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목가슴, 꼭 수술해야 하나요?

입력 2019-01-20 13:13  

오목가슴, 앞가슴이 '오목'하게 들어간 선천성 기형
오목사슴 되면 감기·폐렴 호흡기 질환 자주 발생




오목가슴에 대해 '명의'가 집중 조명했다.

지난 18일 방송된 EBS '명의'에서는 '오목가슴, 꼭 수술해야 하나요?'라는 타이틀로 오목가슴의 원인부터 치료와 수술에 대해 전했다.

오목가슴은 출생아의 300~400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 선천성 흉벽 기형 중 가장 흔한 질병이다. 오목가슴은 말 그대로 앞가슴이 오목하게 들어간 상태를 말한다. 앞으로 튀어나온 형태의 '새가슴'과 반대되는 개념이다. 즉 심장과 폐를 보호해야 하는 흉벽이 가슴 안쪽으로 밀려들어가 있는 형태다.

흉벽 변형의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함몰이 심하지 않은 경우엔 모르고 지낼 수도 있다. 이렇게 오목가슴이 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어린아이가 오목가슴일 경우 감기나 폐렴 등 호흡기질환이 자주 발생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 심장이나 폐를 압박해 발육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최근 일부 연구에서는 운동할 때 쉽게 피로해지거나, 숨이 찰 수 있음이 알려지고 있다. 그런가 하면 나이가 들면서 점점 진행하는 경향도 있다. 가슴의 함몰 기형으로 인해 심장을 누르게 되기도 하고, 성장하면서 폐의 용적이 감소할 수도 있다. 이로 인한 호흡 곤란 및 운동 기능 저하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오목가슴은 어떻게 치료해야 하고, 언제 치료하는 것이 좋을까?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흉벽 기형 수술을 집도했으며 자신의 이름을 딴 수술법을 만들어내 치료를 선도하고 있는 흉부외과 박형주 교수가 '명의'에서 이에 대한 답을 밝혔다.

오목가슴 수술이란?

오목가슴을 해결하기 위해선 아직까진 외과적 수술이 유일한 방법이다. 수술방법으로는 ‘너스 수술’이라고 하는 교정용 특수 금속막대를 이용하여 지렛대 작용으로 함몰된 가슴뼈를 밀어 올리는 것이다. 이 수술은 막대 삽입을 위해 옆구리에 작은 상처만 내고 오목가슴 교정이 가능한 최소 침습 수술법이다. 하지만 몇 가지 문제점이 발생했다. 함몰된 흉벽에 심장이 딱 붙어 있어 교정막대 삽입을 위한 통로를 잘못 찾는다면 심장, 혈관, 폐 손상으로 다량의 출혈이 발생한다. 교정막대가 제대로 들어가 수술을 마쳤다 해도 막대 위치가 움직여 재수술하거나 심장 손상에 큰 위험을 줄 가능성이 있었고, 성인 수술 시 흉벽의 하중을 이기지 못하였다. 그리고 대칭형 오목가슴에만 국한된 수술법이었다.

그래서 박 교수는 너스수술의 문제점을 보완한 ‘Park's Technique’을 개발하게 되었다. 교정막대 삽입을 위한 통로를 안전하게 찾기 위해 흉벽 거상을 위한 크레인 기술 창안했고, 움직이는 막대를 고정하는 방법 또한 고안했다. 또 흉강을 보면서 수술할 수 있도록 오목가슴 전용 흉강경 개발과 세계최초로 비대칭형 오목가슴을 수술하는 방법 등을 발표했다.

언제 수술해야 할까?

15세의 남성 환자. 어릴 적 수술 경험이 있어 오목가슴 교정 수술은 뒤로 미뤄지게 되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성장할수록 가슴은 더 들어가 지금은 정상 흉곽의 1/4 함몰, 비대칭형 가슴이 되었다. 수술 후 지호(가명)의 가슴에는 교정막대 3개가 들어갔다. 유아기 때의 수술 환아들은 경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교정막대 1개를 넣는다.

청소년기에 수술을 받게 되면 신체가 성장한 상태라 골격이 크고 뼈가 단단해 통증도 그만큼 크게 느끼게 된다. 그리고 체격이 커 교정막대가 더 많이 들어가게 되고, 뼈가 무겁기 때문에 더 들어 올리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수술 전후의 합병증이 발생할 가능성이 유아기의 환자들보다 높아지고 회복 기간도 더 걸린다.

기능 뿐 아니라 외형도 중요한 흉벽

15세의 여성 환자. 자신의 가슴이 친구들과는 다르다는 걸 알게 되었다. 가슴에 대한 친구들의 과도한 관심도 없었고, 숨이 차서 힘든 기능적 어려움도 크게 없었다. 하지만 남들과 다른 가슴은 자꾸만 자신을 움츠러들게 했다. 남들과 다른 특별함이 싫었고, 평범하지 않은 그 부분을 평범하게 만들고 싶었다.

1년 동안의 시간 동안 오목가슴에 대해 조사하고, 고민 끝에 오목가슴을 치료하고 싶어 엄마에게 먼저 병원에 가보자며 운을 띄었다.

수술 결정은 빨랐다. 본인의 확고한 결정이 있어 엄마는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성장이 아직 되지 않은 어린아이들보다 청소년기나 성인들의 경우 통증이 더 심하다. 지윤(가명)이는 수술 후 처음 느껴보는 강한 통증이 너무 힘이 들지만 복구된 가슴을 보니 미소가 지어진다.

수술 해야 할까, 말아야 할까?

4세의 남성 환아. 친구들과 뛰어놀기를 좋아하지만, 숨이 차 자주 주저앉는다. 그런 모습이 안쓰러운 엄마, 아빠는 병원을 찾았다. 엄마는 병원에 오기 전 수술을 반대했다. 기흉 혹은 재함몰 같은 수술의 실패 사례들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빠는 수술에 찬성이다. 혹여 성장 후에 ‘왜 어릴 때 수술 안 해줬어?’라는 원망을 들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다.

진료 결과 도윤이는 심장과 폐가 많이 눌리고 있는 상태. 엄마는 수술 없이 컸으면 하는 바람이지만 아이가 제대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수술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으로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 날이 다가오자 아빠는 걱정이 앞선다. 지금이라도 수술을 하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된다.

어린 도윤이는 수술을 잘 이겨내었고, 교정막대는 1개가 들어갔다. 교정 기간은 약 2년이며 함몰됐던 가슴이 둥글게 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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