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재건축, 조합원과 일반분양자 집 창문 왜 다른가요"

입력 2020-11-02 17:11   수정 2020-11-03 00:41

“일반분양자와 조합원 집 외관을 다르게 짓는 건 일종의 ‘낙인’ 아닙니까.”

올해 초 서울 개포동 주공4단지를 재건축하는 개포프레지던스자이 청약에 당첨돼 입주를 기다리고 있는 A씨는 최근 황당한 소식을 들었다. 일반분양자와 조합원 주택 창문이 각각 다른 재질로 설치된다는 것이다. A씨는 “창문이 다르면 외관에서부터 차이가 난다”며 “일반분양을 통해 시세보다 저렴하게 분양받았다고 해서 지나치게 차별받는 것 같아 불쾌하다”고 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개포주공4단지 재건축조합은 최근 총회를 통해 조합원과 일반분양 주택 거실 및 주방에 설치하는 창호를 각각 다른 재질로 설치하기로 했다.

조합은 조합원 주택에만 고급 주상복합과 호텔 등에 사용하는 알루미늄 단창을 적용하기로 했다. 통창 형태인 알루미늄 단창은 요즘 고급 아파트에 많이 사용되는 창호다. 외부에 유리 가림막 등이 설치되는 일반 창호보다 값은 비싸지만 조망과 개방감 확보에 유리하고 화재 안전성도 높다.

국내 최고가 아파트 중 하나로 꼽히는 서울 한남동 나인원한남도 알루미늄 단창으로 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포프레지던스자이 일반분양 주택은 기존 입주자 모집공고에 나온 대로 일반 아파트에서 사용하는 폴리염화비닐(PVC) 이중창을 시공하기로 했다.

분양업계에서는 조합원과 일반분양 주택 간 외장재까지 차이를 두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온다. 재건축사업은 용적률을 높여 늘어난 주택을 일반에 분양해 얻은 수익을 공사비로 충당하는 구조다.

일반분양 가격에서 건축비를 뺀 만큼 수익이 발생하기 때문에 조합원 주택에 설치하는 고급 마루 등 내장재를 일반분양 주택에 적용하지 않는 경우는 적지 않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 분양가 규제로 일반분양가가 워낙 저렴하게 나오다 보니 청약 수요가 넘쳐 일반분양 주택 품질에 그게 신경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장재가 아니라 외관까지 다르게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외관의 통일성이 떨어지면 조합원 소유 주택 가격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는 일반분양 주택과 조합원 주택 간 차이가 더 커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세보다 저렴한 ‘로또 분양’을 양산하면서 재건축의 사업성이 떨어지면 조합이 줄어든 수익을 보전하기 위한 방도를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포프레지던스자이는 지난 1월 분양 당시 주변 시세 대비 10억원 이상 저렴한 분양가로 232가구 공급에 1만5082명이 몰렸다. 당시 분양가가 20억7300만~22억6500만원이던 전용 114㎡B의 평균 당첨 가점이 72점에 달하는 등 경쟁이 치열했다. 2023년 2월 준공될 예정이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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