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성윤모 "규제샌드박스에 공무원 닥달할 '정책권고' 추가"

입력 2019-02-26 08:01   수정 2019-02-26 10:24

[일문일답] 성윤모 "규제샌드박스에 공무원 닥달할 '정책권고' 추가"
"원격의료·카풀은 규제 아닌 이해충돌 문제로 별도 논의 필요"
"한전 적자 보전용 전기료 인상 없다…신한울 3·4호기는 불필요"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김동현 기자 =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규제 샌드박스에 그간 공무원들의 소극적, 보수적 업무관행으로 미뤄졌던 사안을 대상으로 나중에 문제가 되더라도 책임면제가 가능한 '정책권고' 제도를 추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 장관은 2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각종 법령의 해석과 운영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는 도화선이 될 것"이라며 "그동안 모호한 법령이나 법·제도의 공백이 있는 분야에서 공무원들의 업무관행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는 기업이 새로운 제품과 기술을 신속히 출시할 수 있도록 불합리한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하는 제도로, 제품·서비스를 시험·검증하는 동안 제한된 구역에서 규제를 면제하는 '실증특례'와 일시적으로 시장 출시를 허용하는 '임시허가'로 구분된다.
성 장관은 "규제 샌드박스 신청 내용 중에는 현재 규정으로도 가능한데 담당 공무원이 전례가 없다는 이유 등으로 여태까지 하지 않아 못한 사례가 상당수 있었다"며 "이런 경우에는 임시허가나 실증특례가 아니라 현재 규정을 적극 해석하면 사업을 할 수 있다는 정책권고를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를 들며 국유재산은 신재생에너지법에 따라 신재생에너지시설을 설치하도록 허가할 수 있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된 적이 없다"며 "특정 사업자에 허가를 내주면 '돈 먹었나' 생각할 수도 있어 지금까지 사례가 없고 담당자들의 저항이 굉장히 많았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에 따라 법령을 운영하는 공무원들의 적극 행정을 유도하기 위해 해당 공무원에 대해 면책제도를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임 이후 기업 현장을 꾸준히 방문한 성 장관은 이날도 대웅제약[069620] 오송공장에서 제약업계 의견을 청취했으며 적극적인 규제 개선 등을 통해 기업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다음은 성 장관과의 일문일답.

-- 원격의료나 카풀처럼 사회적으로 찬반 논란이 있는 과제도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사업 추진이 가능한가.
▲ 원격의료와 같이 사회적 논란이 있는 과제들도 규제 샌드박스 신청요건에 해당이 된다면 신청할 수 있다. 다만, 원격의료·카풀 등의 경우는 규제의 문제라기보다는 첨예한 이해충돌에 따른 사회적 논의가 필요한 과제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별도의 논의기구에서 입장차를 좁혀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 장관도 수소차 이용하나.

▲ 세종시에서는 전기차를 타고 서울에서는 수소차를 탄다. 미래의 친환경차 시장은 전기차와 수소차가 공존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기차는 1회 완전 충전 시 주행거리가 400km를 넘는 수준으로 출퇴근과 같은 근거리 도심 주행에 유리하고, 수소차는 5분 충전(승용)으로 600km 이상 운행이 가능해 장거리 운행을 하는 대형 승용차, 트럭, 버스 등 상용차에 유리하다.
-- 한국전력[015760]의 영업적자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게 아닌가.
▲ 2018년 한전의 실적 악화는 국제 연료가격 상승, 원전 안전점검 강화 등 일시적인 비용증가에 따른 것으로 이번 적자 보전을 위한 전기요금 인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
-- 전기요금 개편 방향은.
▲ 산업용 전기요금은 심야에 전력을 많이 쓰던 기업은 부담이 늘고 낮에 많이 쓰던 기업들은 부담이 줄 것이다. 사업자 분포를 보면 대게 중소기업은 조업시간이나 전력 사용을 통제할 능력이 없어 낮에 주로 쓰고 심야에는 큰 기업이 많았다.
주택용 누진제는 현재 민관 TF에서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TF 의견이 나오는 대로 정부 방침을 결정하겠다.
-- 원자력업계가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을 주장하고 있다.
▲ 전력수급 상황, 에너지전환의 세계적 추세, 산업생태계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신한울 3·4 건설 계획 취소를 변경할 필요성 없다. 2024년까지 5기의 신규원전이 건설될 예정이며 제8차 전력수급계획상 신규원전 6기를 이미 제외했는데도 2030년 예비율은 22%로 충분하다. 신한울 3·4 추가는 잉여설비를 양산해 불필요하다.
-- 아랍에미리트(UAE)가 발주하는 바라카 원전 장기정비사업(LTMA) 수주 전망은.
▲ UAE 장기정비사업(LTMA)은 현재 막판 입찰절차가 진행 중이라 아직 그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한수원, 한전KPS[051600]가 UAE측과의 긴밀한 실무협상을 통해 최상의 기술, 가격을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르면 3월께 최종 계약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이는데 좋은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 사우디 신규 원전건설사업에 한국이 선정될 가능성은.
▲ 사우디 원전 사업은 세계 원전 강국들이 모두 참여하고 있어 우리의 본입찰 참여국 포함 여부나 최종 수주 가능성을 전망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사우디는 올해 3월경 본입찰에 참여할 2∼3개국을 선정한다는 계획이나, 다소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한국의 원전 경쟁력에 대한 외국 평가가 좋다. UAE 사례만 봐도 한국처럼 정해진 기간에 계획된 예산으로 원전을 짓는 게 굉장한 능력이다. 특히 UAE 원전은 높은 기온과 모래 등을 이유로 설계도면만 8천100여회 변경했는데 이는 한국 국내에 원전을 짓는 것의 3, 4배나 된다.

-- 미세먼지의 원인인 석탄발전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 노후 석탄발전의 봄철 가동중지, 환경설비 개선 등을 통해 석탄발전 미세먼지가 최근 3년간 25% 이상 줄어들었다. 올해 수립 예정인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충남권 등 석탄발전단지를 중심으로 기존 석탄발전을 LNG 등 친환경 연료로 추가 전환할 계획이다. 다만, 구체적인 석탄발전량 감축 규모는 전력수급,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산업계 부담 등 국민경제적 영향을 고려해 확정할 예정이다.
-- 김용균씨 사고가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키웠다.
▲ 이제 산업정책도 양에서 질로 전환해야 한다. 기업도 돈이 남으면 설비를 더 사기보다 안전에 투자해야 한다. 김용균씨가 그런 화두를 던졌다. 공기업이 먼저 바꾸고 민간기업도 따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기업들도 어려워하지만, 방향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 경상정비도 연료·환경설비 운전처럼 발전사 직고용으로 전환하나.
▲ 정규직화와 안전은 다른 이슈다. 경상정비도 연료·환경설비처럼 협의체를 구성해 이 문제를 논의해보기로 했다. 그것과 별개로 안전 기준은 확실히 지켜나갈 것이다. 정규직이냐 비정규직이냐를 떠나서 안전에 먼저 초점을 두겠다.
-- 대북협력사업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 현재 통일부를 중심으로 대북제재가 풀릴 때를 대비해 각 부처가 참여하는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산업부는 개성공단이 재가동되면 3통(통행·통신·통관) 문제부터 시작해 전력 인프라, 자원협력, 산업협력 등에 대한 대안을 준비하고 있다.
bluekey@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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