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지우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빛나는 내일

입력 2016-08-09 11:13   수정 2016-08-09 11:31


[조원신 기자] 당시를 떠올리자면 이질적일 만큼 유난히 세련되고 개성 있는 얼굴이었다. 그러다보니 한 번씩 더 눈에 밟혔던 것 같다. 그를 본 첫 인상이 남들도 다르지 않았나보다. 그렇게 그는 대중들의 뇌리에 강렬하게 남았었다. 배우 김지우 였다.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김하늘, 권상우, 공유와 같이 쟁쟁한 배우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알린 김지우. 그렇게 혜성처럼 나타난 그는 영화는 물론 드라마, 뮤지컬에 이르기까지 점점 더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배우’이지만 아직은 자신에게 ‘배우’라는 수식어가 황송하다는 그. 누구나 붙일 수 있는 수식어가 아니라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그와 bnt가 다시 한 번 패션 화보로 만났다. 능숙하게 진행된 화보 촬영 후 이어진 인터뷰에서 김지우의 요즘과 어제, 그리고 더욱 더 빛날 그의 내일을 엿보자.

3월 bnt와 촬영 후 두 번째 만남이에요. 소감은 어떤지.

다른 매체와 달리 자유로운 분위기라 좋아요. 시안대로 ‘이렇게 해야 돼’가 아니라 융통성 있게 중간 중간 변화를 주니까 이전 작업도 그렇고 이번에도 역시 유쾌한 분위기에서 즐기면서 할 수 있었어요.

촬영 중 가장 마음에 들었던 콘셉트

편안한 느낌의 마지막 콘셉트가 좋았어요. 평소에도 그런 스타일을 좋아 하는데 결혼 전과 달리 아이를 데리고 다니고 어른들을 만나게 되다보면 단정하고 어른스러운 스타일을 주로 입게 되거든요. 그래서 인지 캐주얼하고 편하고 영해보이는 느낌을 주는 스타일링이 조금 더 재밌고 기분이 좋았어요.

원래 갖고 있던 김지우의 이미지는 영한 사람들 중에서도 조금 더 영한 이미지였는데 결혼 전후로 많이 바뀌었다 생각하나요.

그런 것도 없지 않아 있어요. 많은 분들이 저의 영한 이미지만 생각하다보니 제가 결혼을 하고 아이를 갖고 난 뒤로는 너무 어려보이면 안 되겠다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하다는 게 어려 보인다는 면도 있지만 철없어 보이는 또 다른 이미지를 갖게 되는 분들도 있더라고요. 많은 분들이 저에 대해 알고 있었던 철없고 푼수 같은 이미지가 아니구나 라고 생각해주셨으면 해서 조금씩 그것을 바꿔 나가고 있는 중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두 번째 콘셉트를 가장 잘 소화해내시더라고요.

점점 변화해가고 있나 봐요.(웃음)

그간의 근황.

최근 ‘애드거 앨런 포’ 라는 공연을 마쳤고 지금은 고창석 선배님과 이지훈, 정성훈 오빠와 같이 ‘킹키부츠’라는 작품을 연습하고 있어요. ‘애드거 앨런 포’라는 작품이 굉장히 어둡고 무거운 소재였다면 이번에는 관객들과 신나게 춤추면서 즐길 수 있는 공연이에요.

이렇게 관객들과 쇼 뮤지컬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 오랜만이라 솔직히 요즘 매일 신나요. 다시 20대 중반으로 돌아간 것 같고 하루하루 새로운 기분으로 연습에 임하는 제 삶 자체가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요. 기분 전환을 확 시켜줄만한 작품을 만나서 너무 좋고 행복해요.

좋은 변화인 것 같아요. 나이가 들고 삶의 패턴이 고착될수록 가끔은 쓸쓸 해지잖아요.

살면서 전환점이 필요할 때가 있잖아요. 제가 요즘 행복하다고 느끼는 건 작품만 좋아서가 아니라 공연을 함께 하는 분들도 다 너무 좋은 사람들이다보니 그 에너지가 좋은 거 있잖아요.

