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場에 분산 투자"…채권 사들이는 큰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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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0-09-08 15:24   수정 2020-09-08 15:26

"유동성 場에 분산 투자"…채권 사들이는 큰손들


고액 자산가 A씨는 지난 7월 한 증권사의 프라이빗뱅킹(PB) 지점에서 KB금융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50억원어치를 매수했다. 신종자본증권은 은행이 주로 발행하는 영구채로, 만기가 없는 대신 일정 기간 뒤 매수청구권(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이 상품의 예상 수익률은 연 2.9~3.0%다. A씨는 “최근 자본시장이 활황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수익률이 높진 않지만 여유자금을 넣어놓기에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어 투자했다”고 말했다.

개인의 채권 투자가 최근 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에 7169억원이었던 개인의 장외 채권시장 순매수 금액은 2분기 1조1501억원으로 60.4% 늘었다. 3분기에는 이달 3일까지 6899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가 아직 한 달 남은 점에 비춰보면 분기 말에는 2분기 수준에 이를 가능성이 있다. 한국거래소를 통한 개인의 장내 일반채권시장 투자는 1분기 165억원 순매도에서 2분기 1129억원 순매수로 돌아섰다. 3분기 들어서는 이달 3일까지 799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채권 투자가 늘어난 건 최근 위험자산, 안전자산 할 것 없이 자본시장 전반에 유동성 유입이 늘어난 것과 관련 있다. 한 증권사의 서울 강남지점에서 일하는 프라이빗뱅커(PB)는 “시중 유동성이 넘치고 있어 자산가들이 여유 자금의 일부를 채권에 넣어놓는 경우가 많다”며 “코로나19 사태로 회사채 가격이 급락했을 때 이를 저가 매수한 뒤, 이후 상황이 안정돼 가격이 뛰었을 때 매도해 차익을 얻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외화표시 채권 거래도 활발하다. NH투자증권을 통한 개인의 외화 채권 거래금액은 올해 초부터 이달 3일까지 1조4755억원이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 1조4061억원에서 4.9% 늘었다. 외화 채권에는 해외 기업이 발행한 물량뿐만 아니라 국내 기업이 달러 등을 조달하기 위해 발행한 채권도 포함된다. 이경욱 NH투자증권 채권상품부 과장은 “외화 표시 채권은 유동성이 많고 분야가 다양하다”며 “위험도(리스크)와 수익률이 일반적인 안전자산 수준을 넘는 것도 많다”고 설명했다.

채권은 개인이 한 상품 전체를 매수하는 건 쉽지 않다. 단위당 발행금액이 수십억원 이상이기 때문이다. 그보다 증권사가 우선 매수한 뒤 개인에게 쪼개 판매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때도 최소 금액이 1억원 이상이다. 이렇게 판매되는 건 만기가 짧은 단기채가 주를 이룬다. 위험도가 낮은 국공채는 금리가 연 1% 정도여서 개인 수요가 많지 않고, 2% 이상 나오는 신용도 A등급 이하 회사채가 많이 팔린다. 은행이 발행하는 신종자본증권도 채권 투자자들에게 인기다. 신종자본증권은 재무제표상으로 부채가 아니라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발행량이 많아 투자자들의 접근이 쉬운 편이다. 최근에는 지난 8월 하나금융지주가, 이달 신한금융지주가 신종자본증권을 각각 5000억원어치 발행했다. 최근 신종자본증권의 발행 금리는 3%가 조금 넘는데 개인투자자가 매수하면 2% 후반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다.

채권은 대부분 장외에서 거래되기 때문에 개인이 직접 증권사 지점을 방문해 상담한 뒤 투자 결정을 내리는 게 보통이다. 문의하면 해당 증권사에서 보유한 상품을 소개받을 수 있다. 안전하게 묶어놓고 싶은 목돈이 있다면 정기예금보다 채권이 유리할 수 있다. 정기예금은 만기를 못 채우고 중간에 돈을 빼면 약속한 금리를 못 받지만, 채권은 언제라도 매도를 통해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만기 이전에 매도할 경우 가격 하락에 따른 손해를 볼 가능성도 있다.

해외 채권 가운데서는 브라질 국채 수요도 많다는 게 증권사 담당자들의 설명이다. 증권사들은 브라질 국채를 500만원 단위로 쪼개서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채권의 금리는 연 4~5% 정도다. 이지연 미래에셋대우 마포WM 부지점장은 “한국·브라질 정부가 맺은 비과세 조약 덕택에 브라질 국채에 투자하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며 “이 비과세 혜택은 약 10년 동안 유지돼 왔고, 앞으로도 단기간에 종료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시중금리가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채권 금리도 올라갔다. 금리가 높은 것 자체는 채권 투자에 좋지만 오름세가 지속되는 시기에는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 금리와 채권 가격은 반비례하기 때문에 이때 매수한 뒤 만기 전에 매도하면 채권 가격 하락에 따른 손해를 볼 수 있어서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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