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 퀸'으로 우뚝 선 고진영…K골프 '쌍두마차'로 거듭나다

입력 2019-04-08 18:05  

'LPGA 시즌 첫 메이저' ANA인스퍼레이션 우승




[ 조희찬 기자 ] “LPGA 무대에서 언니들과 함께 경기하며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습니다.”

5년 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데뷔를 앞두고 무서울 것 없던 ‘신인’ 고진영(24)이 던진 당찬 포부였다. 그리고 그는 지난해 자신의 ‘최종 목적지’인 LPGA투어로 진출하더니 8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미션 힐스CC(파72)에서 열린 시즌 첫 메이저대회 ANA인스퍼레이션(총상금 30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우승하며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미완의 대기에서 ‘메이저 퀸’으로

고진영은 데뷔할 때부터 스포트라이트 속에 살았지만 주인공은 아니었다. 데뷔 전부터 백규정, 김민선과 함께 전국 대회를 휩쓸어 ‘1995년생 트로이카’로 불렸던 그의 역할은 조연에 가까웠다. 그는 데뷔해인 2014년 1승과 함께 상금 4억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LPGA투어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미국으로 건너간 백규정의 승승장구에는 밀렸다.

고진영은 이듬해 3승을 거뒀다. 대세로 뜨는가 싶더니, 이번엔 전인지(25)에게 1인자 자리를 내줘야 했다. 전인지는 당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누렸다.

2016년에는 그토록 원하던 대상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그러나 주인공은 20개 대회에서 7승을 쓸어 담은 ‘남달라’ 박성현(26)의 몫이었다.

고진영은 그의 곁을 빼곡하게 채운 강자들 때문에 자신에 대한 채찍질을 멈추지 않았다. 만족스러운 스윙이 나올 때까지 고치고 또 고쳤다. 2017년 KEB하나은행챔피언십 우승으로 미국 진출을 확정하고 지난해 신인상을 탄 뒤에도 스윙 교정과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곤 귀국을 미룬 채 미국에 3주 더 남아 훈련을 이어갔다. 왼 다리에 완벽한 축을 만들어 고정한 뒤 빠른 회전으로 공을 강타하는 ‘컴퓨터 스윙’과 ‘볼 스트라이킹’ 능력은 이렇게 얻어졌다.

고진영, 박성현과 함께 투톱으로

자신이 만족하는 ‘행복한 골프’를 추구하는 그의 비상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다. 지난해 그는 데뷔전인 ISPS 호주여자오픈에서 67년 만에 루키의 데뷔전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잠재력을 입증했다. 1년여의 우승 공백은 올 시즌 빼어난 성적으로 돌아왔다. 지난달 뱅크 오브 호프 파운더스컵에서 통산 3승째를 거둔 데 이어 이번에 생애 첫 메이저 대회 트로피까지 수집하며 ‘호수의 여왕’으로 거듭난 것이다. 올해 6개 대회에서 우승 2회와 준우승 2회, 3위 1회 등을 기록한 압도적인 성적이다.

고진영은 이날 우승으로 우승상금 45만달러(약 5억1000만원)를 벌어 올해 LPGA투어 선수 중 가장 먼저 상금 100만달러(100만2273달러)를 돌파했다. 8일자(현지시간)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박성현을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이란 관측(미국 골프다이제스트)도 나온다.

고진영의 우승으로 ‘K골프’는 1998년 박세리(맥도날드 LPGA 챔피언십·US여자오픈)를 시작으로 LPGA투어 메이저 대회 30승 고지를 밟았다. 한국 선수들은 올해 열린 8개 대회에서 5승을 쓸어 담았다.

고진영은 “이 대회에서 우승해 너무 행복한 기억이 될 것”이라며 “많은 한국 선수들이 이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냈고 그들 덕분에 내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던 것 같다. 매우 영광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2004년 박지은, 2008년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에 이어 고진영과 함께 이 대회 세 번째 우승을 합작한 베테랑 캐디 데이비드 브루커(잉글랜드)에 대해서도 “캐디가 2타 차로 이기고 있다고 말해줘 안심됐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미향(26)이 7언더파 281타로 2위를 차지했다. 김인경(31)은 5언더파 283타 공동 4위를 기록했다. 이정은(23)과 김효주(24)는 4언더파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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