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0 '재탕' 대책] 기금·LH에 떠넘긴 국토부

신용훈 기자

입력 2014-10-30 17:10  

<앵커> 정부가 서민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내놨습니다.
정부 발표안의 세부내용과 시장 영향에 대해서 살펴봅니다.
신용훈 기자, 이번 대책에서 눈여겨 볼만한 내용이 있다면 어떤 게 있을까요?

<기자> 가장 눈의 띄는 것은 월세자금 대출 부분입니다.
내년 한시적으로 시행이 되는데 당장은 돈이 없지만 나중에 소득발생이 예상되는 취업준비생 이라든지 기초생활수급자한테 연 2%의 금리로, 매월 30만원씩 2년간 월세자금을 대출해준다는 겁니다.
대출 상환도 3년차부터 매년 20~30%씩 갚아나가는 구조라서 부담도 상당히 적은 그런 제도인데요.
기존에 전세자금 저리 대출 방안에서 한 걸음 더 나가서 이제는 월세입자 들도 지원 받게 된 셈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대출 문턱이 상당히 높다는 점인데요.
월세대출을 받으려면, 부모의 소득이 연 3천만원 이하에, 부모와 따로 사는 35세 이하 졸업생이어야 하고, 졸업을 한 지 3년이 안지나야 합니다.
조건이 하나도 아니고 세가지 조건을 모두 만족해야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또, 기초생활수급자의 경우는 근로소득이 최저생계비의 60% 이상인 가구로 제한이 돼 있습니다.
정작 월세 대출이 필요한 사람들은 기존에 가족들하고 전셋집에 살다가 전세보증금 못 올려 줘서 월세로 밀려나는 사람들 이거든요.
그런 사람들 중에 정부가 내민 기준을 만족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앵커> 월세대출은 담보라든지 일정수준의 채권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대출 회수를 못하는 경우도 발생할 텐데 여기에 따른 문제점은 없을까요?

<기자> 주택 구입자금 대출이나 전세대출과 다르게 마땅한 담보가 없어서 부실 대출로 이어질 공산이 큰데요.
때문에 정부는 이번에 500억원 한도 내에서 시범적으로 월세대출을 해주고, 시범사업의 문제점을 본 뒤에 월세대출을 확대할지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대출 회수가 어렵다고 판단되면 월세대출 그만 하겠다는 겁니다.
게다가 주택기금에서 대출 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기금운용에도 부담을 떠넘기는 격이 될 수도 있는데요.
때문에 정부 생각대로 대책이 결실을 맺지도 못하고 유야무야 되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도 높습니다.
전문가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
"지원할 수 있는 주택기금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혜택이 돌아가는 대상이 사회취약 계층 등 일부에 그칠 수 있습니다.
또 지원성격이 부채를 담보로 하고 있어서 실질적인 주거비 완화로 작용할 수 있을지 다소 의문입니다.
도심에 거주하고 가족을 구성하고 있는 월세거주 세입자들이 느끼는 주거비 부담을 근본적으로 줄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앵커> 보증부 월세가구, 반전세죠.
이 반전세에 대한 지원책은 어떤게 있나요?

<기자> 전세가구와 비교해서 상대적으로 혜택이 좀 덜한 반전세 가구에 대해서 금리 인하 혜택을 주게됩니다.
반전세 보증금 대출이 적을수록 금리를 낮춰서 부담을 줄이게 되는데요
예를 들면 보증금 대출을 4천만원 이상을 받으면 2%이자가 붙는데, 2천만원 이하만 받으면 이자를 1%로 줄여주는 겁니다.
여기에 소득이 낮고, 보증금이 적을수록 대출금리를 낮추는 방안도 추진되는데요.
소득이 4천~5천만원인 가구가 대출 받을 때는 3%가 넘는 이자가 적용되지만, 보증금이 2천만원 이하면 2.7~2.9% 이자만 내면 됩니다.

