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은행 API 공개로 국내 '오픈뱅킹' 탄생

입력 2020-09-22 17:15   수정 2020-09-23 01:10

손병환 농협은행장은 디지털금융부장 시절이던 2015년 국내 금융회사 중 최초로 오픈API 서비스를 내놓기로 했다. 오픈API란 누구든 프로그램 개발에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개한 프로그래밍 명령어 묶음(소스코드)이다.

은행의 오픈API를 활용하면 핀테크 앱의 기능을 대부분 구현할 수 있다. 농협은행 ‘디벨로퍼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은행 금융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서비스, 은행계좌 기반 간편결제 서비스, 개인 간(P2P) 금융에 필요한 서비스, 지로공과금 납부 등의 서비스를 구현하는 프로그래밍 코드를 내려받을 수 있다. 5년여간 농협은행 오픈API를 기반으로 63개 기업의 핀테크 서비스가 나왔고, 이들 서비스를 활용해 5조원 이상이 거래됐다.

손 행장은 “당시 금융 API를 공개(오픈)하겠다고 하니,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지 않겠나’ ‘밥줄 끊는 일’ 등의 반발이 나왔다”고 했다. 설득에는 적지 않은 시일이 걸렸다. 그는 “금융과 정보기술(IT)이 결합하면서 다양해진 소비자 요구에 맞추려면 기존 은행 서비스로는 한계가 있다”며 “농협도 구글, 애플, 알리바바처럼 국내 핀테크업계의 퍼스트무버가 될 수 있다”고 밀어붙였다. 이승건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대표에게 2015년 말 은행 망을 처음 연결해준 것도 손 행장이었다.

오픈API 플랫폼이 되고자 한 농협은행의 계획은 다소 방향성이 달라졌다. 2015년 2월까지 농협금융 회장을 지낸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은 농협은행 오픈API망을 눈여겨봤다. 2016년 금융권 공동 핀테크 오픈 플랫폼 구축방안을 발표하며 판을 키웠다. 농협은행 오픈API를 딴 정부 주도의 오픈API가 만들어졌다.

다른 은행들도 속속 자체 오픈API를 시작했다. 정부 오픈API망은 은행 공동 API망 추진 사업을 거쳐 핀테크, 은행 앱에서 여러 금융사 계좌를 한 번에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는 오픈뱅킹으로 진화했다. 농협은행의 오픈API가 국내 오픈뱅킹의 탄생을 이끈 셈이다.

농협은행은 자체 오픈API를 통한 거래액을 2023년까지 20조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농협은행 디지털전략부는 개발자 전용 페이지를 강화하고, 공개할 API를 늘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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