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규 고려대구로병원장 "중증환자 비율 57%로 국내 최대…환자가 인정하는 병원 만들 것"

입력 2019-06-18 16:29   수정 2019-06-19 15:03

국내 유일 중증외상 전문의 육성

다발성 중증외상환자 치료
전용 수술실 등 전문팀 운영

심야 응급환자도 적절한 치료



[ 이지현 기자 ]
“고려대구로병원은 의사에게 인정받는 병원입니다. 의사가 아플 때는 물론 자신이 보는 환자에게 문제가 생기면 주저 없이 환자를 맡길 수 있는 곳이죠. 그 덕에 환자 56~57%가 중증질환자로, 국내에서 중증환자 비율이 가장 높습니다.”

한승규 고려대구로병원장(사진)은 “고려대구로병원 하면 누구나 국내에서 중증환자 케어를 가장 잘하는 병원이라고 떠올릴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 현장에서 환자를 보는 의사들은 고려대구로병원이 중증환자 치료를 잘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아직 환자들은 잘 모른다”며 “고려대 의대 100년이 되는 2028년에는 누구나 이를 인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문·중증환자 비율, 국내에서 가장 높아

대형 대학병원(상급종합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정한 전문·중증환자 비율이 35%를 넘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 심사 기간이 되면 일부 대학병원은 이 비율을 인위적으로 맞추기 위해 꼼수를 쓰기도 한다. 하지만 고려대구로병원은 평소에도 이 비율이 50%를 훌쩍 넘는다. 그만큼 중증환자가 많이 찾는다는 의미다. 한 원장은 “동네의원이나 동네병원 의사들이 중증 환자가 생겼을 때 환자 의뢰를 많이 한다는 의미”라며 “중증 환자를 보기 위한 시스템도 잘 갖춰졌다”고 했다.

고려대구로병원은 국내 중증외상 전문의를 키우는 하나뿐인 기관이다. 보건복지부는 2014년 고려대구로병원을 외상전문의 집중 육성 병원으로 선정했다.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외상골절, 골수염 분야 세계적 명의인 오종건 정형외과 교수가 중증외상전문의 수련센터장을 맡고 있다. 대한외상중환자외과학회장을 맡은 김남렬 외과 교수는 지도전문의다. 여러 과목 전문의가 팀이 돼 외상 환자를 치료하는 다학제 시스템을 구축했다. 교통사고 등으로 여러 신체기관이 손상된 다발성 중증외상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외상전문의로 구성된 외상팀이 24시간 대기한다. 중증외상환자 전용 중환자병상과 외상 전용 수술실 등도 갖췄다.

권역응급센터 치료 수준도 높다. 서울에 있는 의료기관 중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은 곳은 고려대구로병원뿐이다. 76병상 규모의 중환자실은 외과계, 내과계, 응급중환자실, 신생아중환자실 등 네 파트로 운영된다. 중환자실 전담 전문의, 진료과별 담당의, 간호사, 약사, 영양사로 구성된 다학제팀이 매주 세 번 다학제 회진을 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환자 상태를 함께 평가하고 약물 투여, 영양 지원, 입·퇴실 등을 결정한다. 한 원장은 “응급실은 물론 수술실, 중환자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잘된다”며 “밤 늦은 시간에 응급 환자가 와도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곳”이라고 했다.

RRT 출동으로 코드블루 줄여

병원 안에서 생기는 심정지 환자를 줄이기 위해 응급대응팀(RRT)도 꾸렸다. 병원에서 종종 들을 수 있는 코드블루는 환자 심장이 멈춰 심폐소생술이 필요하다는 응급신호다. 대개 이렇게 심정지를 겪은 환자가 병원 밖으로 걸어 나갈 확률은 10% 미만이다. 심정지 후 바로 심폐소생술을 받아도 이 비율은 20%로 낮다. 하지만 심장이 멈추기 8시간 전 50%의 환자에게서 이상징후가 나타난다. RRT는 이를 파악해 생존율을 높인다.

고려대구로병원은 환자를 보는 의료진이 이상 징후를 파악해 RRT를 호출하는 콜링시스템과 RRT에 소속된 전문간호사가 입원 환자 차트를 모니터링하다가 위험 신호가 있으면 환자에게 가는 모니터링 시스템을 모두 가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병원 내 코드블루를 크게 줄였다. 한 원장은 “이전에는 1년에 한 번 정도는 담당 환자 중 코드블루 사인이 떠 환자를 보기 위해 달려갔다”며 “RRT 도입 후에는 이런 환자가 거의 없다”고 했다.

2014년 문을 연 암병원을 통해 암환자 치료시스템도 강화하고 있다. 진단부터 치료까지 2주 안에 끝내는 원스톱 진료시스템을 구축했다. 최신 수술용 로봇인 다빈치Xi를 도입해 직장, 전립선, 유방, 갑상샘 등 다양한 암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다학제 진료팀도 운영한다. 올해 4월에는 고위험 산모·신생아 통합치료센터로도 지정됐다. 고려대구로병원과 함께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고려대안암병원 등 서울에 네 곳뿐이다.

고려대구로병원의 고위험 산모 비율은 전국 평균의 두 배를 넘는다. 한 원장은 “고위험 산모나 신생아 치료는 난도가 높지만 수익이 크지 않은 분야라 병원들이 나서지 않는다”며 “지역 내 고위험 산모와 신생아를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운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중증 환자를 치료하지만 환자당 수익은 낮은 병원으로 꼽힌다. 불필요한 검사 등을 하지 않고 정확하게 진단해 필요한 치료만 한다는 의미다. 한 원장은 “중증환자는 사소한 처치나 판단이 달라도 치명적 결과가 생길 위험이 있기 때문에 환자 안전과 치료를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실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고려대구로병원은 1057병상 규모다. 입원 병실은 많지만 여유 공간은 다소 부족하다. 그는 “주차장 부지에 건물을 세워 8300평 정도를 확보할 것”이라며 “공간을 늘리더라도 입원 병상은 더 늘리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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