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180석' 文, 레임덕 없는 첫 대통령 될까 [정치TMI]

입력 2020-09-12 08:00  


조국 전 법무부 장관부터 오거돈 전 부산시장,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원순 전 서울시장, 추미애 법무부 장관까지 여권에 각종 논란이 일고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 악재에도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1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9월 2주(8~10일)차 정례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전주 대비 1%P 오른 46%를 기록했다(※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로 진행. 응답률은 15%.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홈페이지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정치평론가인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최근 각종 악재가 쏟아졌고, 임기 후반기임을 감안하면 '콘크리트'를 넘어 '다이아몬드' 지지율"이라고 짚었다.

역대 정권은 집권 4년차부터 레임덕(권력 누수) 현상이 시작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다르다. 올해 집권 4년차를 맞았지만 여권 내부에서 눈에 띄는 레임덕 현상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전당대회를 앞두고 낯 뜨거운 '충성경쟁'까지 벌어졌다.

최근 치러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후보들은 저마다 문재인 대통령과의 친분을 내세우며 선거에 임했다. 결국 '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종민 의원이 최고위원 선거에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정치권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최초로 레임덕 없이 임기를 마치거나, 레임덕을 겪더라도 이전 정권과 비교해 강도가 매우 약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정치평론가인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은 대부분 동의하고 있다. 이견이 공개적으로 표출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누가 여권 차기 주자가 되든 큰 줄기에선 정책적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당내에서 친문과 가장 대척점에 서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조차 최근 "(현 정권과)차별화는 없을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과거에는 임기 말 차기 주자에게 권력이 쏠리고 차별화를 시도하며 현직 대통령 정책에 제동을 걸거나 180도 뒤집는 경우도 있었다.

최진봉 교수는 "이외에도 문재인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이어지는 범여권 180석(민주당+열린민주당)이라는 든든한 배경, 어떤 상황에서도 유지되는 탄탄한 강성 지지층 등이 있다. 이를 감안하면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바라봤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임기를 마치는 경우가 많았다. 여당이 다수라 해도 당내에 반대 계파가 상당수 존재했다. 반면 지금은 당내 반문을 표방하는 세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열린민주당도 열성 친문 지지층이 기반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레임덕은커녕 퇴임 후에도 상당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지지율이 관건"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말까지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면 레임덕 없는 퇴임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매에는 장사가 없는 법인데 향후 각종 악재가 쏟아져도 문재인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면서도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는 것이 정권 재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면 차기 주자들이 각을 세울 이유가 없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레임덕 없이 퇴임한다면 역대 최초가 아니라 전세계 최초"라며 "대통령제 국가에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권보다 정당의 생명력이 길다. 정권은 몇 년마다 바뀌지만 정당은 지속되므로 결국 지지율이 역전될 수밖에 없다"면서 "앞으로 민주당 지지율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역전되면 레임덕 현상이 본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제에서는 차기 권력이 등장하면 당연히 그쪽으로 권력 쏠림 현상이 발생한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아무리 높아도 퇴임할 사람은 할 수 있는 게 없다. 친문 중에서 차기 권력이 나와도 마찬가지"라고 단언했다.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현재 야당의 유력 차기 대권주자가 없기 때문에 레임덕 현상이 더디게 나타나는 것이다. 대선이 임박하면 야권에서도 유력한 차기 주자가 나타나면서 레임덕 현상도 생길 것"이라고 짚었다.

그는 "(여권 내 차기주자도) 당심만으론 대통령이 될 수는 없다. 이재명 지사가 현재 '차별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것은 의미가 없다"며 "언젠가는 문재인 대통령에 각을 세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특히 장성철 소장은 "레임덕 현상이 이전 정권들과 비교해 약하게 나타날 수는 있다"면서도 "이에 대한 열쇠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쥐고 있다"고 평했다.

장성철 소장은 "추미애 장관이 정권 수사를 하는 검사들을 '탄압'하고 있다. 만약 (아들 군 복무 특혜 의혹으로) 추미애 장관이 물러나면 현 정권에 대한 수사에 불이 붙을 수 있다"며 "각종 악재에도 문재인 대통령이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던 것은 직접 책임져야 할 문제는 아니었기 때문이다. 만약 옵티머스, 라임 사건 등에 청와대 관계자가 연루된 사실이 밝혀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내년 4월 재보궐 선거를 분수령으로 봤다. 그는 "만약 선거에서 여당이 이기거나, 지더라도 대통령이 지지율 40% 이상을 유지한다면 레임덕 없이 임기를 마칠 수 있다"고 했다.

다만 최진 원장은 "현재는 정권이 코로나 사태 반사효과를 보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난 후 진짜 실력이 나타날 것"이라며 "현재 지지율이 높다고 방심하지 말고 반대층까지 품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지지층이 견고하지만 반대층 또한 매우 견고하고 강성"이라며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 될 수 있다. 임기 말로 갈수록 반대층을 품는 정치를 하는 게 레임덕 없이 퇴임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TMI는 '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의 준말입니다. 꼭 알지 않아도 되는 정보지만 독자들이 궁금해할 만한 정치 뒷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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