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 '물꼬' 튼 5G 장비株, 한 번 더 갈 것"

입력 2020-08-02 15:21   수정 2020-08-02 15:24


“지금까지 구축한 5세대(5G) 이동통신 인프라는 모두 6기가헤르츠(㎓) 영역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겁니다. 28기가헤르츠 인프라 투자는 아직 시작도 안 했죠. 이 투자가 시작되면 관련 장비주 실적이 한번 더 반등할 겁니다.”

박강호 대신증권 자산리서치부장(52·사진)은 5G 장비 기업의 실적 전망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했다. 최근 다산네트웍스 케이엠더블유 등 5G 장비 기업은 주가가 크게 올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주춤했던 5G 인프라 투자가 재개될 거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박 부장은 “최근의 급등은 끝이 아니며 아직 추가 반등의 계기가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통신사들이 이르면 내년부터 28기가 5G 인프라 투자계획을 세울 예정”이라며 “이때 관련 기업 주가가 다시 한번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부장은 “28기가 5G 인프라는 6기가 인프라보다 중계기를 훨씬 더 많이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장비가 2~3배 더 많이 필요하다”며 “관련 기업의 실적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8기가 5G는 데이터 처리 속도가 6기가 5G보다 10배 정도 빠르기 때문에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다방면에서 더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며 “시기의 문제일 뿐 결국 이 방향으로 나아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주가가 크게 올랐다. 인텔이 7나노미터(㎚) 초미세공정 반도체 생산을 외부에 위탁하겠다고 했는데 삼성전자가 이를 수주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기 회복에 이어 호재가 겹친 것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려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올해 32조7161억원, 내년 44조4072억원, 후년 49조1053억원이다. 2018년 58조8867억원에 크게 못 미친다. 그러나 주가는 당시보다 높다.

박 부장은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우려가 나오는 게 이해는 된다”면서도 “최근 사회가 변하는 것을 보면 D램 반도체 산업이 구조적이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 이 부분이 주가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자율주행차, 전기자동차 등 D램 반도체가 필요한 산업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중국의 반도체 기업이 관련 시장에 진입하기 어려워진 것도 삼성전자에는 호재다.

최근 미국에서는 ‘그래픽처리장치(GPU) 반도체’ 전문기업 엔비디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박 부장은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을 추월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가능성이 낮다”고 답했다. “GPU 반도체는 필요한 곳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삼성전자처럼 크게 성장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그는 “미국 반도체기업이 지금까지 관련 부품을 중국에서 많이 조달했는데 이를 한국으로 돌리는 흐름이 감지된다”며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부장은 1992년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직후에는 일반 기업에서 일하다가 1996년 우리증권(이후 LG투자증권을 거쳐 NH투자증권에 합병)에 입사하며 증권업계에 처음 발을 들였다. 대신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건 2005년이다. 전자산업 애널리스트로 줄곧 일했다. 지난해부터 자산리서치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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