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시진핑 방한·미세먼지 이슈…중국 앞에선 작아지는 한국

입력 2020-11-17 17:58   수정 2020-11-18 02:33

최근 농도가 짙어진 미세먼지와 관련, 환경부가 “중국발(發)일 개연성은 작다”는 입장을 고수해 또다시 논란이다. 인터넷 등에서 “날씨가 추워지자 중국에서 난방이 시작되고, 코로나 사태로 한동안 멈췄던 공장이 재가동되면서 나타난 현상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자 “중국 탓이라기보다는 국내 대기 정체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중국에서는 2분기부터 공장 가동률이 회복됐는데도 미세먼지 농도가 1년 전보다 11.8% 개선됐다”는 게 환경부 주장의 근거다. 그렇지만 “중국 등지에서 1차로 미세먼지가 유입된 뒤 대기가 정체돼 공기질이 나빠진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더구나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이 중국과학원과 “2019년 3월 발생한 고농도 미세먼지는 중국에서 장거리 이동한 것”이란 내용의 공동연구 결과를 발표한 게 이달 초로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환경부가 왜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지 의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미국, 일본 등에 당당하다가 중국 앞에서는 작아지는 게 하루 이틀 된 일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 우리 기업이 중국에 보낼 예정이었던 전세기가 일방적으로 운항 취소 통보를 받았는데도 외교부는 “중국의 방역을 존중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혔을 뿐이다.

시진핑 주석 방한 문제도 그렇다. 중국은 큰 시혜라도 베푸는 양 필요할 때마다 이 카드로 한국을 이용해왔다. 미국을 견제할 필요가 있을 때 특히 그렇다. 지난해 말 왕이 외교장관이 한국에 왔을 때도 시 주석 방한 가능성을 흘리며 한편으로는 “미국의 내정간섭에 반대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최근 중국은 시 주석 방한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며 1년 전과 거의 똑같은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우리 정부가 그의 방한에 목을 매는 저자세를 보이니 해묵은 방법을 재차 동원하는 것이다.

코로나 사태 초기 “중국의 어려움은 우리의 어려움”(문재인 대통령)이라며 중국인 입국을 막지 않았던 우리나라에 한국인 입국자 강제 격리로 응수한 중국이었다. 달면 삼키고, 쓰면 언제든 뱉는다. 굴종적 외교는 ‘우리 편’을 만들기는커녕 국제사회에서 국가의 위상만 떨어뜨린다는 걸 정부는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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