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스티브 잡스도 견제한 '음원공룡' 스포티파이

입력 2020-11-12 17:46   수정 2020-11-13 03:00

‘음악산업의 넷플릭스’ 스포티파이가 한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국내 음악배급사들과 협상하고 있다. 스포티파이 창업자인 다니엘 에크 CEO는 음악을 스트리밍으로 값싸게 제공하고, 심지어 광고를 참아내면 무료로 들려줘 세계 최대 음악서비스 기업이 됐다. 애플 등 경쟁사들보다 앞선 추천곡 서비스를 개발한 게 도약의 발판이 됐다. 곡 재생 이력이 비슷한 사용자끼리 모아 엄청난 양의 곡 재생 데이터를 분석하고, 템포와 구조, 강도 등이 서로 잘 어울리는 곡들끼리 재분류했다.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조깅 중일 때는 빠른 템포의 음악을 추천하고, 운전 중일 때는 속도에 맞춘 음악도 선보였다. 미국 음악시장을 지배해온 애플뮤직도 뒤늦게 다운로드 중심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바꿨지만, 대세는 스포티파이로 기울었다.

스웨덴 출신 두 기자가 쓴 《스포티파이 플레이》는 스웨덴의 작은 기업 스포티파이가 애플뮤직과 아마존을 꺾고 세계 최대 음악서비스 기업으로 성장한 과정과 비결을 추적한다. 5000만 곡 이상의 음원을 보유한 스포티파이는 세계 92개국에서 이용자 3억 명 이상을 확보했다. 2019년 매출 9조3000억원 중 70%를 저작권료로 지급했다. 시가총액이 60조원에 이른다.

성공을 이끈 핵심 전략은 빅데이터를 통한 큐레이션, 상황변화에 기민하고 민첩하게 대응하는 애자일(agile) 조직 문화, 소셜네트워크로의 영역 확장 등을 꼽을 수 있다.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소규모 팀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애자일 조직문화를 구축한 덕분에 직원들은 실험을 끊임없이 해내면서 최적의 사용자 가치를 찾아냈다.

저자들은 세계 최대 미국 음악 시장에 진출하기까지 험난했던 과정도 소개한다. 스포티파이는 페이스북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미국인들에게 다가섰고, 애플뮤직을 세운 스티브 잡스의 집요한 방해공작도 극복해야 했다. 메이저 음반사들과의 음원 저작권 협상에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예상수입 금액을 선불로 내야 했다.

스포티파이는 한국 음원서비스 업체들이 곱씹어볼 벤치마크 사례이기도 하다. 한국이 스트리밍 서비스를 먼저 내놨지만, 국내 시장에 안주하는 바람에 스포티파이에 쫓기는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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