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여행 수요가 일본과 중국으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한때 가성비 여행지로 인기를 끌었던 동남아시아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고유가에 따른 항공료 부담과 항공편 감소, 현지 치안 우려 등이 겹치면서 동남아 여행객은 줄어든 반면, 일본과 중국을 찾는 여행객은 두 자릿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10일 국토교통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제선 여객은 6천843만5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천231만5천명)보다 9.8% 증가했다. 국제선 운항 편수도 38만4천700편으로 6.6% 늘었다.
지역별로는 일본 노선 여객이 2천131만명으로 20.3% 증가했고 중국 노선은 1천361만5천명으로 23.0% 늘었다.
일본과 중국 노선의 여객 증가분은 모두 614만1천명으로 전체 국제선 여객 증가분 612만명과 비슷한 규모다. 두 노선 여객은 전체의 51.0%를 차지했다.
반면 국제선 여객 규모 3위인 베트남 노선은 662만6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감소했다. 필리핀은 250만1천명으로 13.7%, 태국은 234만3천명으로 13.0% 각각 줄었다.
특히 여름 성수기에도 동남아 여행 수요는 회복되지 못했다. 상반기 누적 감소율이 베트남 -3.6%, 필리핀 -9.7%, 태국 -9.5%였던 점을 고려하면 7∼8월을 지나면서 감소 폭이 더욱 확대된 셈이다.
여행사들의 패키지 상품 판매 실적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났다.
한국경제신문에 따르면 모두투어의 지난 9월 동남아 패키지 송출객은 1만2천238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40.4% 급감했다. 같은 기간 중국은 20.5% 증가했고, 일본은 2.1% 감소하는 데 그쳤다.
하나투어 역시 3분기 기획상품 실적에서 일본과 중국이 각각 12% 증가한 반면 동남아와 장거리 지역은 감소했다고 밝혔다.
앞으로의 예약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교원투어의 4분기 출발 예약 가운데 동남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11.9%로 지난해 같은 기간(36.3%)보다 24.4%포인트 축소됐다.
동남아 여행 수요가 위축된 주요 원인으로는 일본·중국의 가격 경쟁력 강화가 꼽힌다.
일본은 항공 노선 확대와 함께 엔화 약세가 여행 수요를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 역시 무비자 입국 효과와 지방공항 출발 노선 확대로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다.
항공사들도 수익성과 탑승률을 고려해 일본과 중국 노선 중심으로 공급을 재편하고 있다. 실제 올해 1∼8월 운항 편수는 베트남이 6.6%, 태국이 9.3%, 필리핀이 17.5% 각각 감소했다.
다만 여행업계는 동남아 여행 수요 위축이 앞으로도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태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은 다양한 숙박시설과 휴양·관광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여전히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이에 여행사들은 겨울철 성수기를 반등의 기회로 보고 있다. 추위를 피해 따뜻한 지역으로 떠나려는 여행객을 겨냥해 다낭과 나트랑(냐짱), 푸꾸옥 등 인기 휴양지 상품을 확대하고, 홈쇼핑과 각종 프로모션을 통한 모객에도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hankyungtv.com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