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10년 유령건물’ 신촌역사 새주인 찾는다

입력 2018-12-18 18:10   수정 2018-12-18 18:11

≪이 기사는 12월18일(04:49)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화여대 상권의 중심축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오랜 법정 다툼과 상권 침체로 경영난을 겪은 신촌역사가 결국 인수합병(M&A)시장에 나왔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촌역사 주식회사는 최근 서울회생법원의 허가를 받아 회계법인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접수했다. 삼일PwC, 삼정KPMG, 딜로이트안진, EY한영 등 대형 회계법인들이 매각주관사 선정을 위해 RFP를 제출했다. 법원은 자체 평가를 거쳐 20~21일께 매각주관사를 선정하면, 매각 공고 및 투자안내서(티저레터)배포 등 본격적인 매각 작업이 진행될 전망이다.

매각은 신촌역사 주식회사의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춰 구주 및 신주를 인수하는 형태로 이뤄질 전망이다. 신촌역사는 낡은 역사를 현대화하고 인근 상권을 활성화한다는 취지로 1986년부터 진행된 민자역사 사업의 하나로 세워진 회사다. 민자역사 사업자는 역사와 결합된 상업시설을 세운 뒤 정부에 기부채납하기 때문에 건물에 대한 소유권이 없다. 대신 철도시설공사에 일정액의 점용료를 내고 해당 시설을 30년간 운영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있다. 2006년 세워져 2036년 점용허가가 만료되는 신촌역사의 경우 앞으로 약 18년간의 사업권을 매각하는 셈이다.

경인선 신촌역 위로 세워진 신촌역사는 지하 2층~지상 6층에 연면적 3만㎡ 규모의 상업시설이다. 과거 1~4층엔 동대문 패션의 대중화를 이끈 종합쇼핑몰 밀리오레 5~6층에는 멀티플렉스 영화관 메가박스가 들어섰지만 현재는 메가박스만이 영업 중이다.

토지 소유권 없이 사업권만을 가지고 있는 민자역사의 구조 때문에 매각 역시 일반 회생기업 인수합병(M&A)과는 다를 수 밖에 없다. 조사위원인 딜로이트안진 회계법인이 법원에 제출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신촌역사의 청산가치는 3억원, 계속기업가치는 마이너스(-)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전층 임대가 정상적으로 이뤄졌다고 가정하면 약 100억원 수준의 계속기업가치를 지닌다는 의견을 내놨다. 신촌역사 관계자는 “현재는 임대 수입으로 철도시설공단에 내는 점용료(17억원)조차 내지 못해 계속기업가치가 -가 될 수 밖에 없다”며 “건실한 인수자를 찾아 정상적인 전층 임대가 이뤄진다면 충분히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라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수합병(M&A)업계에선 신촌역사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현재 신촌역사는 과거 1~4층 임차 계약자인 티알글로벌과 명도소송(건물 또는 토지를 무단 점거하고 있는 자를 상대로 부동산의 인도를 구하는 소송)을 진행 중이다. 경의선 신촌역 열차 배차가 한 시간에 한 대꼴로 없다시피 하다보니 용산역, 서울역, 왕십리역 등 여타 민자역사와 달리 역사가 누릴 수 있는 장점을 누릴 수 없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여기에 더해 1990년대 패션·미용의 중심지였던 이대 상권이 홍대 이태원 등에 밀려 침체를 겪고 있다. 약 10년 간 파행 영업이 이어진 신촌역사의 회생담보채권은 약 58억원, 회생채권은 196억원에 달한다.

결국 신촌역사의 회생을 위해선 △상권회복 △점용료 인하 △법적 분쟁 정리 등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역사 이용객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없고 이대 상권의 프리미엄도 줄어든 만큼 점용료 인하가 이뤄져야 건실한 사업자를 유치할 수 있다”며 “티알글로벌과의 명도소송 등 복잡한 법적 관계 청산도 선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IB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상권 효과를 보기 힘들기에 수익을 내려면 상권의 중심이 될 수 있는 검증된 쇼핑 시설이나 맛집 큐레이션 시설 등 사람을 모으는 시설을 유치해야한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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