사실 집에 들어가서도 아이를 봐야 돼서 굉장히 피곤하고 짜증을 낼 수도 있을 텐데 밖에서 받고 오는 에너지가 너무 좋다보니 집에 들어와서도 기분이 좋은 채로 있는 거예요. 아이한테 가는 말 한 마디도 남편에게 가는 말 한 마디도 훨씬 더 긍정적인 에너지로 바뀌기도 하고. 그래서 저는 요즘 제가 생활하고 있는 모습도 좋고 그로 인해 가족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치는 거 같아 행복해요.

제가 사실 그 전 작품을 했을 때 그랬어요. 주연 배우 분들에 비하면 제가 힘들었던 작품은 아니었는데 작품이 주는 무게감도 있고 어둡고 하다 보니 저도 같이 다운되기도 하고 그랬거든요. 공연도 좋고 사람들도 너무 좋은 팀이었지만 뭔가 같이 그렇게 될 때가 있었어요. 반면 이번에는 맡은 역할이 그래서 더 그런 것도 있겠지만 연습 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항상 업 돼있어요. 삶에서 하나하나 다 기분 좋고 행복하게 지내게 된 것 같아요.

요즘 뮤지컬 위주의 활동을 하고 있는데 드라마나 영화 생각은 없는 지.

좋은 역할이 있고 제가 하고 싶은 작품이 있으면 매달려서라도 하고 싶다고 얘기할 거예요. 공연을 하면서는 ‘너무 해보고 싶다’라는 느낌이 있었지만 아직까지 방송에는 없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아기가 아직 어리다보니 방송이나 드라마, 영화를 하다보면 밤을 새거나 늦어지는 경우가 더러 생겨서 그 영향도 큰 거 같아요. 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건 그만큼 제가 r꼭 하고 싶다는 절실함을 줄 수 있는 역할을 아직 못 만난 게 더 큰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했었던 작품이 2012년 ‘로맨스가 필요해’였었는데 벌써 4년 전이지만 저는 그 작품을 하면서 너무 좋았거든요. 또 이번에 리메이크 되는 ‘1%의 어떤 것’ 그 두 작품이 드라마 쪽에서는 제가 가장 사랑하는 작품들이었어요.

당시 제가 느꼈을 때 ‘나 정말 이건 꼭 하고 싶어’라고 느꼈던 작품 역시 이 두 작품이었어요. 그 정도의 절실함이 생기는 작품들이 또 생기면 제가 두 팔 두 다리 걷고 매달리겠죠. 근데 아직까지는 공연이 조금 더 재밌고 공연에 있어서 제가 욕심이 나는 작품들이 조금 더 많은 거 같아요.

제가 이전에 만났던 뮤지컬 배우 김호영 씨도 지우 씨 칭찬을 많이 해주시더라고요.

정말 과찬이시죠. 진짜로 잘 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요. 노래며 춤 잘 추고 생김새까지 잘 생긴 분들이 워낙 많다보니 진짜 열심히 잘 해야 되겠다 생각하며 긴장을 늦추지 않게 해줘요.
제가 다른 작품을 볼 때 웬만하면 직접 표를 사서 보러 가거든요. 표 값이 대부분 기본적으로 10만원이 넘는데도 관객 분들이 오시는 거잖아요. 근데 잘 못하는 분들을 보면 저도 관객입장에서 생각해 봤을 때 조금 속상하더라고요.

솔직히 ‘한두 푼도 아니고’라는 생각도 들죠. 무대 위에서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하는 것이 정말 중요하구나라는 생각이 번쩍 들어요. 결국 무대에서 잘 하려면 열심히 해야 하기 때문에 스스로 채찍질하면서 굉장히 노력하고 있어요.

그 마음이 통했는지 좋게 봐주시는 분 들이 많이 계셔서 또 제겐 다행인거죠. 제가 운이 참 좋은 거 같아요. 하는 것에 비해서 항상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고, 제가 노력하는 것에 비해서 많은 분들이 좋게 봐주시고. 복이 많은 것 같아요.

확실히 예전보다 많은 분들이 지우 씨의 활동을 좋아해주시나요.

오페라처럼 보기가 어려운 장르가 아닌데도 정작 뮤지컬을 선뜻 보러가게 되진 않지만 예전보다 일반 관객이 많아졌어요. 뮤지컬을 좋아하시는 매니아 분들도 저를 좋게 봐주셨지만 일반 관객 분들이 많아지시면서 ‘어, 저 친구가 뮤지컬도 하네, 저런 면도 있었네’하고 달리 생각해주시는 분들도 점점 늘어난 것 같아 감사하죠.

