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진우가 尹 만나 양정철에 '충성맹세' 요구"…나꼼수 내전

입력 2020-12-03 22:11   수정 2020-12-03 22:32


대표적인 친문(친문재인) 성향 언론인 주진우 전 시사인 기자가 친문 인사들로부터 공격당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했다.

김용민 평화나무 이사장은 3일 늦은 시각 페이스북을 통해 "주진우 기자는 윤석열(검찰총장) 패밀리"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두 사람은 모두 팟캐스트 '나는꼼수다'(나꼼수) 출신이다.

전날(2일) 김용민 이사장은 "A를 한때 가족같이 여기고, 그에게 불이익을 가하는 시도에는 모든 것을 걸고 싸우리라 다짐했던 저에게 이제 매우 혹독한 결심의 시간이 다가온 것 같다"며 "윤석열의 이익을 대변한 지난날의 과오를 반성하고, '탈윤석열'을 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내일)당신의 실명을 거론한 공개질의서를 내놓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친문 성향 네티즌들은 "김용민과 가족같이 지냈던 기자는 주진우밖에 없다"며 이 글이 사실상 주진우 전 기자를 겨냥한 것이라고 이미 예상했었다.

김용민 이사장의 경고에도 주진우 전 기자는 오늘까지 아무런 입장표명을 하지 않았다.

이날 김용민 이사장은 "주진우 기자가 우리 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분들이 적지 않다. 저도 주진우 기자가 우리 편이었으면 좋겠다"면서도 "그러나 그가 '윤 패밀리'로서, 윤의 정치적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다면, 윤석열이 물러나야 한다고 믿는 지지자 절대 다수에게 같은 편인 양 기만한 행위는 용납받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김용민 이사장은 "제가 취재한 증언에 따르면, 강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윤석열 씨가 양정철 씨와 회동할 무렵에 주진우 기자도 그 자리에 합석했다"며 "양 씨가 윤 씨를 (언론보도 외에는) 잘 모르던 시기였기에 주진우 기자가 두 사람을 소개해준 것으로 해석된다. 증언에 따르면, 총 4명이 있었던 이 자리에서 주진우 기자는 윤석열 씨에게 '형'으로 호칭하며 양 씨에게 반농담조의 충성맹세를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또 김용민 이사장은 "복수의 증언에 따르면, 검언유착 관련 문제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후, 주진우 기자는 추 장관을 찾아가 조언을 한다며 장관이 발동한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가 추 장관의 노여움을 산 일이 있었다"며 "여론을 빙자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제동을 걸려고 한 것은 아니었나? 추 장관의 어떤 조치가 부당하다는 것이었나? 혹시 그 견해 피력은 혹시 윤석열 씨의 뜻을 전한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외에도 총 4가지를 질문한 김용민 이사장은 "답변을 기다린다"며 글을 맺었다.

앞서 '검언유착' 의혹을 언론에 처음 제보한 이른바 '제보자X' 지모(55) 씨도 페이스북을 통해 주진우 전 기자를 공개 저격한 바 있다.

지씨는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을 통해 "(윤석열 검찰총장과 주진우 전 기자) 둘은 친분을 넘어 이미 '사랑과 집착의 관계'"라며 "그 권력을 이용해 (본인의) 총선 공천을 시도했고, 윤석열의 비선 노릇을 자처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미 기자가 아니다. 자기만의 권력을 구축하려는 드러나지 않은 우리 안의 '포장된 진중권'"이라고도 했다.

지씨는 또 "주진우는 윤석열 총장 임명 전 한 언론사에서 '(윤 총장의 부인) 김건희 출입국 기록건'에 대한 기사를 쓰려 하자 해당 편집장에게 전화해 '기사 나가면 검찰이 가만 안 둔다'는 협박을 했다고 한다" 등 확인되지 않은 주장을 쏟아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게시물은 신고 등으로 콘텐츠 이용이 제한되기도 했다.

지씨는 주진우 전 기자 지지자들이 반발하자 "저도 주진우 같은 류의 XXX가 뭔 짓을 해도 못 본 척, 모르는 척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그게 잘 안 된다"며 "(주진우 전 기자가) 이런 짓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면 그냥 저를 차단하라. 분명히 당신이 미친 것"이라고 했다.

지씨는 신라젠 주가 조작 사건 주범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 대리인 격으로 사기 횡령 등 전과가 다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언유착 사건을 제보한 후 추미애 장관을 공개 지지하는 등 친문 성향을 보여왔다.

주진우 전 기자는 지난달 27일 자신이 진행하는 방송에서 윤석열 총장의 재판부 불법사찰 의혹에 대해 "검사들이 만든 '사찰' 정보라고 하는 이 자료들은 '문건 수준이 조악하고, 검사들이 이 정도밖에 정보를 못 모았나' 하는 부분이 있다"고 발언해 여권 지지자들 반발을 산 바 있다.

이후 여권 지지자들 사이에서 윤석열 총장과 주진우 전 기자의 관계에 대한 의구심이 불거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
<svg version="1.1" xmlns="http://www.w3.org/2000/svg" xmlns:xlink="http://www.w3.org/1999/xlink" x="0" y="0" viewBox="0 0 27.4 20" class="svg-quote" xml:space="preserve" style="fill:#666; display:block; width:28px; height:20px; margin-bottom:10px"><path class="st0" d="M0,12.9C0,0.2,12.4,0,12.4,0C6.7,3.2,7.8,6.2,7.5,8.5c2.8,0.4,5,2.9,5,5.9c0,3.6-2.9,5.7-5.9,5.7 C3.2,20,0,17.4,0,12.9z M14.8,12.9C14.8,0.2,27.2,0,27.2,0c-5.7,3.2-4.6,6.2-4.8,8.5c2.8,0.4,5,2.9,5,5.9c0,3.6-2.9,5.7-5.9,5.7 C18,20,14.8,17.4,14.8,12.9z"></path></svg>다음은 김용민 이사장 페이스북 글 전문.

