 주제로 소비주의와 자본주의에 근거한 아메리칸 드림을 은유했다. 작가는 “물질주의 삶이 주는, 거부할 수 없는 화려함과 그 이면에 숨겨진 잔혹한 인간성이라는 양 측면을 풀어냈다”고 강조했다.

휘트니미술관의 휘트니비엔날레에 내보인 거대한 설치 작품 ‘코스믹 카반’도 모습을 드러냈다. 낡고 버려진 장난감과 가전제품을 가지고 형광의 총천연색 공간으로 꾸민 작품이다. 1970년대 후반 전쟁과 마약, 에이즈에 대한 공포로부터 벗어나 더 안전한 세계로 나가는 탈출구를 예술로 승화했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핵폭발로 인한 지구 종말에 대한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한 작품, 만화 캐릭터 123개를 화려한 색채로 재구성한 작품, 1980년대 초 브라질을 여행하면서부터 시작한 ‘정글’ 시리즈, 각양각색의 얼굴이 물방울처럼 흩어지고 모여 있는 ‘블롭’ 시리즈 등도 시선을 끌어당긴다.

샤프는 이날 롯데월드타워 광장에서 자동차 외부에 그라피티를 그리는 ‘카밤즈(Karbombz)’ 퍼포먼스를 열었다. 롯데홈쇼핑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선정된 당첨자 소유 차량에 페인팅 작업을 시연했다. 전시장 내 10m 길이의 평화와 화합을 기원하는 그라피티 벽화도 처음 공개했다. 전시는 내년 3월3일까지.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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