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위기 지나"…美기업, 배당금 다시 푼다

입력 2020-11-23 17:31   수정 2020-11-24 01:10

미국 대형 상장사들이 코로나19 사태로 중단했던 배당금 지급을 속속 재개하고 있다. “최악의 위기는 지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봉쇄 조치가 시행되더라도 지난 2분기와 같은 경기 급랭은 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재고 확보와 배당금 등에 ‘쌓아둔 현금’을 풀고 있다는 분석이다. 코로나19 백신 개발 등으로 경기가 회복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기업들 숨쉬기 시작”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S&P500 지수에 포함된 미국 500대 기업 중 42개사가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올 3월 이후 배당금 지급을 중단했으나 최근 6개사가 다시 배당금을 주기 시작했다. 나머지 기업 중 상당수도 배당금 지급 재개 일정을 제시했다. WSJ는 “기업 경영진들이 최악의 위기는 지났다고 믿고 있다는 신호”라고 전했다.

지난주 미국 백화점 체인 콜스는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내년 상반기에 배당금 지급을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석유업체 마라톤오일도 지난 5월 글로벌 원유 수요 감소에 따른 유가 급락 후 중단한 배당금 지급을 다음달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식당 체인 다든레스토랑, 화장품회사 에스티로더, 목재회사 와이어하우저 등도 비슷한 계획을 발표했다.

의류회사 갭은 내년 초 배당금 지급을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제너럴모터스(GM)는 현 수준의 회복이 지속된다면 내년 중반께 배당금을 다시 지급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난주 배당금 재개를 밝힌 할인매장 체인 TJX의 어니 허만 최고경영자(CEO)는 “앞날을 예측하기 어려웠던 3분기 초반에 비해 매우 나아졌다고 느낀다”며 “장기 전망에 대해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마크 잔디 무디스애널리틱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다국적 기업들이 다시 숨을 내쉬기 시작했다”며 “경영진들이 코로나19 대유행이 지나갈 것으로 믿으면서 배당금 지급을 재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글로벌 자산운용사 야누스헨더슨을 인용해 올해 글로벌 기업의 배당금이 작년에 비해 17.5~20.2% 줄어든 1조1600억~1조2000억달러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제인 슈메이크 야누스헨더슨 투자담당 이사는 “올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한 해”라며 “하지만 경제가 회복하기 시작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여행·레저·소매업체 등도 다시 배당금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백신 개발로 인플레 전망도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하면서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물가지수 상승률이 내년 4월 2.4%까지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PCE 기준 물가지수는 미국 중앙은행(Fed)이 주시하는 물가 지표로, 지난 9월 기준으로 1.4%에 머물러 있다. 모건스탠리는 PCE 기준 물가지수 상승률이 내년 4월 이후 다소 하락하다가 11월 2.0%, 2022년 1월 2.1%, 6월 2.2%, 12월 2.3%로 다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엘렌 젠트너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미국 경제 성장의 일부는 그동안 억눌렸던 서비스 수요로부터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까지는 미국의 물가 수준이 Fed 목표치인 2%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고용시장이 2024년까지는 회복하지 못할 것”이라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억누르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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