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소리 가득한 '2019 한경닷컴 신춘음악회', 음악으로 하나된 전율의 장

입력 2019-04-18 22:18   수정 2019-04-30 16:00

'2019 한경닷컴 신춘음악회' 18일 개최
첼리스트 주연선 협연·테너 구자동 '감동의 무대'
전 세대 아우른 전율의 장




생기 넘치는 관현악의 선율이 4월의 봄밤을 부드럽게 감쌌다. 무대 위, 약 1시간 30분에 걸쳐 펼쳐진 오케스트라의 향연은 경쾌하고 힘차게 봄의 기운을 일깨웠다.

18일 저녁 서울 연세대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에서 '2019 한경닷컴 신춘음악회'가 성황리에 열렸다. 홍석원 지휘자가 이끄는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는 '로마의 사육제 서곡'을 시작으로 첼리스트 주연선과의 협연, 그리고 드림 플레이어 구자동 테너의 무대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공연은 베를리오즈 '로마의 사육제 서곡'으로 막을 열었다. 아름다운 선율을 뽐내는 해당 곡은 오페라 '벤베누토 첼리니'의 제2막 서곡으로 오페라는 실패작으로 끝났지만 서곡만큼은 '로마의 사육제'라는 이름으로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생기발랄한 리듬과 빼어난 관현악법의 구사로 화려함이 인상적인 춤곡은 단숨에 강한 몰입감을 선사했다.


이어 서울시향에서 8년여를 첼로 수석으로 활약한 첼리스트 주연선이 빨간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랐다. 한경필하모닉과 주연선의 협연 무대에서는 우아한 첼로의 흐름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었다. 차이코프스키 '로코코 주제에 의한 변주곡 Op.33'으로 한경필하모닉과 호흡한 주연선은 섬세하면서도 열정적인 연주로 클래식의 생생한 감동을 전했다. 청명한 플루트의 소리와 무게감 있는 첼로의 울림이 환상적인 조화를 이뤘다.

드림 플레이어 테너 구자동의 무대는 단연 인상 깊었다. 학창시절부터 클래식에 빠져 은행 법무팀에 종사하는 현재까지도 성악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는 그는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와 완벽한 하모니를 이뤄내며 큰 울림을 선사했다.


구자동 테너는 봄기운이 완연한 한국 가곡 임긍수의 '강 건너 봄이 오듯'을 힘 있게 불렀다.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간절한 마음이 녹아든 아름다운 선율이 한경필하모닉의 젊고 활기찬 분위기와 한 데 어우러졌다. 구자동 테너의 묵직한 가창 또한 관객들의 가슴을 울렸다.

아마추어를 뛰어넘는 풍부한 성량과 매력 있는 음색의 그는 도니제티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중 '내 조상의 무덤이여'까지 선보이며 감동의 노래로 봄밤의 정취를 한껏 살렸다.

이후 한경필하모닉은 슈만 '교향곡 제1번 B♭장조 Op.38 '봄'을 연주하며 만물이 소생하는 봄의 활기찬 기운을 마치 한 편의 수채화처럼 그려냈다. 점점 빨라지는 템포를 바탕으로 농후해지는 봄의 기운을 표현한 제1악장에서 느린 속도의 아름다운 정열을 담은 제2악장으로 이어지며 웅장하면서도 섬세한 감정의 변주가 무대 위에 피어올랐다.

이어 익살스러운 스케르초로 밝은 기분이 넘쳐흐르는 제3악장과 제1악장과 같은 명랑함이 느껴지는 제4악장까지 절정으로 치달으며 빛과 기쁨, 그리고 꿈과 환상에 가득 찬 봄의 기운이 극대화됐다. 모든 관현악 악기가 한 데 어우러진 피날레로 연주가 끝나자 숨죽이던 객석에선 일제히 박수갈채와 환호성이 쏟아졌다.


끊이지 않고 터져 나오는 박수와 호응에 한경필하모닉은 많은 이들에게 친숙한 '카르멘 서곡'으로 앙코르 무대를 선보이며 마지막까지 밝고 긍정적인 기운을 전했다.

음악회를 찾은 한 50대 관객은 공연이 끝난 후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그리고 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이라 기분까지 좋았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30대 부부 관객 역시 "어렵고 지루하다고만 느꼈던 클래식이 이렇게 흥겨울 수도 있다는 게 신기했다. 꽃 나들이를 가는 것만큼이나 행복한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 공연을 통해 봄을 맞이한 느낌이다"라며 만족감을 표했다.

특히 이날 공연장에서는 10대, 20대의 젊은 관객층도 눈에 띄었다. 한 20대 대학생 관객은 "매번 접하는 문화생활이 한정돼 있는데 이번 공연으로 굉장히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봄의 분위기가 물씬 나는 연주에 마음까지 가볍고 산뜻해졌다"라고 전했다.


아름다운 색의 꽃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푸르른 나뭇잎이 깨어나는 봄. '2019 한경닷컴 신춘음악회'는 에너지 넘치는 계절의 소리로 전 세대가 부담 없이 클래식에 가까워질 수 있는 전율의 장이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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