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벌의 의로운 샘(의천) 서의택 평전 출간

입력 2018-11-15 11:29  

지역 인사들 뜻 모아 발간위원회 구성 ‘아름다운 헌정’
19일 오후 5시30분 파크하얏트 호텔서 평전 봉정식 겸 출판기념회 개최



한국 도시계획학계의 ‘큰 산’으로 산수(傘壽·80세)를 넘긴 나이에도 여전히 부산대학교 건설융합학부에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는 서의택 석좌교수(전 부산외국어대학교 총장, 현 동명문화학원 이사장)의 50여 년간 활동상을 담은 평전이 발간됐다.

「서의택 평전 발간위원회(위원장 전호환 부산대 총장)」는 최근 『새벽벌의 의로운 샘(義泉)- 서의택 평전』(부산대 출판부)을 발간하고 오는 19일 오후 5시30분 부산 해운대 파크하얏트 호텔 2층 볼룸에서 봉정식을 겸한 출판기념회를 갖는다고 15일 밝혔다.

위원장인 전호환 총장을 비롯한 지역사회 인사들은 도시계획 분야의 거봉이자 실사구시 현장형 학자·시민운동가로 국가와 지역을 위해 폭넓은 활동을 펼쳐 온 의천 서의택(82) 부산대 석좌교수의 업적을 조명하고자 지난해 말부터 ‘서의택 평전 발간위원회’를 구성, 출판을 준비해 왔다.

이날 행사는 지역의 주요인사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내빈소개와 경과보고, 전호환 총장의 환영사, 평전 봉정, 오거돈 부산시장과 김석준 부산시교육감의 축사, 서의택 석좌교수의 답사 순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280쪽 분량의 ‘서의택 평전’은 부산 토박이인 서의택 석좌교수의 유년기와 가족사는 물론, 1970년대 파리 제8대학에서 도시계획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이야기와 중앙도시계획위원회 등 정부 위원회 활동, 가덕 신공항에 관심을 두게 된 과정, 폭넓은 시민운동까지 쉼 없이 펼쳐진 부산지역 대표 학자의 50여 년 시·공간을 다루고 있다. 평전의 글은 전 국제신문 대기자인 박창희 ‘스토리랩 수작’ 대표가 집필했다.

평전에서도 소개했듯이, 의천 서의택 석좌교수는 그간 맡아 온 직함과 추진 업적만으로도 그가 걸어온 길이 어떠했는지 가늠할 수 있다.


부산 북항 재개발, 김해공항 가덕 이전 추진, 부산상의 경제정책 자문 활동, 대학 총장, 한일해저터널 연구, 한중우호친선활동, 경북도청 이전 신도시 건설, 그리고 중앙도시계획위원장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추진위원장까지 그의 활동은 하나같이 국가적 대사나 지방자치단체의 중책들이었고 어느 것 하나 소홀했다는 말을 듣지 않았다.

도시계획 분야에서 서 석좌교수의 입지는 독보적이다. 전국 도시계획을 확정하는 중요 의결기구인 국토교통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에서 2년 임기 위원 3회 연임, 위원장 2회 연임은 지방대 교수로서는 유례가 없다. 2006년 국무총리와 공동으로 행정중심복합도시(세종시)건설 추진위원장을 맡아 도시계획을 진두지휘한 사실도 특별한 경력이다.

부산대 석좌교수, 동명문화학원 이사장, (사)한일 해저터널 연구회 공동대표, 부산 국제공항 포럼 회장, (재)한중우호친선협회 회장, 김해공항 가덕 이전 시민추진단 공동대표, 안전문화운동 부산협의회 공동위원장 등을 맡고 있다.

발간위원장을 맡아 이번 평전 발간을 주도해온 전 총장은 발간사에서 서의택 석좌교수를 자신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귀인(貴人)’으로 칭하며 학자로서 행동가로서 그의 업적과 인품을 널리 알리고 싶다고 밝히고 있다.

전 총장은 “서의택 석좌교수님의 아름다운 삶과 교훈을 후세에 전해 우리들 인생의 사표로 삼아야겠다는 생각에 뜻 있는 주변 지인들과 평전을 내게 됐다”며 “세상 사람들이 이 분의 인생을 롤모델 삼아 원로의 길을 따른다면, 단언컨대 세상은 살 만해지고 꿈으로 가득찰 것”이라고 말했다.

전 총장은 “학자가 지식을 갖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적용하고 실현해야 한다. 또 소망을 갖는 것만으로도 충분치 않다. 노력하고 성취해야 한다. 아무리 어려운 도전에 닥쳐도 자신감과 긍정의 철학으로, 겸손하고 성실하게 임하면 극복하고 훌륭히 완수해낼 수 있다. 내가 아는 그는 그런 분”이라고 칭송했다.

평전의 주인공인 서의택 석좌교수는 1937년생으로, 부산시 동구 좌천동에서 태어났다. 1962년 부산대 공과대학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약 2년간의 석사과정을 마친 뒤 부산공업대 조교수를 거쳐 1972년 모교인 부산대 교수로 임용됐다.이후 호주 유학을 거쳐 1975년 프랑스 파리 8대학 대학원에서 도시계획학 박사 학위 취득 후 귀국했다. 당시 국내에는 도시계획 분야 박사가 너 댓 명뿐인 시절이었다.

말보다는 행동, 겉치장보다는 실속, 공허한 논리보다는 현실적 실리를 중시한 서 석좌교수는 1991년 부산~거제를 잇는 거가대교 건설을 처음 제안하고, 1992년 가장 먼저 부산 가덕 신공항 건설의 밑그림을 그렸다. 1990년대 삼성차 유치 운동, 북항 재개발 사업, 1990년대 부산시의 인공섬 계획, 한일해저터널 등 그는 늘 지역사회 현안의 중심에 있었다.

1998년 9월~2002년 8월 부산외국어대학교 제4대 총장을 지냈고, 2002년 9월~2006년 8월 다시 제5대 총장을 연임했다. 총장으로 있으면서 부산외국어대의 숙원 사업이던 남산동 이전을 이뤄낸 것은 그의 최대 업적으로 꼽힌다.

중앙도시계획위원장,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 추진위원장, 경상북도 도청 이전 신도시건설 위원장을 역임한 경력에서는 국토균형 발전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통찰력을 보여준다.

정책 참여와 사회활동을 활발하게 펼치면서도 학자·교수의 본업에 충실했던 그는 훌륭한 제자도 다수 길러내, 현재 부산대에만 10명 이상의 제자들이 교수로 재직 중이다. 특유의 인간미와 친화력으로 학계를 넘어 지역 기업인들과의 유대와 교류 활동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평전을 집필한 박창희 스토리랩 수작 대표는 “그가 걸어온 시공간은 한국 현대사의 뜨거운 자취요 생생한 발전사”라며 “개인의 삶의 자취와 기록들이 속절없이 풍화되고 흩어지는 현실에서, 한 시대를 누구보다 뜨겁게 살아온 한 석학의 삶을 땀땀히 기록·정리·평가하는 일은 지역사의 빈 공간을 채우는 작업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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