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섹스·마약…탐욕에 눈 먼 월가의 사기꾼

입력 2014-01-08 20:38   수정 2014-01-09 04:10

새 영화 - '더 울프 오브 …'


[ 유재혁 기자 ] “고객들이 대관람차에서 내리지 못하도록 뺑뺑이를 계속 돌려라. 그 사이 고객들의 돈은 내 호주머니로 옮겨온다.”

이 말은 월가의 증권회사 스트래튼 오크몬트의 창업자인 조던 벨포드(리어나도 디캐프리오)와 임직원들을 움직이는 추동력이 된다. 그들은 ‘투자자 보호’라는 증권맨의 윤리를 팽개친 지 오래다.

1987년 블랙먼데이(주가 대폭락) 사태로 대형 증권사에서 쫓겨난 조던은 뉴욕 롱아일랜드 변두리 차고에 페니 주식(장외시장에서 주로 거래되는 저가의 투기적인 주식)을 거래하는 오크몬트를 창업해 뛰어난 영업력으로 몸집을 불려 나간다. 그는 유창한 언변으로 고객들이 페니 주식을 사도록 설득하고, 우량기업 기업공개(IPO)에서 차명주식으로 거부가 된다. 넘치는 돈을 술과 마약, 여자에 퍼붓는다. 대저택과 호화 요트, 스포츠카 등 사치와 방종으로 치닫는다. 급기야 스위스 은행을 통해 불법자금을 세탁하고, 미연방수사국(FBI)은 그를 주가 조작과 불법 돈세탁 혐의로 기소한다.

거장 마틴 스코세지 감독과 할리우드 스타 디캐프리오가 다섯 번째로 의기투합한 ‘더 울프 오브 더 월스트리트’(9일 개봉)는 월가 실존 인물의 영욕을 화려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시각으로 그려낸다.

조던이 직원들에게 비전을 제시하는 장면은 마치 록스타가 무대에 올라 관객을 흥분시키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직원들은 열광한다. 그들은 수단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려는 ‘황금의 노예들’이다.

이야기의 중요한 모티프인 섹스 장면도 독특한 앵글로 선보이다. 가령 여자의 엉덩이 곡선으로 화면 절반을 채운 장면 등은 주류 영화에서 보기 어렵다. 문제는 조던이 언제나 자신만 만족하는 섹스를 하는 데 있다. 술과 마약에 찌든 그의 육체가 아내의 건강한 육체를 만족시키기 어렵다. 섹스를 요구하는 조던에게 나오미는 꾹 참았던 불만을 폭발시킨다. “좋아 제대로 한번 해봐.” 관객들은 웃음을 ‘쿡’ 터뜨리고 만다. 남편의 돈을 보고 결혼한 속물인 나오미는 조던의 몰락이 현실로 다가오자 이혼을 요구한다.

스코세지 감독은 조던의 삶에 부러움의 눈길을 담아냈다. 조던의 매수 시도를 물리치고 그를 감옥에 보내는 FBI 수사관은 조던을 부각하는 장치다. 조던은 감옥에서도 테니스를 치는 반면, 수사관은 지하철에 초라하게 앉아 어디론가 간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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