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텔링이 답이다] ⑤공백기도 걱정 NO ! 나만의 에피소드 만들기

입력 2020-08-05 17:11  


기업에 나를 보여주는 가장 확실한 방법, 스토리텔링

⑤공백기도 NO 걱정! 나만의 에피소드 만들기









영화 열정같은 소리하고 있네’ 캡처.

[한경 잡앤조이=박진영 아나스타 아카데미 대표] “졸업한 지 2년이 지났네요. 그동안 뭐 했어요?”

실제 면접장에서 듣게 된다면 등에 식은 땀이 삐질삐질 흐르는 공포의 질문. 학점을 거의 다 채웠는데도 우리가 굳이 졸업을 하지 않고 미루는 이유이기도 하다. 나는 분명 매시 매초를 열심히 살았는데, 그 시간은 취직을 못 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공백기’라는 오명을 쓰게 된다. 이런 치열한 세상에 열심히 살지 않고 놀기만 한 죄인이 되는 기분은 또 어떤가. 

다만 어딘가에 취업을 하고 일을 시작하지 못했을 뿐인데 이력서 상에 쓸 수 없는 ‘취업 준비’는 그저 ‘노는 시간’으로 취급받게 된다. 세월은 흐르고 대학교 졸업은 했는데 아직 취업에 성공하지 못한 이들은 공백기가 주는 압박감으로 마음이 조급해진다. 뽑아주면 진짜 잘 할 수 있는데, 세상이 다 내 마음 같기만 하면 참 좋으련만 야속하게도 취업은 꼭 졸업 순은 아니다 보니 흐르는 세월에 공백기가 길어져만 가는 취업 장수생들은 애가 탄다.

하지만 조금만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보면 그 공백기는 다시 말하면 취업 전에 최대한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마지막 자유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력서를 채울 수 있는 훌륭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렇게 귀한 시간을 전부 토익 공부에만 쏟아붓거나 자격증 취득을 위해서만 사용하는 건 너무 아깝다. 

“취업 준비만 하지는 마세요.” 면접 대비를 위해 만나는 많은 취업 준비생들에게 꼭 일러주는 말이다. 취업 준비를 소홀히 하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스펙 그 이상의 차별화를 위해서라도 다양한 경험을 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취업준비생이 돈이 어디 있어서 경험을 하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돈이 있다면 더 신나는 경험을 비용을 지불하고 살 수도 있겠지만, 꼭 돈이 있어야만 경험을 하는 건 아니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의 연장선상에 있는 봉사활동을 한다든지, 독서모임에 참여하거나 아니면 직접 모임을 만들어 주도하는 것도 좋다. 전국에 있는 산을 하나씩 정복하는 마음으로 등산 도장 깨기를 하는 것도 의미가 있고, 체력을 키우거나 기분전환을 위해 국토대장정 같은 걸 해보는 것 역시 가진 건 체력밖에 없는 그 나이대 청춘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나 역시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아나운서가 되겠다고 호기롭게 나선 후, 2년 반 동안 아무 곳에도 취직을 하지 못했다. 완전한 백수였다. 첫 1년 동안은 오로지 준비만을 했다. 정말 치열하게 살았다고 자부한다. 하루 9시간 동안 스터디 6개를 돌았고, 밤늦게까지 라디오를 들어가며 아나운서 멘트를 받아 적고 따라 하고, 눈물 없이 봐줄 수 없는 세월이었다. 하지만 이력서에는 이런 것들이 적히지 않는다. 그야말로 완전한 공백.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장애인 복지관에 다짜고짜 찾아갔다. 그리고 일주일에 3시간 동안 시각장애인에게 책을 읽어주는 낭독 봉사를 시작했다. 꼬박 8개월 동안 왕복 3시간을 지하철로 다니며 책 세 권을 완독했다. 아나운서로서 아무런 경력도 없던 나에게 한 줄 이력이 생겼다. 목소리로 선한 영향력을 주고 싶다는 지원 동기에도 부합하는 일이었다. 이걸로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는 외국인 이주노동자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왕복 4시간 거리를 주말마다 다녔다. 한국어 말하기 대회 사회를 보기도 했다. 공백기에 취업준비 말고 다른 걸 하면 또 좋은 점은, 면접에서 할 말이 생긴다는 것이다. 봉사활동이었기 때문에 댓가는 없었지만, 역시나 말로 세상을 밝게 만들겠다는 나의 주장에 근거가 되어주는 경험이었다. 아직 아나운서로 불리기 전, 아나운서처럼 낭독을 하고 아나운서처럼 진행을 하면서 내가 왜 이 길을 걷고자 했는지 더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그리고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꼭 아나운서로 취업에 성공하겠다는 결심 역시 더욱 확고해지는 계기였다.

