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타다 고발로 '패러다임 시프트' 가로막는 택시업계

입력 2019-02-19 12:43  

"밥그릇 싸움으로 혁신 막으면 결과는 공멸"



택시업계가 승차공유 서비스 '타다'에 전쟁을 선포했다. 카카오 카풀에 이어 타다마저 쫓아내겠다는 심산이란 비판이 나온다.

차순선 서울개인택시조합 전 이사장과 전·현직 간부들은 최근 타다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을 위반했다며 '타다'를 운영중인 VCNC의 박재욱 대표와 VCNC의 모회사 쏘카의 이재웅 대표를 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합법적 서비스라고 수 차례 확인한 타다가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주장을 들고 나온 것이다.

택시업계가 타다를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밥그릇을 위협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택시의 경쟁자 격인 승차공유 서비스가 늘어나면 손님이 줄어 영업난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가 핵심.

개인택시 매매업체 택시랜드에 따르면 2017년 1억원에 육박했던 서울 개인택시 면허 가격이 지난해 10월 8650만원으로 떨어졌다. 그나마도 택시업계의 거센 반대로 '풀러스'가 규제에 막혀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카카오 모빌리티의 유료호출 서비스 도입이 무산되는 등 승차공유 서비스들의 발목이 잡힌 게 이정도였다.

문제는 자신들의 밥그릇을 위해 '패러다임 시프트'로 이어지는 승차공유 서비스 보급을 가로막은 것이다. 승차공유 서비스는 장기적으로 자율주행차 도입 등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공유경제 혁신모델이다.

기존에는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면 차량을 놀리는 시간이 더 길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승차공유 서비스가 파고든 대목이다. 차량 이용의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또한 굳이 차량을 구입하지 않아도 돼 종국엔 소유자 개념이 사라지고 교통체증, 주차공간 문제 등도 해소될 수 있다.

타다와 같은 승차공유 서비스는 운전자와 탑승자도 분리시킨다.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 이용하면서도 직접 운전하지는 않는다. '소유자=운전자'였던 기존 제도와 인프라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운전자를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주행으로 대체하기도 수월해진다. 자가용 시대에서 승차공유 시대, 이어 자율주행차 시대로 전환되는 패러다임 시프트인 셈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는 2022년경 고속도로에서 운전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되는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차 보급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 기술적 문제와 별개로 자율주행차를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은 아직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세종 스마트시티 도시계획에서 자율주행차와 공유차량만 다니는 구간을 설정했으나 반대에 막혀 초기 구상의 8분의 1 규모로 축소된 게 대표적이다.


해외 변화는 빠르다. 미국에서는 구글 웨이모가 운전자 개입을 필요로 하지 않는 레벨4 수준 자율주행택시 웨이모 원이 상업 운영되고 있다. 운전자가 아예 필요 없는 레벨5 수준 트렉터 시제품도 등장했다. 한국의 혁신은 이미 뒤처지고 있다.

이번 택시업계의 타다 고발은 가뜩이나 느린 한국의 혁신 속도를 더 늦춰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혁신과 변화가 늦어질수록 해외와 격차가 벌어져 시장 주도권을 빼앗긴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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