하지만 일반관객들이 마음먹고 갔는데 배우들 탓인지 취향의 탓인지 뮤지컬이 생각보다 별로네 하는 경우도 더러 있어요. 그런 걸 보면 안타까워 더욱 열심히 해야겠다 다시 한 번 다짐하죠.

부담이 정말 크겠어요.

그리고 영화나 드라마 같은 경우는 예를 들어 ‘별에서 온 그대’에서 천송이 역할을 전지현 선배님이 정말 잘 해냈잖아요. 다른 사람이 그 역할을 했다면, 대입되는 사람이 없어요. 하지만 뮤지컬은 재연, 삼연이 되면서 초연 캐스팅됐던 사람이 계속 하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분들이 캐스팅이 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전에 했었던 분의 존재감이 크면 클수록 사실 재연에 들어가는 분들은 부담이 크거든요. 사실 저도 그런 상황이긴 해요. ‘킹키부츠’의 로렌역을 전 시즌 정선아, 최유하 두 분이 했는데 이 분들은 워낙 유명한 분들이에요.

그리고 선아라는 친구는 제가 저보다 한 살 동생이지만 뮤지컬 쪽에서는 존경하는 후배예요. 무슨 역할을 맡던 ‘정선아화’ 시키는 능력을 가졌어요. 그래서 더 부담이 돼요. 하지만 부담감도 제가 이겨내야 되고 레벨 업 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관객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시지 않게끔 하려고 저 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그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더 노력하고 있어요.


결혼을 하면서부터 인터뷰가 전부 김지우 씨의 가족에 포커스가 맞춰져 인터뷰 이전에 어떤 질문을 드려야 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번에는 제가 궁금했던 ‘배우 김지우’에 대해 질문을 드리도록 할게요. 어떤 계기로 연기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저는 원래 어렸을 때부터 첼로를 배웠기 때문에 첼로를 전공으로 할 줄 알았어요. 그러다 고등학교를 개성여자고등학교로 진학했는데 학교가 명동 거리에 있다 보니 그냥 등하교 길인데도 명함을 자주 받게 되면서 길거리 캐스팅이 된 거예요. 그렇게 우연한 기회에 일을 하게 되면서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참 재미있구나, 여기에 조금 더 발전 시켜서 배우라는 직업이 정말 멋있는 직업이구나라는 걸 깨닫게 된 거죠. 결국 졸업 후 음대를 안가고 연극영화과로 진학하게 됐어요.

근데 사실 아직까지도 요즘 많은 분들이 저에게 뮤지컬배우라고 말씀 해주시면 저는 뮤지컬을 하는 사람이지 배우라는 수식어를 붙이기엔 너무 황송하거든요. 배우는 누구나 붙일 수 있는 수식어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는 제가 저를 생각했을 때 아직까지 배우의 단계는 아닌 것 같고요 아직은 연기를 하는 기술자 중에 한명인거죠. 연기자로서 배우가 되고 싶어서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배우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정말 부자연스럽지가 않은 선배님들이 있잖아요. 저는 그러한 배우가 되려고 굉장히 노력을 하고 있는 사람이에요.

결혼 후, 방송에서는 못 본지 꽤 시간이 흐른 것 같아요. 어떻게 지내셨던 거예요.

‘로맨스가 필요해’라는 작품이 끝나고 Olive TV의 '키친파이터'라고 연예인들이 요리경연을 펼치는 요리대결 프로그램에 참가했었어요. 그 출연을 계기로 저희 남편을 만나서 2013년에 결혼을 하게 됐고 방송에서 정식으로 고정으로 나왔었던 건 그 때가 마지막이었던 거죠.
그 후 EBS에서 책 읽어주는 라디오 DJ를 했었고 계속 공연만 하다가 아이를 갖고 나서는 2년 동안 쉬었고요. 그랬기 때문에 공백 자체를 방송으로 따지면 굉장히 길다고 느껴질 수 있는 거죠.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저에게는 ‘동갑내기 과외하기’를 빼놓을 수가 없어요. 그 영화 때문에 많은 분들이 ‘김지우’라는 이름을 알아주셨고 대중들에게 널리 얼굴을 알렸던 너무나 고마운 작품이죠. 드라마의 경우 가장 사랑하는 작품은 ‘1%의 어떤 것’과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2’예요.

