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등의 반란] 비디비치, '쁘띠 샤넬' 평가 이유가…명품 품질에 가격은 절반

입력 2019-03-23 07:00   수정 2019-07-03 13:37

현지 소비자 철저히 분석한 맞춤 공략 주효
고급 제품 선호하는 중국 밀레니엄 세대 영향 커
중국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 꾸준히 증가…흥행 돌풍 지속할 듯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사업이 중국에서의 성공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중국인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한국 럭셔리 화장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신세계의 중국 현지 소비자 맞춤 전략도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2012년 인수한 프리미엄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는 2017년 매출이 229억원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250억원의 매출을 기록, 전년 대비 446% 증가하면서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올해는 이 달 3일까지 누적 매출 504억원을 달성하며 두 달만에 지난해 상반기 매출액을 넘어섰다. 회사 내부적으로는 올해 누적 매출을 2000억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하나금융투자를 비롯한 증권가에서도 올해 매출액을 2370억원 가량으로 상향 조정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의 화장품 사업 성공은 비디비치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론칭한 '연작'도 면세점에 입점한 지 한 달 만에 1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며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 중국인 성향 철저히 분석한 '비디비치'
비디비치의 성공을 이끈 일등 공신은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폼'과 메이크업 베이스인 '스킨 일루미네이션'이다. 두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비디비치는 중국에서 '쁘띠 샤넬'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페이스 클리어 퍼펙트 클렌징폼은 중국인들의 피부 타입과 성향, 선호하는 효능을 철저히 분석해 출시한 제품으로 지난해에만 230만개 팔렸다. 품질은 해외 럭셔리 브랜드 수준으로 올리고 가격은 럭셔리 브랜드 절반 수준으로 책정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스킨 일루미네이션은 2017년 13만개가 판매되는데 그쳤지만 중국에서 '여신광채 베이스'라는 애칭을 얻은 이후 2018년 판매량이 110만개까지 증가했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플랫폼 '샤오홍슈'에서는 스킨 일루미네이션이 전 세계 베이스 제품 중 인기 순위 5위로 검색되고 있으며 대표적인 중국 쇼핑몰 티몰과 타오바오의 판매량에서도 최상위권에 오를 만큼 반응이 폭발적이다.

두 제품 외에도 아이 타이트닝젤, 유브이 에센스베일, 퍼펙트 브이핏 쿠션의 판매량도 크게 증가했다. 이 제품들의 판매량은 올해 1월 1일부터 3월 3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506%, 230%, 173% 증가했다.

◆ '연작' 구매하려고 중국인 수 백명 줄서기도

지난해 10월 론칭한 자체 럭셔리 브랜드 연작은 한방을 원료로 한 고기능성 제품으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강남점, 센텀시티점과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 매장을 열었다.

면세점 매장을 오픈한 첫달인 2월 매출이 9억8000만원을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끈 연작의 성공에는 럭셔리 한방 화장품에 대한 중국 소비자들의 호기심이 큰 몫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에서 신세계가 만든 한방 화장품이라는 입소문이 나기 시작한 것이 대박의 시발점이었다.

실제로 연작이 면세점에 매장을 오픈한 2월 초 샤오홍슈에서는 연작의 브랜드 팔로워 수가 전달 대비 1000% 가량 뛰었다. 지난달 20일에는 신세계면세점 연작 매장에 제품을 사기 위해 수백 명의 중국인들이 긴 줄을 서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연작 매장에서 중국 소비자들에게 반응이 가장 좋은 제품들은 '전초 컨센트레이트'를 포함한 '전초 라인'과 '마더앤베이비 라인'이다. 연작의 마더앤베이비 라인은 중국 밀레니엄 세대의 소비 트렌드와 맞아떨어지며 연작의 주력 제품으로 급부상했다.

이 같은 상황에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연작을 통해 백화점과 면세점 매장 확대, 해외 진출 등 2020년까지 브랜드 매출을 1000억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중국 여성들은 왜 비디비치와 연작에 열광할까

올해 초 중국 SNS인 웨이보에서는 비디비치 웨이보지수가 전년대비 120배 이상 폭증했다. 웨이보지수는 포스팅 뷰와 '좋아요' 수, 공유, 검색량 등을 웨이보만의 계산방식으로 산출하는 지수로 현재 화제가 되는 이슈와 트렌드를 한눈에 보여준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비디비치와 연작의 성공이 고급 제품을 선호하는 중국 밀레니엄 세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밀레니엄 세대가 부모가 되면서 고품질의 산전, 산후 케어 제품을 찾는 경향이 짙어졌고 중국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한국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이란 설명이다.

코트라(KOTRA)에 따르면 중국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은 매년 10%씩 성장하고 있다. 2011년 421억 위안(한화 7조1069억원)에 불과했던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은 지난해 1002억 위안(16조9148억원)으로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7년 만에 138% 성장한 것이다. 또한 시장조사기관인 유로모니터는 2020년 중국의 프리미엄 화장품 시장이 1314억 위안(한화 22조1803억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변화로 업계에선 비디비치와 연작의 흥행 돌풍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허제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비디비치를 대체할 경쟁 브랜드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수요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두 브랜드는 현재까지 중국 온라인몰에만 입점한 상태지만 오프라인 매장 출점도 검토 중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중국에서 럭셔리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왕홍과 중국 화장품 회사들의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건양대학교 글로벌의료뷰티학과 학과장인 이주연 교수는 "중국 여성들의 미(美)에 대한 기준이 한국이기 때문에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에서 만든 화장품들이 그동안 큰 인기를 끌었다"며 "다른 화장품에 대한 호기심이 생겨날 때쯤 비디비치가 중국을 공략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디비치가 처음 나왔을 당시 제품은 뛰어났지만 타깃층이 애매했다"며 "대기업의 마케팅과 세련된 유통망이 결합돼 시너지가 났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영상=조상현 한경닷컴 기자 doytt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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