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3000만원 고졸 생산직 '구인난'…코딩 개발자 채용도 '하늘의 별따기'

입력 2019-05-29 17:37   수정 2019-05-30 10:26

코스닥기업, 채용 어려움 토로

생산직은 인력난
SW·신사업 인재 가뭄



[ 공태윤 기자 ]
‘코미코, 생산직 신입사원 정규직 모집’ ‘디알젬, 신입·경력사원 채용’ ‘LIS, 코딩 경력자 상시 채용’.

각 기업 채용홈페이지와 구인구직 사이트에 올라온 채용 공고들이다. 이들 기업은 채용 공고를 올려도 직원을 구할 수 없어 연중 채용 중이다. 김진옥 코미코 인사파트너는 “잘 알려지지 않은 기업 간(B2B) 거래 기업이어서인지 지원자가 적다”며 “생산직은 큰 하자만 없으면 면접만 보고 뽑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고 채용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난 28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KB굿잡취업박람회’가 열렸다. 코스닥 상장 기업의 채용상담관은 찾는 사람이 적어 썰렁했다. 하지만 이번 박람회에 참가한 기업들의 면면을 보면 놀랄 정도다. 코미코는 국내 최초의 반도체 장비 세정 서비스 기업으로 미국 중국 대만 싱가포르에 해외사무소를 두고 있다. 디알젬은 국내 유일의 엑스선 촬영장치 부품회사다. LIS는 산업용 레이저 기기에서 세계 1위 업체다. 박람회에 참가한 코스닥기업 인사담당자들을 만나 채용 애로사항을 들어봤다.


기숙사·식사 무료 제공해도 …

기업 인사담당자들은 “생산직 구인난이 심각하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4년제 대졸 고학력자가 늘면서 고졸 이상 지원 가능한 생산직은 일할 사람이 없어 구인난을 겪고 있다는 설명이다. 코미코는 생산직을 수시채용한다. 고졸 생산직 신입사원의 첫해 연봉은 3000만원 수준. 지난해 300명의 생산직을 뽑아 정부로부터 일자리 창출 기업, 청년친화 강소기업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주 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야근을 없애자 수당이 줄어든 생산직 근로자들이 야근을 할 수 있는 회사로 옮기는 바람에 지금은 지난해 신규 채용자의 절반만 남았다. 김 파트너는 “기숙사와 하루 세끼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해도 안 오려 한다”고 하소연했다.

반도체와 2차전지 등 재료기업인 솔브레인도 생산직원 뽑기가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전체 직원 1200여 명 가운데 80%가 생산직이지만 이직이 잦아 이 회사 역시 연중 채용한다. 2교대 근무인 생산직 입사자의 첫해 연봉은 3300만원에 육박한다.

인지도 낮고 지방이라는 이유로 …

소프트웨어(SW) 개발과 신사업 분야의 인력난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연간 매출이 2000억원을 웃도는 LIS는 코딩 개발자 채용에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회사 이승기 팀장은 “20대 개발자들은 게임산업 등으로 몰려가고, 30~40대 경력자는 중국에서 연봉 서너 배를 제시해 데려간다”며 “SW를 개발해야 하는데 코딩할 사람이 없다”고 했다.

복강경 수술 로봇의 국산화를 이룬 미래컴퍼니도 관련 분야 인력 충원에 애를 먹고 있다. 손현우 미래컴퍼니 HR팀 선임은 “신사업 분야에 진출했지만 인력이 부족해 연관 분야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B2B 기업이라는 점과 지방에 본사를 두고 있는 점을 인력 확보가 힘든 요인으로 꼽았다.

국내 금속성형기술 분야 선두주자인 심팩도 ‘B2B 기업 핸디캡’ 탓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본사가 경기 안성에 있는 코미코는 최근 신입 공채의 타깃을 지방 우수 인재로 바꿨다. 김 파트너는 “서울 소재 대학 출신들은 거리가 멀다는 이유로 지원을 많이 하지 않고, 입사해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이직해 채용 전략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평균 연령 낮고 복지 혜택 높아

이들 코스닥기업의 직원 처우와 복지 수준은 대기업 뺨칠 정도로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미코는 임직원 평균 연령이 31세로 젊은 기업이다. 해외 주재원으로 나갈 기회도 많다. 중국 직원 150명 가운데 13%(20명)가 본사에서 나간 주재원이다. 기숙사는 물론 하루 세끼 식사를 무료로 제공한다.

LIS는 대기업들이 하는 남성 육아휴직을 시행 중이며, ‘강요 없는 회식’ 문화를 지향하고 있다. 솔브레인은 사원 4년차부터는 모두를 매니저라고 부르면서 수평적 조직문화를 형성하고 있다.

미래컴퍼니는 신입·경력 입사자에게 첫해 ‘웰컴 휴가’ 4일을 추가로 준다. 결혼기념일 휴가를 제도화하고, 가족의 병원비까지 회사가 부담한다. 매월 수요미식회를 열어 직원들이 전국 각지 맛집을 경험할 기회도 제공한다. 김 파트너는 “지방 기숙사에 머물면 돈 쓸 일이 없어 금방 결혼자금을 모을 수 있다”며 “대기업만 바라보지 말고 다양한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중견기업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고 제안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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