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그'도 못 피한 중국 규제…더 '얌전한' 게임 내놓은 텐센트

입력 2019-05-09 17:46   수정 2019-05-09 17:48



(선한결 국제부 기자) 세계 최대 게임업체인 중국 텐센트가 인기 총싸움 게임 ‘배틀그라운드(배그)’의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대신 인터페이스가 비슷한 새 게임을 내놨는데요. 기존 배그 모바일보다 훨씬 “정치적으로 얌전하다”는 것이 외신들의 평가입니다.

9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텐센트는 지난 8일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중국 내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공지를 냈습니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은 텐센트와 한국 기업 펍지가 공동 개발했습니다. 중국에선 ‘절지구생: 자극전장(?地求生: 刺激??)’이란 이름으로 출시했는데요. 출시 전 사전예약에서만 이용자 7500만 명가량이 몰려 화제가 됐습니다. 차이나르네상스의 연구원에 따르면 중국에서 배그 모바일은 최근까지 하루 이용자가 7000만 명에 달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인기가 많은 게임을 텐센트가 서비스 종료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중국 정부로부터 게임 영업 서비스권인 판호를 1년 넘게 받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중국에선 판호를 받지 못한 게임은 시범 형식으로만 서비스를 할 수 있고, 유료 아이템 등을 팔아 수익을 낼 수도 없습니다. 텐센트가 1년 이상 매일 수천만명을 대상으로 게임을 운영했지만 돈을 벌 수 없었다는 겁니다.

중국 배그 모바일이 판호를 받지 못한 이유는 여럿입니다. 일단 중국은 작년 3~12월 온라인 게임에 대한 모든 상업적 승인 절차를 중단했습니다. 비디오게임의 중독성과 폭력성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올 초부터는 중소기업을 위주로 허가를 내줬다고 합니다. 중국 당국은 지난달엔 폭력성이 짙은 게임은 판호를 내주지 않겠다는 규정도 발표했습니다. 게임에서 피를 표현하면 안 되도록 하고, 피를 초록색 등 다른 색깔로 변형해 표현하는 것도 허용하지 않기로 했죠. 이 여파로 작년 4분기 텐센트의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32%나 추락했습니다.

외신은 한국과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마찰도 배그 모바일 판호 승인이 나지 않은 이유로 분석했습니다. 한국 기업과 함께 만든 게임이다보니 당국이 쉽게 상업적 영업 허가를 주기 힘들었다는건데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익명의 애널리스트를 인용해 “배그 모바일이 중국에서 승인을 받지 못한 이유는 한국 IP(지식재산권) 관련 정치적 이유가 작용한 결과일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텐센트는 대신 ‘화평정영(和平精英)’이라는 새 게임을 내놨습니다. 이 게임은 당국으로부터 정식 판호를 받았다는데요. 외신 여럿에 따르면 인터페이스와 기능 등이 기존 배그 모바일과 매우 비슷하다고 합니다. 기존 배그 모바일 이용자가 데이터를 그대로 이전할 수도 있습니다. 레벨 달성치와 기존 아이템 등을 유지할 수 있다고 하네요.

이쯤되면 이름과 그래픽 정도만 바꿨을 뿐 기존 배그 모바일과 거의 같은 게임인 것 같은데요. 몇 가지 차이점이 있습니다. 텐센트는 새 게임에 중국 정부의 입맛에 맞는 장치를 적용했습니다. 게임 이름부터 “평화를 위한 정예군”이란 뜻을 담고 있습니다. 텐센트 측은 화평정영이 “대(對)테러를 다뤄 ‘평화를 위한 게임’”이라고 밝혔습니다. 공식 홈페이지 게임 소개 첫 줄엔 “우리나라(중국)의 푸른 하늘의 영공을 지키는 전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라고 적혀있고요. 캐런 챈 제퍼리스 연구원은 FT와의 인터뷰에서 “대테러 군사훈련을 배경으로 인민해방군을 치켜세워주는 게임”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새 게임으로 인한 올해 수익은 약 136억 달러(약 1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텐센트는 최근 시각장애인을 위한 게임을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중국 정부가 온라인 게임이 아이들의 시력에 미치는 영향이 걱정된다고 언급한 지 1년이 채 안 된 시점에 나온 게임입니다. 외신은 텐센트가 중국 당국의 호의를 얻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텐센트가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영업을 위해 또 어떤 조치를 내놓을지 궁금해집니다. (끝) / always@hankyung.com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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