‘1%의 어떤 것’은 여태까지 제가 드라마를 보면서 가족이야기를 다룬 작품 중 그렇게 까지 따뜻한 스토리를 ‘한 지붕 세 가족’ 이후로 처음 본 것 같아요.(웃음) 변희봉 선생님, 오미연 선생님, 김청 선생님 그리고 같이 한 강동원 오빠, 한혜진 언니, 저랑 대학 동기였던 김정화까지 정말 유명한 배우들이 많이 나왔어요. 일요 아침드라마였는데도 불구하고 캐스팅이 엄청났죠. 그래서 그런지 일요 아침드라마 치고 시청률이 정말 높았어요.

‘로맨스가 필요해’는 그 나이 대에 느낄 수 있는 생각들과 감정들이었기에 대본도 너무 좋고 같이 촬영했던 정유미, 강예솔 셋이 동갑이라 정말 친구들끼리 수다 떠는 것처럼 촬영했어요. 반면 촬영 당시 넘치는 스케줄로 인해 너무 힘들게 촬영했어요. 끝나고 다시 돌이켜보면 ‘왜 그렇게 행복하게 촬영하지 못했을까’하는 후회감이 많이 드는 작품이라 가장 애착이 가요. 너무 아쉬워서 지금 하라고 하면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욕심이 있죠.

제가 지우 씨를 처음 봤던 게 ‘동갑내기 과외하기’ 였는데 이렇게 많은 시간과 많은 변화가 있고 난 뒤에 인터뷰를 나눈다는 게 참 신기한 거 같아요.

아, 그때 날라리.(웃음) 그게 19세 때 찍고 1년 뒤 개봉했으니까 한참 됐죠.

저는 그때 고1이었는데.(웃음)

시간이 참 많이 흘렀네요.(웃음)

각설하고, 지금까지 작품 해오면서 가장 호흡이 잘 맞았던 배우는 누구였나요?

정유미. 호흡이 잘 맞는다보다 별거 아닌 것 같은데 연기가 정말 너무 자연스러운 거예요. 이 친구랑 함께 대사를 하고 있으면 진짜 친구랑 수다를 떠는 느낌을 받거든요. 그러고 모니터링하면 저는 느끼지 못 했던 카메라가 잡고 있는 표정의 디테일들이 다 들어가 있죠. 사실 그래서 정말 깜짝 놀랐어요. 연기를 잘 하는 친구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그렇게 미세하게 하나하나의 감정을 잡는 카메라 연기는 귀신 이에요.

저는 사실 유미한테 이 얘기를 하지 못 했었어요. ‘야 너 정말 너무 잘 하는 거 아니야’하면서 넘겨 지나가듯 얘기하긴 했었는데요, 정말로 잘 하는 친구 같아요. 자연스럽게 표현을 다하면서 어색하지 않고, 과장되지 않은 절제가 정말 어렵거든요. 믿어 의심치 않는 건 30대 중반 이후가 되면 그 친구는 포텐 터질 것 같아요.

같이 연기해보고 싶었던 배우는 있었나요.

저 같은 경우는 특별히 누구랑 연기를 해보고 싶다 보다는 특정 배우 누가 됐던 간에 많은 분들을 만나서 경험을 하고 싶어요. 작품을 하면서 많은 배우들을 만나다 보면 각각의 장단점들이 다 있잖아요. 그렇게 배우는 점들이 굉장히 많아요. 그래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최대한 호흡을 많이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거든요. 그리고 굉장히 날 것의 느낌을 갖고 있는 배우들, 꾸미지 않고 바로바로 툭툭… (예를 들면 유미도 그렇고 유아인 씨도 보면서 ‘와 저 친구 뭐지’했던 적도 많았고) 그런 생 날 것의 것들을 갖고 있는 그런 친구들과 같이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어요.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맡고 싶었던 역할이 있었나요?

예전부터 ‘위키드’의 글린다 역을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초연 때랑 이번 재연 때 떨어졌어요. 물론 제가 그만큼의 실력이 안 되니 훨씬 더 잘하시는 분들이 하고 계시죠. 언젠가는 한 번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작품이고 그것 때문에 굉장히 노력도 많이 하고 있는데 모르죠? 만약에 되면 진짜 웃으면서 길거리에서 뛰어다닐 지도 몰라요.(웃음) 더 나이가 들기 전에 꼭!

