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노조 종식' 새 노사관계 쓴다…삼성전자 노사 첫 상견례

입력 2020-11-03 15:20   수정 2020-11-03 15:42


삼성전자 노사가 새로운 노사관계 정립을 위한 첫 발을 내디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51년 무노조 경영을 종식하겠다며 '뉴삼성'을 선언한 지 6개월 만이다.

통상 수개월이 걸리는 단체협약이 체결되면 "삼성전자 창사 51년 이래 최초"라는 기록을 쓰게 된다.

삼성전자 사측과 노동조합 공동교섭단은 3일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상견례 겸 1차 본교섭을 진행했다.

사측에서는 최완우 DS부문 인사기획그룹장(전무)를 포함한 교섭위원 11명과 나기홍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공동교섭단 측 교섭위원으로는 김만재 한국노총 금속노련 위원장, 진윤석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위원장을 비롯한 공동교섭단 교섭위원 11명이 참석했다.

경영진은 과거의 무노조와는 확실히 선을 그었다. 나기홍 부사장은 "이 자리는 삼성의 새로운 노사관계, 노사문화를 만들어가는 굉장히 중요하고 의미있는 시간"이라며 "노사 모두가 상호 이해하고 동반자로서의 중요성도 인식해가며 상생과 협력적인 노사관계의 모델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만재 위원장도 지난달 25일 별세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을 언급하며 "글로벌 기업을 만들기 위한 고인의 유지가 이어지기 위해 앞으로 삼성이 노동자들과 함께 힘을 모아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며 "삼성전자의 괄목한 성장 속 노동자들의 눈물과 헌신을 잊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초일류 100년 기업의 첫걸음은 노동자를 존중하고 노조활동을 인정하는 것이고, 상견례가 바로 그 역사적 현장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교섭에는 처음으로 삼성전자 4개 노조가 창구 단일화 절차를 통해 공동교섭단을 꾸려 참석했다. 가장 조합원 수가 가장 많은 4노조의 상급단체인 한국노총 금속노련이 권한을 위임 받아 단체교섭에 나섰다. 나머지 노조에는 상급단체가 없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교섭단은 전국삼성전자노조 7명을 포함해 삼성전자사무직노조(1노조) 삼성전자구미지부노조(2노조) 삼성전자노조(3노조) 각 1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상견례에 앞서 사측과 교섭위원 구성 등 기본 사항에 대한 2차례 실무협의를 진행한 바 있다.

이날 한 시간가량 진행된 상견례에서는 단체교섭 관련 기본 원칙과 함께 교섭위원 활동시간 보장, 단체교섭 준비를 위한 임시사무실 제공, 주 1회 실무교섭, 월 4회 교섭 등의 내용이 담긴 기본 합의서에 노사 교섭위원들이 각각 서명했다.

회사는 단협에 참여하는 시간 등을 근무시간으로 인정하고, 단협 체결 이전에도 노조에 임시 사무실을 제공하기로 했다. 노조는 단체교섭안을 이번 주 내로 경영진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다음 교섭은 이달 17일 개최된다.

김만재 위원장은 상견례 이후 브리핑 자리에서 "향후 삼성전자 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안은 노사관계가 돼야 한다. 삼성 그룹사의 단체교섭에 대표이사가 진정성을 가지고 교섭장에 나와 실질적인 교섭을 위해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성수 한경닷컴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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