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미중 무역 휴전, 미 경제 발목잡는 이유

입력 2019-01-29 07:24   수정 2019-01-29 07:51

오는 30일 발표될 예정이던 미국의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발표가 연기됐습니다.
미 상무부가 셧다운 여파로 GDP와 31일 예정됐던 12월 개인소비지출(PCE) 등 일부 지표 발표를 늦추겠다고 28일 발표한 겁니다.

월스트리트에선 ‘오히려 다행’이라는 반응입니다.
이날 캐터필러 엔비디아 등이 4분기 어닝 쇼크를 발표하거나 예고하면서 '어닝 리세션'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4분기 GDP 발표로 인한 쇼크 가능성은 미뤄졌다는 겁니다.
미국의 4분기 GDP 성장률에 대한 예상은 당초 3.0%까지 예상되다가 최근 2.5~2.8%로 내려왔습니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의 GDP나우는 2.7%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월가 일부에선 이보다도 낮게 나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이렇게 추정하는 근거는 작년 12월 초 '미중 무역전쟁 휴전' 탓입니다.
작년 12월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아르헨티나에서 무역전쟁 '90일 휴전'에 전격 합의했습니다. 오는 3월1일까지 협상을 하고 그 기간중에는 추가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 뉴스의 파장은 컸습니다. 중국에서 상품을 수입하던 미국 기업들은 일제히 수입 주문을 늦췄습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1일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10%를 25%로 높이겠다고 예고했었습니다. 이에 따라 미국 기업들은 지난 4분기에 12월31일까지 통관을 시키겠다며 내년 판매 물량까지 감안해 주문을 대거 늘렸었지요.
이에 따라 롱비치항 등 미국의 주요 항만은 작년 하반기 넘치는 물동량에 미어졌습니다.

실제 지난 3분기 미국의 GDP는 3.4%나 성장했는데 여기엔 기업 재고 증가가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3.4% 중 무려 2.33%포인트가 재고 증가 덕분에 발생한 겁니다. 3분기는 7월 500억달러 규모 상품에 대한 관세가 발효되는 등 양국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던 시기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관세율 인상이 연기되자, 미국 기업들은 12월부터 재고 쌓기를 중단하고 관망세로 들어갔습니다.
이는 4분기 GDP에 잡히는 기업들의 투자가 줄었다는 뜻입니다. 이런 요인 때문에 4분기 GDP가 예상보다 더 떨어졌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게다가 미 연방정부 셧다운도 12월 말에 시작됐습니다.

실제 중국의 12월 대미 수출액은 감소했구요.
증가하던 미국의 운송업(트럭) 수요도 12월에 줄었습니다.
중국의 4분기 GDP 증가율도 3분기(6.5%)보다 낮아졌지요.

게다가 이미 쌓아놓은 중국산 제품 재고가 많은 상황입니다.
월가에선 높은 재고 수준은 향후 생산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1분기 GDP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 월가는 미국과 중국 양국이 오는 3월1일에 타협에 이르지 못해도 당장 관세 부과 등 다시 무역전쟁을 재개하기보다는 추가 협상에 드러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국 기업들이 1분기에도 재고를 마구 쌓아놓아야하는 이유는 별로 없는 셈입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협박 탓에 미리 땡겨서 수입한 물량이 이제 미국 경제를 더 느리게 만들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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