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운대 유지상 총장 "전공은 깊게, 학문은 폭넓게 배우는 '창의 인재' 키울 것"

입력 2020-03-17 17:17   수정 2020-03-18 00:41

유지상 광운대 총장(58)은 전공 지식 하나만 갖춘 인재를 경계한다. ‘융합의 시대’라고도 불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전공 지식도 물론 중요하지만 다른 지식을 언제든 받아들일 수 있는 자세가 더욱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임기 4년의 반환점을 돈 유 총장은 지난 2년간 광운대에 ‘융합 DNA’를 심어놓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그는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광운이 말하는 교육 혁신이 바로 융합”이라며 “타인과 협업하고, 다른 지식을 융합해 문제를 해결하는 실사구시형 인재를 길러내는 것이 제1의 목표”라고 말했다.

학생이 주체가 되는 ‘참빛설계학기’


광운대의 ‘참빛설계학기’는 실사구시형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유 총장이 고안해 도입한 제도다. 참빛설계학기는 교수가 아니라 학생이 주체가 되는 수업이다. 학생들은 직접 프로젝트를 발굴해 한 학기 동안 수행한 뒤 학교의 심사를 거쳐 이를 학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프로젝트에는 다양한 학년·학과의 학생들이 참여한다.

유 총장은 “회사에서 태스크포스를 꾸리듯 경영학과 학생은 재무담당을 맡고, 컴퓨터공학과 학생은 프로그래밍을 맡아 임무를 나누고 협업해 프로젝트를 진행한다”며 “대학 수업에서 실무 역량을 쌓는 것은 물론 다른 학과 학생들과 머리를 맞대는 경험을 통해 융합의 중요성을 자연스럽게 깨치게 된다”고 말했다.

광운대에 입학하는 모든 학생들은 ‘컴퓨팅사고’와 ‘프로그래밍 기초’라는 소프트웨어 필수 교양과목을 이수하고 있다. 인문계열 학생들도 예외는 없다. 이공계열 학생들은 디자인 수업을 필수로 듣고 있다. 유 총장은 “스티브 잡스 역시 고리타분한 공대생이 아니라 철학을 전공한 디자이너에 가까웠다”며 “대학에서 다양한 학문을 접한 경험이 창의 인재로 커나가는 과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운대가 융합 교육을 강조한다고 해서 전공 교육에 소홀한 것은 아니다. 특히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다른 어떤 대학보다 더 깊이 있는 교육을 지향한다. 2017년에는 소프트웨어융합대를 전자정보공과대에서 분리해 하나의 단과대로 독립시키기도 했다. 유 총장은 “광운대의 융합 교육은 ‘T트랙’으로 진행된다”며 “전공은 깊이 있게 파고들면서도, 다른 학문을 넓게 배우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캠퍼스 전체를 창업생태계로 조성”

유 총장은 최근 학생 창업 지원에도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전체 학생의 절반 이상이 이공계열 학생인 만큼 창업에 대한 접근성이 다른 대학보다 더 높아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캠퍼스 전체를 창업생태계로 조성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현재도 광운대 캠퍼스 내에는 서울창업디딤터와 융합디자인씽킹랩 등 다양한 창업지원 공간이 마련돼 있어 학교 규모 대비 창업지원 공간 규모가 전국 대학에서 가장 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운대는 학생들에게 창업 교육은 물론 회사 설립 및 운영을 지원하는 학생창업회사 제도도 운영하고 있다. 광운대에서 창업 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은 연간 5000명 이상이며, 지난 3년간 15개의 학생창업기업이 사업자 등록을 마쳤다. 유 총장은 “좋은 회사에 취업해 회사의 구성원으로 일하는 것도 좋지만 역량이 충분한 학생들은 창업이라는 새로운 세계에 도전해보는 것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학생들에게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기 위해 캠퍼스 내에 창업 관련 인프라를 꾸준히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들과 유연하게 소통하는 총장

광운대는 수도권 대학 가운데서는 드물게 지역사회와의 협업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유 총장은 취임 직후부터 대학과 지역사회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생 관계라는 생각을 갖고, 서울시 및 노원구 등과 좋은 유대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 노력은 이번 신종 코로나이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때 힘을 발휘했다. 노원구는 서울 자치구 중 최초로 지역 내 중국인 유학생 자가격리 임시 거주시설을 마련해 광운대에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유 총장은 “대학과 지역사회는 서로에게 중요한 사업 파트너이자 필요할 때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운명 공동체”라며 “앞으로도 대학과 지역사회가 협업해 동반 성장하는 선례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유 총장은 총장으로서 겸비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구성원과의 소통’을 꼽았다. 그는 취임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을 벤치마킹한 구성원 소통 시스템 ‘총장과 함께’를 신설했다. 200명 이상의 학생이 동의한 청원글에는 대학본부가 답하는 시스템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수렴해 흡연부스를 설치하고, 학사 시스템을 개편하기도 했다. 유 총장은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구성원의 호응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학생들이 만족하고, 행복한 광운대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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