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 9시로 이동한 ‘검법남녀2’…시간대는 껍데기 결국은 콘텐츠 (종합)

입력 2019-06-03 16:49   수정 2019-06-04 09:45


[김영재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검법남녀’가 시즌2로 돌아온다.

MBC 새 월화드라마 ‘검법남녀 시즌2(극본 민지은, 연출 노도철/이하 검법남녀2)’ 제작발표회가 6월3일 오후 서울시 마포구 MBC문화방송 본사 골든마우스홀에서 개최됐다. 이날 현장에는 노도철 PD, 정재영, 정유미, 오만석, 노민우, 강승현이 참석했다.

‘검법남녀2’는 까칠한 법의학자와 열혈 신참 검사의 돌아온 ‘리얼’ 공조를 다루는 MBC 첫 시즌제 장르물이다. 까칠한 성격을 가진 완벽주의 부검의 백범(정재영)과 발랄함과 허당기를 갖춘 ‘금수저’ 검사 은솔(정유미)의 아주 특별한 공조 수사가 돌아온 것. 시즌1에 이어 시즌2까지 연출을 맡은 노도철 PD는 “지난해 시즌1 제작발표회서 시즌2를 소원했는데 그 말대로 시즌2를 할 수 있게 돼 너무 기쁘다”며, “시즌2가 시즌1보다 못하다는 게 보통인데 우리는 시즌1에서 보여주지 못한 게 워낙 많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시즌2와 시즌1의 차이점은 세트, 캐릭터, 소품, 미술 등 작품의 모든 부분이다. 이날 노도철 PD는 앞서 ‘검법남녀’ 시즌1은 월드컵 중계 편성을 이유로 방송이 결방되는 일을 오히려 호재로 삼았다고 밝혔다. 그만큼 제작 일정이 촉박했다. 그는 “전에는 국과수(국립과학수사연구원) 세트를 짓고 그 구석에 동부지검 세트를 만들었다”며, “이번에는 동부지검 세트를 제대로 지었다. 국내서 보기 드문 지검 세트가 만들어졌다”고 소개했다. 이어 검사가 틀리고 법의관이 맞추는 구도를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다며, “시즌2가 좋은 점은 시즌1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것을 더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법남녀’ 시즌1은 2019 휴스턴국제영화제 TV 드라마 시리즈 부문 금상을 수상하며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PD는 “사실 ‘CSI’랑 비슷하다는 이유로 국제협력부가 시즌1 출품을 망설였다”며, “우리 작품은 한국적 법의관물이라 괜찮다고 설득시켰는데 다행히 장르물 본고장 미국에서 금상을 받았다”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시즌2 역시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고퀄(고 퀄리티) 드라마로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알렸다.


정재영이 백범을 다시 연기한다. 눈에 보이는 증거보다 보이지 않는 진실에 집착하는 냉철하고 까칠한 캐릭터다. 이날 정재영은 그의 시즌2 출연 이유로 한가함을 꼽아 모두를 박장대소하게 했다. 그는 “시즌2에 출연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내가 일단 한가하다는 것이다. 스케줄이 바쁘지 않았다”며, “법의관과 검사가 공조하는 드라마가 흔하지 않다는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이대로 끝내기에는 좀 아쉽더라. 감독님과 작가님께서 아직 못 보여준 게 많다고 하셨기에 시즌2 소식을 들었을 때 무척 반가웠다”고 했다.

이제 백범은 보다 현실적 인물이 됐다. 정재영은 “시즌1에서는 뭐든 잘 맞혔다면 시즌2에서는 난관에 부딪히기도 하고 헛발질도 한다”며, “가장 달라진 건 1년 동안 얼굴이 좀 삭았다”는 말로 또 모두를 웃게 했다. 한가한 배우이나 그 입담은 대단했다.


정유미는 초임 검사에서 일명 ‘1학년 검사’가 된 은솔을 표현한다. 이제 은솔은 하이힐보다 단화가, 치렁치렁 생머리보다 편하게 질끈 묶은 꽁지머리가 더 편하다.

