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인기 누리는 사무라이본드…석유공사·대한항공도 발행

입력 2018-11-14 13:57  

석유공사, 내년 초 500억엔 이상 조달
대한항공, 수은 보증받고 300억엔어치 발행
달러화채권 금리상승 속 엔화채권 안정성 ‘부각’
스와프비용 감소·北 리스크 완화도 호재로 작용



≪이 기사는 11월14일(09:3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석유공사와 대한항공이 사무라이본드(외국기업이 일본에서 찍는 엔화채권) 발행에 나선다. 작년만 해도 전무했던 사무라이본드 발행이 올 들어 줄이어 나오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달러화 채권금리가 오르자 아직 ‘제로금리’에 가까운 엔화 채권이 국내 기업들의 새 자금조달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국석유공사는 내년 1월을 목표로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외국계 증권사 몇 곳을 대표 주관사로 선정하고 본격적인 발행준비에 돌입했다. 발행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국내 기업이 해외채권을 찍을 때 목표로 삼는 500억엔(약 5000억원)보다 많은 금액을 조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가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한항공도 비슷한 시기 수출입은행의 보증을 받아 300억엔(약 3000원)어치 사무라이본드를 발행할 계획이다. 만기는 3년 수준에서 검토하고 있다. 다이와증권 미쓰비시UFJ증권(MUFJ) 미즈호증권 BNP파리바가 대표주관을 맡고 있다.

한동안 보기 어려웠던 엔화 채권 발행이 올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016년 11월 한화케미칼이 200억엔어치를 찍은 후 국내 기업들은 1년6개월 이상 사무라이본드 시장에서 모습을 감췄다. 그러다 올해 6월부터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현대캐피탈 KT 등 4개 기업이 발행에 나서 총 2420억엔을 조달했다. KT는 한국기업 중 처음으로 한 해 두 차례 이상 사무라이본드를 찍었다.

기업들이 오랜만에 엔화 조달에 나선 것은 달러화 채권금리가 빠르게 상승하는 가운데서도 엔화 채권은 안정적으로 0%대 금리를 유지하고 있어서다. 올초 연 1.9%대였던 미국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13일 연 2.95%까지 올랐다. 미국 기준금리가 거듭 오르는 가운데 미중 무역전쟁, 글로벌 증시 침체 등이 겹친 영향이 컸다. 반면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일본 3년 만기 국채금리는 연 –0.11%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엔화로 조달한 자금을 원화로 바꾸는데 드는 비용부담도 경감되고 있다. 국내 기업이 엔화채권을 찍어 마련한 자금을 원화로 바꾸기 위해서는 엔화를 달러로 교환한 후 이를 다시 원화로 바꾸는 과정이 필요하다. 한동안 엔화를 달러로 바꿀 때 받는 가산금리를 의미하는 달러-엔 베이시스 스와프가 크게 떨어져있었지만 올 들어서부터 이 지표가 반등하고 있다. 2016년 3월 –0.86%까지 주저앉았던 달러-엔 베이시스 스와프(3년물 기준)는 이달 –0.42% 수준까지 올라왔다.

북한을 둘러싼 긴장이 완화된 것도 국내 기업의 사무라이본드 발행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올해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이 잇따라 성사되고 북한의 비핵화가 논의되기 시작하면서 해외 기관들 사이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조금씩 해소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로 한국기업의 지정학적 리스크에 민감한 편인 일본 기관들도 이전보다 한국 우량채권의 안전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지 기관들의 반응도 우호적으로 바뀌면서 엔화 채권의 매력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며 “지금 같은 금리 움직임이 지속된다면 더 많은 기업이 사무라이본드 발행을 추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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