드라마로는 ‘로맨스가 필요해 시즌2’에서 선재경 으로 분했는데 그 배역을 지금 다시 하라고 하면 정말 찰지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약간 세보이긴 하지만 무턱대고 세 보이는 여자는 아닌 거거든요. 굉장히 여리고 여자 여자스러운 면도 있어요. 단지 생각하는 사랑의 방식과 인생을 살아가는 방식이 다를 뿐인 거죠.

지금 그 역할을 다시 하라고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저는 망가지는 것도 두렵지 않은 것 같아요. 역할에 망가지는 게 필요하다면 사랑스럽게 오히려 더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욕심이 점점 더 많아지는 거 같아요.


사실 한 가지 직업을 갖고 같은 일을 계속 하다보면 의욕이 떨어지기도 쉬운데 참 좋은 현상인 것 같아요.

실은 제가 아이를 낳고나서 한동안 의욕이 조금 떨어졌었어요. 왜냐면 아이를 낳고나서 집에서 아이를 보면서 TV를 보면 너무너무 예쁘고 개성 있고 통통 튀고 잘 하는 친구들이 너무 많이 나오는 거예요. 그런데 어느 순간 공연을 하고 다시 일을 하면서 그때부터 다시 욕심이 생기는 거예요. 이 작품을 이렇게 잘 끝냈으니까 다음에는 이렇게 해봐야지. 근데 그런 의욕들이 생기고 나니까 확실히 흔히 겪는 산후우울증이 없어지더라고요. 약간 우울감이 있었는데 나만을 위해서만이 아닌 나의 가족들을 위해서도 더 좋더라고요. 그런 의욕과 욕심이 저라는 사람을 발전시키고 제 생활에 있어서도 굉장히 좋은 매개체가 된 거 같아요.

그 기회가 어떻게 생긴 건가요.

아이를 낳고 드라마를 먼저 시작해야 될까, 영화를 먼저 시작해야 될까 작은 역할이라도 상관없으니 어떤 걸 먼저 하는 게 좋을까, 하던 차에 운이 좋게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라는 작품이 들어왔어요.

영화랑 같은 내용이에요. 비비안 리가 맡았었던 스칼렛오하라 역할을 맡고 연습을 통해 사람들과 같이 호흡하면서 자신감이 생긴 거예요. 그렇게 복귀한 뒤에 ‘애드거 앨런 포’와 ‘킹키부츠’를 만나서 하고 있고 다음 작품을 찾고 있어요.

사실 좋은 기회들이 몇 가지 더 찾아와서 있어서 요즘 되게 행복하게 지내고 있어요. 그런 것 때문에 조금 더 자신감도 생겼고 제가 노력한 만큼 피드백이 오니까 자신감이 많이 붙은 거 같아요. 참 다행이에요. 자신감이 없었던 사람 중에 하나였는데.(웃음) 의욕이 생겨요.

딜레마에 빠졌을 때도 있었다고 들었어요.

정말 그때는 아무것도 못하겠는 거예요. 제가 자신감이 없으니까 하고 나서 사람들 눈치를 보는 거예요. 예를 들면 연습을 하다가 팔을 쭉 뻗었는데 이게 정답은 없잖아요 근데 이게 맞나 안 맞나 사람들 눈치를 보게 되더라고요. 그러면 안 되는 건데 자신감이 결여가 돼있어서 더 그랬던 거 같아요. 그래서 의욕도 안 나고 눈치도 보게 되고.

주변 사람들은 그렇게 얘기하죠. ‘야 너는 그래도 하고 싶은 일 하잖아’라는데 하고 싶은 일을 하다보니까 때려 칠 수도 없고 혼자서 많이 딜레마에 빠지게 되는 거죠.

무대에서 많은 박수를 받다가 집에 들어가서 혼자 생각을 하게 되고. 인터넷 매체가 너무 발달이 돼서 직접 메시지가 오기도 해요. 오늘 너무 좋았다 라던가 생각보다 별로여서 실망이었다 던가 그런 것들을 바로바로 볼 수 있으니까 아무래도 그런 것들을 보다 보면 딜레마에 빠질 수도 있지만 저 같은 경우는 그나마 어렸을 때부터 많이 겪었던 거라서 그걸 빨리 뚫고 나올 줄 알게 된 거 같아요. 그래서 거기에 대해서 그렇게 충격을 받거나 그러지 않아요. 더 잘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그래 잘 하자, 이렇게 되는 거죠.

