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 대출·온오프 여행보험…102건 쏟아진 '혁신금융'

입력 2020-05-17 15:32   수정 2020-05-17 15:34


스마트폰 금융 앱 ‘토스’에는 여러 1·2금융권 업체의 신용대출 금리·한도를 비교해주는 ‘내게 맞는 대출 찾기’가 있다. 지난해 8월 출시 이후 누적 대출 신청 건수는 960만 건, 대출 실행 금액은 4600억원을 넘어섰다. 과거에는 대출모집인이 1개 금융회사의 대출 상품만 소개할 수 있다는 ‘1사(社) 전속주의’ 규제 탓에 이런 기능을 담을 수 없었다.

출시가 가능해진 것은 지난해 5월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으면서다. 토스를 포함해 14개 업체가 이 제도를 활용해 대출 비교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금융 분야의 규제 샌드박스인 혁신금융서비스가 시행 1년을 넘겼다. 17일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총 14차례 심사를 거쳐 102건이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고, 이 중 36건이 시장에 출시됐다. 혁신금융서비스는 인가, 영업 등과 관련한 각종 규제를 최장 4년 동안 유예·면제받는다.

금융위 측은 “새롭게 출시된 혁신금융서비스가 금융소비자 편익을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금융거래 이력이 없어 대출이 거절됐던 취업준비생이 통신요금 납부 이력 등의 정보를 토대로 생활비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 터치 한 번으로 간편하게 가입할 수 있는 ‘온오프(on-off) 해외여행자 보험’도 이색 사례로 꼽힌다.

미래에셋생명은 입원하지 않으면 보험회사 이익의 90% 이상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는 ‘사후정산형 보험’을 오는 7월 선보인다. 신용정보 평가업체 NICE는 전화·문자 수신 시 발신자의 통신·금융정보를 분석해 보이스피싱 위험을 감지하는 ‘통신사 협업 보이스피싱 방지 서비스’를 8월께 내놓는다. 콰라소프트는 환전·매매 수수료 등 거래비용을 최대 70~90% 아낄 수 있는 ‘해외주식 공동 주문’ 서비스를 연말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금융 사각지대에 있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겨냥한 서비스도 다양하게 출시됐다. 더존비즈온의 ‘회계 빅데이터 기반 신용정보 서비스’는 중소기업의 신용정보를 실시간으로 관리해 조달청 입찰, 건설사 수주 등에 필요한 신용등급을 충족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KB국민카드는 영세 가맹점의 카드매출 대금을 수수료 없이 결제일 다음 영업일에 바로 지급하는 ‘가맹점 매출대금 신속지급 서비스’를 7월 내놓는다.

혁신금융서비스에 참여한 스타트업들은 투자 유치에 도움을 받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 지금까지 16개 스타트업이 1364억원의 신규 투자를 끌어냈고, 34개 기업이 일자리 380개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핀다, 팀윙크, 핀셋은 대출 비교 서비스를 출시한 직후 각각 45억원, 30억원, 20억원을 투자받았다.

핀테크(금융기술)업계에서는 규제 샌드박스의 취지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일시적으로 규제 적용을 유예하는 방식보다 근본적인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 핀테크 스타트업 관계자는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것들을 보면 ‘여태까지 이런 것조차 규제 때문에 불가능했던 것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사례도 많다”고 했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102건의 운영 주체는 핀테크 기업이 54곳(53%)으로 가장 많다. 금융회사가 39곳(38%), 정보기술(IT) 기업이 6곳(6%)이다. 분야별로는 은행이 16건, 보험과 자본시장이 각 15건, 대출 비교 14건, 카드 13건, 데이터 12건 등이다. 정선인 금융위 샌드박스팀장은 “금융혁신을 위해 도입된 규제 샌드박스가 더욱 효과적이고 지속가능한 제도로 자리매김하도록 현장과의 소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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