부모님에게 한 소리 들을 수는 있다. 옆집 민수는 굴지의 대기업에 들어가서 매일 양복 입고 출근하는데, 너는 아직도 정신 못 차리고 어딜 그렇게 놀러 다니냐는 오해 섞인 불호령이 떨어지는 건 각자 감수할 일이다. 하지만 준비만을 위한 준비를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 돈이 안 되더라도 내 인생의 스토리를 만들 수 있는 활동을 하는 것이 훨씬 시간을 잘 쓰는 것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할 수 있다. 다채로운 경험을 하고 생각이 확장된 사람은 매력적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늘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도 이의가 있을 리 없다. 내 인생의 측면에서도 면접을 보는 취준생 입장에서도, 에피소드 만드는 건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다.

입사 전 고통과 고뇌의 시간을 보낸 이들은 그 시간을 갖기 전에 비해 아주 단단해진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맷집은 살아가면서 마주하는 많은 고난에 좋은 방패막이 되어주기도 한다. 머지않아 회사에 취직을 하게 되고 일을 시작하게 되면,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은 현저하게 줄어든다. 주머니는 조금 넉넉해질지언정, 늘 시간과 체력이 부족할 것이다.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 한다고, 일에 치여 사는 직장인들은 취업 준비생 시절의 시간을 그리워하기도 한다. 약올리려는 게 아니다. 남의 이야기도 아니다. 곧 취직을 앞둔 여러분도 머지 않아 회사에서 야근을 하며 공감하게 될 것이다. 졸업과 취업 사이, 애매한 시간을 나름대로 멋지게 썼다고 해서 야근의 고통이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억울하지는 않을 게 아닌가. 

동트기 전이 가장 어두운 법이라고 했다. 취업이 잘 안 풀려서 막막할 수 있겠지만 당장 다음 달, 혹은 다음 주에 무슨 일이 생길지 어떻게 알겠는가. 내 자리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면 어떻게든 된다. 소위 말하는 ‘존버’가 승리한다는 것도 틀린 말이 아니다. 곧 바빠질 당신, 남은 시간 최선을 다해 의미 있게 즐겁게 보내자!



박진영 아나스타 아나운서 아카데미 대표 (anastarmc@naver.com)

아카데미 수강생들에게 ‘돗자리 깔라’는 소리를 들을 만큼 면접 예상문제 적중률이 높다. 개개인에게 맞춤형으로 정답에 가까운 면접 답변을 만들어낸다. 2014년부터 서울경제TV, 머니투데이방송 등 여러 채널에서 경제방송을 진행했다. 카메라테스트 전패의 역사를 딛고 방송국 메인 앵커를 거쳐 아나운서 아카데미 대표가 된 케이스로 타고난 재능보다는 노력파라고 자부한다. 맨땅에 헤딩하며 방황하던 시절을 다른 준비생들은 겪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진심으로 아나운서를 양성하고 있다. 주로 하는 일은 준비생들의 멘탈 관리, 자존감 높여주기. 주로 하는 말은 ‘나도 했는데, 당연히 너는 더 잘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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