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뜨자 광고도 떴다…ESPN 생중계에 기업 마케팅 '만루홈런'

입력 2020-05-06 17:36   수정 2020-10-14 16:05

“삼성 야구팀 경기를 보고 있으니 갤럭시 스마트폰을 사고 싶다.”

5일 새벽 1시(현지시간) 미국 전역에 생중계된 한국 프로야구 개막전을 시청한 미국인이 SNS ‘레딧’에 올린 글이다. 한국 프로야구가 야구의 ‘본고장’ 미국에서 기대 이상의 선풍을 일으키면서 한국 기업들이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이날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을 통해 생중계된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프로야구 경기에서 가장 많이 눈에 띈 문구는 ‘GALAXY S20’이었다.


중계 내내 눈에 띈 ‘GALAXY’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날 ESPN의 한국 프로야구 생중계는 미국 상당수 야구팬이 시청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ESPN은 일단 오는 10일까지 매일 생중계할 예정이다. 이후에도 녹화중계 등을 통해 한국 프로야구를 소개할 계획이다. 미국에서 한국 야구의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야구장에 광고했거나 야구단을 운영 중인 국내 기업들도 뜻하지 않은 광고효과를 누리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 큰돈을 들이지 않고 기업 및 제품,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는 예상치 못한 기회를 잡게 됐기 때문이다.

가장 큰 홍보 효과를 노릴 수 있는 기업은 야구 중계 화면에 가장 잘 잡히는 포수 뒤 광고판을 선점한 곳이다. 광고업체 제일기획에 따르면 포수 뒤 광고판은 평균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야구 중계 시간 중 50분 가량 노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미국에 생중계된 삼성 라이온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황금 구역’을 차지한 기업은 삼성전자였다. 삼성전자는 공교롭게도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S20’을 한글이 아니라 영어로 광고했다. 미국 시청자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트위터, 레딧 등 SNS엔 “삼성은 내 TV, 세탁기, 건조기 등을 만들었다. 앞으로 내 야구 응원팀도 삼성이다” 등의 반응을 쏟아냈다.

잠실야구장에선 LG와 두산 계열사들이 톡톡한 효과를 봤다. LG전자와 LG유플러스 등은 잠실야구장 전광판 광고를 하고 있다. 이곳은 포수 뒤 자리만큼 주목도가 높은 곳으로 알려졌다. 기아차, 농심, 오뚜기, 한화 등 야구장 주요 위치에서 광고를 하고 있는 국내 기업도 미국 시청자에게 눈도장을 찍는 마케팅 효과를 거뒀다. 한국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기업도 마케팅 효과가 상당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북미 소비자에게 기업 브랜드 알려

미국 미디어를 통한 마케팅 비용은 천문학적 금액이 들어간다. 미국 인기스포츠인 NFL(미국프로풋볼리그) 시즌 결승전인 ‘슈퍼볼’의 60초짜리 광고는 100억원을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ESPN 야구 중계는 NFL만큼은 아니지만 시청자층이 두텁기로 유명하다. 지난해 ESPN이 일요일 저녁 미국 전역에 생중계한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경기 평균 시청자 수는 게임당 160만 명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계에선 한국 프로야구 경기 시청률이 미국 메이저리그의 3분의 1만 나와도 ‘성공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기업 이미지 개선 효과를 거둘 수 있어서다. 현재 트위터 등 SNS엔 “삼성에 지급하고 있는 스마트폰 할부금이 아깝지 않다” “NC는 게임 기업이라는데 NC 게임을 해보고 싶다” 등의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신한은행 유유제약 ‘함박웃음’

프로야구 스폰서로 참여한 기업들은 반색하고 있다. 메인 타이틀 스폰서인 신한은행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한은행은 계약 마지막 시즌을 앞둔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터지자 광고 효과가 떨어질까 전전긍긍하기도 했다. 뒤늦게 개막한 프로야구에 온라인 접속자가 대거 몰리는 등 열기가 예상을 뛰어넘자 신한은행 내부에선 “전화위복이 됐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올 들어 처음으로 잠실야구장 그라운드에 회사 로고를 넣은 유유제약 역시 인지도 상승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야구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벌써 일부 기업이 영어로 간판을 바꿀 수 있느냐고 문의해온다”며 “기업들도 미국에서 한국 프로야구 인기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황정수/김대훈/이지현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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