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힘 실어준 미 증시…샌디스크와 백악관 '팩트시트', 그리고 인플레 [마켓무버의 국장 힌트]

신인규 기자

입력 2026-08-14 07:42  

한국에 힘 실어준 미 증시…샌디스크와 백악관 '팩트시트', 그리고 인플레 [마켓무버의 국장 힌트]



미 증시 살펴보며 한국 증시 투자아이디어까지 찾는 마켓 무버입니다.

간밤 뉴욕증시 3대지수 상승 마감했습니다. S&P 500은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어제 소비자물가지수에 이어 생산자물가지수, PPI도 미 증시 투자자들의 마음에 드는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전월 대비 상승률은 0%로 시장의 예상치(0.2%)보다 낮았지요.

PPI 데이터가 나온 뒤 시카고 연방기금금리 시장 선물 보면 10월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확률이 이제 과반을 넘어섰습니다. 그러니까 미국이 중간선거 전까지 기준금리를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장의 심리가 우세해진 겁니다.

오늘은 채권시장도 생산자물가지수에 반응했습니다. 기준금리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 수익률이 5bp 하락한 것을 비롯해 10년물과 30년물, 장기채 금리도 각각 4.3bp, 2.8bp 하락했습니다.

US뱅크 자산운용의 빌 메르츠 자본시장 리서치 책임은 "현재 인플레이션 상황은 여전히 실적 주도형 시장을 흔들 만큼 심각하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신중하던 투자자들이 점점 증시 강세장을 염두에 두기 시작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증시에 우호적인 거시환경에 더해 개별 기업들로부터 나온 소식들이 시장을 움직였습니다. 특히 샌디스크가 개최한 '투자자의 날'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샌디스크가 이날 내놓은 내용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파격적인 장기 목표였는데요. 고객사와 맺은 장기 계약을 바탕으로 회계연도 2028년부터 2030년까지 매출 성장률은 10% 중후반, 매출총이익률은 80%, 영업이익률은 약 75%, 조정 잉여 현금 흐름의 마진은 50%를 유지하는 모델을 제시했습니다.

이 숫자는 전형적인 경기 순환형 산업인 메모리 업계에서 나올 수 있는 숫자가 아닙니다. 샌디스크의 전망이 맞다면, AI를 등에 업은 메모리 산업은 반짝 좋았다 수요가 안 맞아 불황을 타고, 감산 등을 통해 호황을 기다려야 하는 구조를 벗어나고 있다는 뜻이 됩니다. 이 회사는 신규 비즈니스 모델(NBM) 계약을 통해 고객사들과 평균 약 4년 수준의 제품 공급을 안정적으로 하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에버코어ISI와 같은 기관에선 샌디스크가 "이번 계약을 통해 최저 가격으로도 매우 매력적인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죠.

최저 가격 기준으로도 높은 마진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춘 만큼 이렇게 벌어들인 잉여 현금의 100%를, 즉 투자하고 남는 돈은 모두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샌디스크는 고대역폭 플래시메모리, HBF를 성장의 무기로 갖고 있는 기업입니다. GPU 바로 밑에 낸드플래시를 쌓아 붙이는 기술인데, 우리 기업들이 잘 만다는 고대역폭메모리 HBM에 비해 상대적으로 싼 가격에 메모리 병목 현상을 줄일 수 있는 해결책으로 꼽힙니다.

HBF가 HBM을 대체한다기보다는, HBM과 함께 배치해 AI 확산 속도를 더 빠르게 할 수 있는 솔루션으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샌디스크와 HBF 표준화 작업에 나서기로 했고요.

그러니까 샌디스크의 계획이 성공을 거둔다면, 메모리반도체 시장과 AI 시장 자체가 예상보다 더 빠르게 확장될 수 있다는 뜻이 될 겁니다. 간밤 샌디스크의 주가는 13.67% 상승했고, SK하이닉스 ADR은 7.29% 올랐습니다.

AI 투자자들이 또 하나 주목해볼 만한 소식은 파이낸셜타임즈에서 나왔습니다. 앤트로픽의 투자자들이 이 회사의 상장 시점인 오는 10월이 되면 기업 가치가 2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본다는 소식입니다.

근거는 급성장하는 매출입니다. 올해 연 매출 규모 추정치를 1천억 달러에서 1,200억 달러로 본다는 것이죠. 지난해 대비 10배 이상 매출이 늘었다고 본다는 뜻입니다. 이들의 낙관적 전망에 대해 앤트로픽은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AI가 주도하는 강세장이 또 한번 시작되는 걸까요. 또다시 시장은 '탐욕 모드'로 진입해 있습니다. CNN 공포와 탐욕지수는 66까지 상승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장 마감 후 발표된 백악관 팩트시트도 주목됩니다.

백악관 팩트시트에는 미군 수상전투함과 보급·수송함에 대해 '미국 조선소에 실질적이고 지속적인 투자를 하고, 미국인 인력을 양성하는 외국 기업에 대해, 모기업 조선소에서 최대 2척의 선박을 일시적으로 건조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마스가(미국의 조선업 부흥)'를 함께 외치며 미국 현지 인프라 투자와 공급망 협력을 해왔던 한국 조선사들에겐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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