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유동성 시대, 각광받는 '불리온' 金 투자

입력 2020-08-20 18:08   수정 2020-08-21 00:08

바야흐로 ‘유동성의 시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각국이 침체된 경기를 살리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풀면서 주식과 부동산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국제 금·은 가격도 역대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실물투자의 일환으로 금이나 은으로 제조된 주화와 메달을 구매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금화는 기원전 750년쯤 소아시아의 리디아왕국에서 처음 만들어진 이후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다. 근대적인 국제 거래 수단으로 금이 표준이 된 것은 영국이 1816년 금본위제를 채택한 이후부터다. 지불과 거래 수단으로서의 금은 1971년 달러화에 대한 금태환이 정지되고, 1976년 변동환율제가 적용됨에 따라 그 생명력이 다하게 된다.

하지만 금화와 은화는 매력적인 가치 저장과 투자 수단으로 다시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1950년대 이후 서구에서 발행되기 시작한 ‘불리온 주화(bullion coin)’가 그 주인공이다. 불리온은 각국 중앙은행이나 조폐기관이 자국을 상징하는 동식물 등을 소재로 제조하고 그 순도와 무게를 보증한다. 금, 은, 백금 같은 귀금속은 물론 팔라듐을 비롯한 희귀 금속도 활용된다. 수집과 투자 문화도 탄탄하다. 현재 불리온의 세계 시장 규모는 11조원 이상으로 추정되며 미국의 ‘이글’, 캐나다의 ‘메이플 리프’, 영국의 ‘브리타니아’, 중국의 ‘판다’, 호주의 ‘캥거루’ 불리온 주화가 대표적이다.

이들 불리온 주화에는 각각 다른 역사·문화적 배경이 있다. 유럽과 영연방 국가에서는 전통적으로 왕실의 재정 조달을 위해 금화와 은화를 꾸준히 발행해 왔다. 중국은 명대 이후 은본위제의 경제체계가 있었고 전통적으로 귀금속 선호 사상이 높았다. 우리는 불리온에 대한 문화적 저변이 얕은 편인데 수년 전부터 불리온 제품에 투자하려는 흐름이 생겨나고 있다.

한국조폐공사는 70년 가까이 축적해 온 주화 제조 및 디자인 기술을 바탕으로 2016년부터 불리온 메달 사업을 전개해 오고 있다. 4년여의 짧은 기간에 글로벌 시장 수출액이 779억원에 달하는 등 한국을 상징하는 소재와 스토리로 세계 시장에서 호평받고 있다. 한국인이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는 ‘호랑이’, 2002 월드컵 서포터즈로 부활한 신화 속 ‘치우천왕’ 불리온 메달 등이 대표적이다. 올 5월에는 ‘코리안 피닉스(봉황)’ 메달을 국내에 선보였고, ‘2020 치우천왕 불리온’ 은메달 등도 국내외에 동시 출시한 바 있다.

조폐공사는 한국거래소(KRX)에서 거래되는 금의 순도를 보증하는 품질인증기관으로 특히 신뢰도가 높다. 이런 조폐공사가 주도하는 국내 불리온 시장의 확대는 불리온에 관심 있는 투자자들에겐 의미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계란은 한 바구니에 담지 않는다’는 투자 격언이 있다. 요즘 같은 때에 불리온 메달은 투자 포트폴리오의 장기적인 안정성을 높여주면서 수집의 재미도 제공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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