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유행어 '동학개미운동' 만든 회계사 "공부한 동학개미들, 이번엔 이긴다"

입력 2020-04-13 11:47   수정 2020-06-16 13:59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3월 국내 주식시장에서 11조4900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국내 주식시장 개장 이래 최고 기록이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2조852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3월 주식시장은 ‘외국인 대 개인’의 전쟁터였다. 4월 증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현상을 반영한 ‘동학개미운동’이 증권가에서 올해 최고의 유행어로 떠올랐다. 주식을 순매수하며 시장을 떠받치고 있는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을 1894년 ‘녹두장군’ 전봉준이 일으킨 반봉건·반외세 운동인 동학농민운동에 빗댄 표현이다.

동학개미운동이라는 말은 지난달 초 유튜브 채널 ‘소소하게크게’에서 처음으로 언급됐다. 공인회계사 A씨가 운영하는 이 채널은 주식과 회계 등 투자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6일 ‘동학개미운동! 10조 매수, 개인투자자들의 혁명, 이번엔 다르다’는 제목의 영상을 제작해 올렸다. 3월 초 개인들이 주식을 사들이자 A씨가 “개인들이 반란을 일으켰다”며 “동학농민운동에 빗댈 만한 일”이라고 평가한 것이 시작이었다. 이어 백과사전에 ‘동학개미운동’이 올라간 것처럼 패러디한 사진을 제작했다.

이후 동학개미운동이란 표현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 A씨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패러디한 건데 이 정도로 널리 퍼질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증권사 리포트에 동학개미운동이 등장한 것은 지난달 27일. 하나금융투자는 ‘개미가 이긴다’라는 제목의 리포트를 썼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동학개미운동이라 불리는 개인투자자의 기념비적 국내 증시 매수세가 갖는 의미를 생각할 때”라며 “외국인의 탈출 행렬에 대항하는 시장 완충 기제로 개인이 급부상했다”고 평가했다.

동학개미운동을 둘러싼 시장의 평가는 엇갈린다. 실제 역사에서 동학농민운동이 실패로 돌아간 것처럼 이번에도 수익을 내기 힘들 것이란 전망과 ‘이번엔 다르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개인 매수세가 몰린 뒤 코스피지수가 1800대까지 회복해 지금까지는 ‘개미들’에게 유리한 상황이다. A씨는 “동학농민운동은 실패했지만 이번엔 공부한 개인투자자들이 우량주를 장기 보유하는 건전한 투자를 하고 있는 만큼 동학개미운동은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이 매수하고 외국인이 매도한다고 주식시장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며 “개인투자자의 주식 투자 열풍이 주가 하락 위험을 낮춰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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