별로라던가 하는 메시지를 받게 되면 어떻게 대처하시는 편인가요.

저는 직접 답장해요. 너무 죄송하다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모습 보여 드리겠다고. 다음 작품에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또 어떨 땐 제가 티켓을 직접 사서 드린 적도 있어요. 그래서 오히려 지금은 응원해주시는 팬이 된 분도 있어요. 함께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좋은 거 같아요.

만약에 연기자가 되지 않았다면 어떤 일을 하셨을 거 같아요.

제가 연기자를 하지 않았다면 아마 악기를 계속 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내 길은 이건가보다 하고. 그렇지만 굉장히 재미없어 하고 있었겠죠. 음악을 좋아하긴 했어요. 노래하는 것도 듣는 것도 좋아하고. 하지만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일 뿐이지 내가 주인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었거든요. 첼로라는 악기 자체가 베이스라 메인이 되는 경우는 굉장히 드물어요. 그래서 항상 갈증을 느꼈을 거예요. 제게 있어서 ‘주인공이 된다’라는 느낌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아마 저라는 아이에게는.

최종적으로는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요즘 고창석 선배님이랑 공연 연습을 할 때면 ‘저 분 참 멋있다’라고 느껴요. 본인 역할에 대해서는 굉장히 욕심을 갖고 하세요. 하지만 그 욕심이 과해지면 함께 하는 배우들에게 피해가 가게끔 되는 경우도 있잖아요. 그런데 선배님은 그럴 때가 없어요. 어디에 나오든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고 주변 배우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본인에게 집중하게끔 만들잖아요. 그래서 많은 분들이 말씀하시나 봐요. ‘아 정말 씬스틸러다’

그래서 창석 선배님을 보고 자신만의 독보적인 캐릭터를 찾으면서도 전체적인 걸 보고 아우르는 배려심에 깜짝 놀랐어요. 원래 배우로서도 정말 좋아하는 선배님이었지만 같이 작업을 하면서 더욱 존경하게 됐어요. 선배님에게 이렇게 표현을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굉장히 지혜로우시고 작품을 보는 눈과 작품 전체적인 흐름을 보는 눈이 굉장히 밝고 스마트하신 분이예요.

그런 대단하신 분이 저희한테는 ‘집에서 내가 옥수수 쪄왔어’ 이러면서 친근하게 대해주세요. ‘내가 주인공이야, 나 너무 잘해’ 이런 자신감보다는 조연, 심지어 카메오라도 빛나는 카메오가 된다면 좋겠어요. 그렇게 저만이 가질 수 있는 부분을 열심히 노력한 뒤 사람들로 하여금 친근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저 사람한테 가서 왠지 싸인 해주세요 말 한 마디 하는 게 어려울 것 같은 배우가 아니라 뭔가 술집에서 잠깐 봤는데 ‘소주 한 잔 하시죠’ 약간 이럴 수 있는.(웃음) 동네 누나 같은 라미란 선배님 같은 그런 배우가 되고 싶어요.

생김새가 달라서 조금 어렵지 않을까요.

저도 이제 어차피 대한민국 아줌마기 때문에.(웃음) 지금은 아직 연기자이지만 그런 편안한 배우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 분들에게 한 마디.

뮤지컬 쪽에만 있다 보니 결혼하고 나서 아예 일 접었나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단지 조금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뵙고 싶어서 숨고르기 하고 있으니까 긍정적인 시선으로 지켜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똑같은 사람이고 옆집에 사는 애기 엄마가 저나 마찬가지거든요.(웃음) 따뜻한 시선으로 기분 좋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또한 9월에 시작하는 ‘킹키부츠’라는 작품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한 계단 성장한 김지우를 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릴게요.

기획 진행: 조원신
포토: bnt포토그래퍼 심규태
의상: 플러스마이너스제로, 레미떼
슈즈: 아키클래식
아이웨어: MCM 선글라스
시계: 망고스틴
헤어: 3Story by 강성우 실장 수빈
메이크업: 3Story by 강성우 원장 햇님
장소: 스튜디오 하루

bnt뉴스 기사제보 fashion@bn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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