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록 제조기' 롯데면세점…세계 첫 온라인 매출 3兆 넘었다

입력 2020-03-02 17:33   수정 2020-03-03 01:02


롯데면세점은 ‘세계 최초’ 타이틀을 여럿 갖고 있다. 시작부터 세계 최초였다. 1980년 서울 소공동에 낸 첫 매장은 이전에 없었던 ‘부티크 형태’의 면세점이었다. 백화점처럼 브랜드별로 구획을 나누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를 시도했다. 루이비통 샤넬 에르메스 등 ‘3대 명품’을 처음으로 입점시킨 것도 롯데였다. 1980년대 중반의 일이다.

2018년에는 면세점 단일 매장으론 최초로 서울 명동본점에서 매출 4조원 이상을 거둬들였다. 지난해에도 세계 최초의 기록을 추가했다. 온라인에서 매출 3조원을 달성했다. 2000년 인터넷 면세점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 뒤 20년 만이다. 기존 업계의 관행을 깨뜨리는 ‘파괴적 혁신’이 속속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이다.

과감한 물류투자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온라인 매출(총매출 기준) 3조2000억원을 달성했다고 2일 밝혔다. 전년 매출(약 2조원) 대비 60%가량 증가한 수치다. 작년 전체 매출(9조4000억원)의 34%를 온라인에서 올렸다. 매출의 30% 이상이 온라인에서 나오는 면세점은 세계적으로 드물다.


물류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했다. 온라인은 물류 싸움이다. 오프라인 매장과 다르게 상품을 소비자에게 배송해야 한다. 아마존 쿠팡 등이 국내외에서 급성장한 비결도 물류에 대규모 투자를 한 덕분이었다. 롯데면세점은 2006년 인천공항에 대규모 물류센터를 선제적으로 지어 배송을 강화했다. 업계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배송 속도가 크게 빨라졌다.

과거에는 온라인에서 물건이 팔리면 시내면세점 창고에서 공항 인도장으로 가져다 줬다. 롯데면세점은 인천공항 인근에 물류센터를 짓고 이곳에서 바로 상품을 보냈다. 하루 넘게 걸렸던 배송 시간은 5~6시간으로 확 줄었다. 롯데는 2012년에는 이 시간을 3시간까지 단축시켰다.

시간만 줄어든 것이 아니다. 비용도 급격히 감소했다. 서울 시내면세점에 물건을 보관하면 임대료만 3.3㎡당 월 30만원 이상이 든다. 인천공항 물류센터는 1만원 내외다. 30분의 1 수준이다. 여기에 차량 운영비와 인건비도 절감된다. 롯데면세점은 줄인 비용 상당 부분을 가격 할인에 투입했다. 매장에서 구매하는 것보다 10% 이상 저렴하게 팔았다. 면세점의 가장 큰 이점인 ‘저렴한 가격’을 극대화했다.

롯데면세점은 현재 인천공항 인근에 두 곳의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연면적 5만3832㎡ 규모의 이 물류센터는 1100여 개 브랜드, 1900만여 개 상품이 상시 보관되고 있다. 금액으론 8000억원어치가 넘는다.

5개 국어 지원

국내에만 머물지 않고 해외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

온라인 면세점의 주요 소비자는 내국인이다. 여행, 사업 목적으로 한국에 방문한 외국인은 온라인 면세점을 잘 이용하지 않는다. 롯데면세점도 처음에는 내국인 위주로 운영했다. 인터넷 사이트에 일본어도 있긴 했지만 사용하는 사람이 적었다.

중국 여행객이 급증하기 시작하면서 생각을 바꿨다. 온라인 시장에서도 외국인을 위한 서비스를 대폭 확대했다. 언어부터 늘렸다. 2012년 중국어 서비스를 시작했다. 2018년에는 대만 홍콩 등에서 주로 쓰는 번체자까지 추가했다. 여기에 영어까지 총 5개 언어를 지원했다.

결제 절차도 간소화했다. 여권 정보, 출국 정보, 주문서 등으로 나뉘어 있던 것을 하나로 합쳤다. 대신 가격 정보는 확대했다. 정상가, 회원가, 회원 할인 등으로 나눠서 보여줬다. 구매력이 높은 중국인 관광객을 노린 것이었다. 2018년부터는 인도장 ‘혼잡도 조회’란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람이 많이 몰릴 때와 적을 때를 수시로 표시해 줘 시간 분배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게 도왔다.

이런 노력은 외국인 비중 확대로 이어졌다. 2017년 55% 수준이었던 롯데면세점 온라인의 외국인 비중은 지난해 83%까지 뛰었다. 온라인의 성장 뒤에는 외국인 매출의 폭발적 증가가 있었다.

신기술 적극 도입

적극적인 신기술 도입 역시 매출 급성장 요인으로 작용했다. 롯데면세점 모바일 앱에는 ‘드림페이스’란 증강현실(AR) 서비스가 있다. 글로벌 뷰티 기업 로레알과 협업해 지난해 선보였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자신의 얼굴을 찍은 뒤 립스틱 등 로레알 제품을 선택하면 가상으로 화장해 볼 수 있다. 본인에게 잘 맞는 상품을 추천해 준다.

롯데면세점은 온라인과 오프라인 통합 결제 서비스 LDF 페이를 작년 5월 처음 선보였다. 이 서비스는 기존 플라스틱 카드로 받던 선불카드를 온라인 포인트로 전환한 것이다. 매장에서 받는 혜택을 온라인에서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물건을 많이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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