<앵커> 금리를 낮춰준다는 취지는 좋지만, 근본적으로 전월셋값을 안정 시키기보다 전월셋값 올랐으니 대출 받아서 메워라는 식밖에 되지 않을 것 같네요

<기자> 시장의 우려도 바로 그겁니다.
근본적으로 임대주택을 많이 늘려서 공급과 수요의 법칙에 따라 월세를 안정 시키는게 아니라 당장 월세가 부담되면 싼 이자로 대출 받으라는 겁니다.
물론 주거비 부담을 줄여준다는 취지에는 공감을 하지만 이게 서민 주거문제를 해결해주진 못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인터뷰>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팀장
"저금리 주택기금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부분이 당장은 비용부담 완화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주택기금의 활용 면에서도 검토가 더 필요하고 결과적으로 가계부채가 계속해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좀 더 근본적인 임대주택 공급정책이나 임대주택의 다양화 같은 중장기 대책이 마련돼야 할 시점입니다."

<앵커> 이번 대책에는 기존에 나왔던 임대주택 공급 확대 정책도 포함이 됐지요?

<기자> 민간자금을 끌어들여 짓는 공공임대 리츠는 1만호를 늘립니다. 2017년까지 기존 5만호에서 6만호를 짓는 겁니다.
10년이상 장기 공공임대주택은 용적률을 법적 상한선까지 높여주기로 했습니다.
또, 기금지원을 통해 민간이 짓는 10년 공공임대에 주택은 건설자금을 1천500만원씩 올리기로 했습니다.

<앵커> 월세대출 이라든지, 대출 금리인하, 임대주택 건설자금 지원 이 모든게 주택기금에서 재원을 충당하는 건데, 이렇게 되면 기금운용에도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요?

<기자> 맞습니다. 기금의 성격이 아무리 공익목적이라고는 하지만 결국 기금을 계속 유지하면서 여러분야에 혜택을 주려면 수익구조라는 동력이 있어야 하거든요.
물론 이번 정부의 대책으로 기금이 고갈 된다든지 운용에 타격을 입는다든지 하는 문제는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LH가 매입하는 준공공임대주택은 매입확약을 하기 때문에 나중에 집값이 오르면 LH의 부담으로 작용할 소지도 있습니다.
결국 정부 입장에서도 언제까지 기금이나 LH에만 매달릴 수도 없는데. 가만히 있자니 임대시장이 불안해 지고 무조건 대출지원만 해주자니 재정이 문제가 되는 딜레마에 빠진 셈입니다.

<앵커> 사실 전월세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서 정부가 처음 뽑아든 카드가 매매시장 활성화 아니겠습니까?

<기자> 지속적으로 매매활성화 대책 카드를 꺼냈지만 생각만큼 매매시장 활성화가 안됐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계속해서 전셋값은 치솟고, 여기에 월세문제도 대두되고 있는데요.
전문가들은 일단 집사는 사람들에게 양도세 면제와 같은 인센티브를 확실하게 줘서 전세수요를 매매시장을 끌어들이고, 전세수요가 자연스럽게 줄면 월세시장도 안정되는 선순화 구조가 되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매매대책 내놓을 때만해도 이런 선순환 구조를 기대했는데 기대처럼 시장이 안 움직이다 보니 기존의 전월세 대책을 재탕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8.28 대책을 보면 이번 대책과 똑 같은 내용이 많거든요
국민주택기금을 통해서 근로자, 서민 구입자금지원을 늘리고, 공공임대주택 재고를 늘리고, 민간의 임대주택 공급도 활성화하는 내용이 이번 대책과 닮아 있습니다.
여기에 저소득층에 전세자금 지원요건을 완화한다는 내용 정도만 월세 지원으로 바뀌었다고 보면 되는데요.
결국 임대시장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믿었던 매매대책이 실패하면서 땜질식 처방을 내놓은 꼴밖에 안된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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