“시즌1 때 은솔은 초짜 검사에 열정만 가득하고 사전 지식이나 노하우 없이 현장에 막 덤벼들다 백범 샘한테 많이 혼나는 캐릭터였다”고 소개한 정유미는, “시간이 흘러 1년 차 검사가 됐다. 전보다 더 성장한 검사로서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가 시즌2에 돌아온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감독과 작가에 대한 확고한 믿음, 다른 하나는 올바름에 대한 갈구다. 그는 “요즘 진실이나 정의 같은 것에 갈망이나 갈증이 굉장히 많다”며, “우리 작품으로나마 그 갈증을 해소시켜드리고 싶었다”고 했다.


오만석이 끈질긴 근성과 날카로운 시각을 가진 검사 도지한을 다시 연기한다. 강승현은 ‘여자 백범’이란 말을 들을 만큼 외골수 성향을 가진 약독물학과 연구원 샐리 킴 역을, 노민우는 응급의학과 외상외과 전문의 장철 역을 맡았다. 특히 걸크러시 매력의 샐리 킴과, 백범과 팽팽히 대립할 장철은 시즌2 신 등장인물이고 새 시즌의 열쇠다.

이날 노도철 PD는 “아까 대기실에서 정재영 씨가 노민우 씨에게 ‘우리는 다 노출된 사람이니까 너한테 다 달렸다’며 부담을 주시더라. 그만큼 장철 역의 노민우 씨 역할이 크다”고 말하기도. 노민우는 “낯을 가리는 성격이라 기존 배우 분들과 어울리기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 사실이다. 게다가 장철이라는 인물은 국과수 대신 병원 응급 센터에서 주로 일하기에 다른 배우 분들과 촬영하고 호흡하는 기회가 많이 없다”며, “얼마 전 국과수 배우 분들과 함께 연기할 기회가 생겼는데 정재영 선배님께서 내가 긴장해서 NG를 많이 냈음에도 괜찮다며 위로해 주시더라. 선배님께 감동했다”고 촬영 에피소드를 공유했다.

이날 사회자는 “오후 9시―실제로는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되는 첫 MBC 월화드라마”를 강조했다. 앞서 조선일보 등 여러 매체가 MBC 월화드라마가 폐지된다고 소식을 전했으나, MBC 측은 드라마 편성 시간대를 1시간 앞당길 예정일 뿐이라고 오보를 정정했다. 이에 따라 안판석 PD의 신작 ‘봄밤’이 지난달 22일부터 오후 9시에 편성됐고, ‘검법남녀2’ 역시 전작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보다 1시간 앞당겨진 시간대에 시청자를 만나게 됐다.

이날 노도철 PD는 ‘월화드라마 폐지’까지 운운되는 현 시점에 신작을 시작하는 것에 대한 부담은 없냐는 기자의 질문에 “시간대 폐지가 아닌 더 좋은 광고 시간대로의 이동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매체 급변화 시대에 제일 중요한 것은 ‘콘텐츠의 힘’이라고 강조한 그는, “‘검법남녀’ 같은 드라마는 공중파가 예전만큼 하이 시청률의 위력을 갖춘 때라면 만들어질 수 없는 드라마다. 평균 시청률이 낮아졌기에 이런 에피소드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고 공중파의 위세가 수그러듦에 따라 순작용이 발생했음을 알렸다.

“월화드라마의 폐지 대신 더 광고가 많이 붙는 시간대로의 이동으로 봐주셨으면 한다”고 다시 한번 ‘이동’을 강조한 노도철 PD는, “금토드라마가 될지 토요드라마가 될지 모르겠지만 반드시 시즌3로 돌아올 수 있도록 시즌2가 높은 시청률이 나왔으면 한다”는 흥행의 소원으로 답을 마쳤다. 시간대는 껍데기일 뿐 알맹이는 콘텐츠임을 간접 알린 것이다.

금일(3일) 오후 8시 55분 첫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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