<주진우 기자의 해명을 기다립니다>
적지 않은 분들이 "갈라치기하지 말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갈라치기가 맞다, 안 맞다, 이 논란은 저에게 불필요합니다. 그저 넙죽 엎드려 죄송하다는, 용서를 구한다는 말씀을 드릴 의무만 있습니다. 차라리 조용히 이 무대를 떠나는 것으로 제 메시지를 대신하는 것이 더 옳은 행동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봤습니다.

주진우 기자가 우리 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 심연에는 주진우 기자가 우리와 계속 한 편이어야 한다는 간절한 소망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감합니다. 저도 주진우 기자가 우리 편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비교적 가까운 위치에서 그동안 주진우 기자의 행적과 발언을 살펴볼 때에 그가 과연 같은 편인지 의문을 가질 일이 적지 않았고 마침내 그를 '윤석열 패밀리'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는 뼈아픈 결론을 내리게 됐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그와 윤석열의 관계가 인간적으로 가까운 사이에 그치는 게 아닌가 보려 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윤 패밀리'로서, 윤의 정치적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다면, 윤석열이 물러나야 한다고 믿는 지지자 절대 다수에게 같은 편인 양 기만한 행위는 용납받을 수 없습니다. 그 기만으로 본인은 그 자들에게서 정보 등 유무형의 이익을 취하고 다수는 바보로 만든 것이 맞다면 말입니다.

그러나 제 판단이 틀릴 수 있습니다. 글을 올리는 이 순간에도 제 의혹 제기가 틀렸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주진우 기자에게 윤석열 패밀리 의혹이 있는데 이것이 규명되지 않은 채 그가 여전히 검찰개혁을 바라는 시민들로부터 무턱대고 '같은 편'으로 평가받게 되는 상황을 방기해, 훗날 주진우 기자를 믿고 응원했던 지지자에게 더 큰 절망과 슬픔을 안겨준다면 그것은 주진우 기자 자신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

그래서 개인적 차원에서 주진우 기자에게 묻고 답을 듣는 게 아니라 의혹을 해소하는 과정을 공개된 장에서 펼쳐보려 합니다. 이 모든 의혹 제기와 규명을 공론화함으로써 책임 있는 답변 즉 구속력 있는 답변으로 끌어내는 게 공익에 보다 합치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어제 글을 올리자 이 글의 주인공이 주진우 기자임을 직감한 어떤 전직 의원은 "주진우 기자가 약아서 이런 의혹 제기를 해봐야 너(김용민)만 다친다"고 했고, 현직 의원은 "주진우 기자를 공격하면 큰 상처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진우 기자에 대한 윤 패밀리 의혹은 정계, 관가와 언론계에서 폭넓게 떠돌았지만 보도는커녕 함구되는 분위기입니다. 한 기자는 “편집국에 폭탄전화가 우려된다”고 했습니다. 그의 영향력이 실로 막강함을 느낍니다.

이 글을 올리기 직전, 제가 개인적으로 신뢰하는 의원과 통화했습니다. 제 공개질의가 검찰개혁을 바라는 국민 사이에 내분을 야기할 가능성을 염려했습니다. 압니다. 그러나 이렇게 전선이 명확할수록 피아구분은 명확해져야 합니다. 검찰과 기득권을 나누고 그 이익을 대변하면서 검찰개혁의 대의를 위한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군사 쿠데타 세력을 제압했듯, 선거 민주주의를 무시하고 법치주의 위에 군림하려는 윤석열 권력을 문민통제의 대상이 되도록 만들고자 하는 마음에는 촛불시민 중 너와 나가 따로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글로 인해 제가 취할 수 있는 이득은 전혀 없습니다. 비난과 모욕 등 가시밭길만 있으리라 각오하고 있습니다. 그러하오니 부디 마음의 상처를 받는 분들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 아울러 주진우 기자의 납득할 해명을 부탁합니다.

이제 공개질의합니다.
1. 제가 취재한 증언에 따르면, 강력한 검찰총장 후보로 거론되던 윤석열 씨가 양정철 씨와 회동할 무렵에 주진우 기자도 그 자리에 합석했습니다. 양 씨가 윤 씨를 (언론보도 외에는) 잘 모르던 시기였기에 주진우 기자가 두 사람을 소개해준 것으로 해석됩니다. 증언에 따르면, 총 4명이 있었던 이 자리에서 주진우 기자는 윤석열 씨에게 '형'으로 호칭하며 양 씨에게 반농담조의 충성맹세를 요구했습니다. 묻겠습니다. 증언대로라면 세상 사람이 다 아는 주진우 ‘기자’는 기자로서 왜 이 자리에 참석했습니까? 취재 목적이었습니까? 검찰총장 후보자로 거론되던 윤 씨에게 충성맹세를 요구한 것이 농담이나 장난으로 치부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까?

2. 지난 4월초로 기억됩니다. MBC 한동훈 검언유착 의혹 보도가 나온 이후인데요. 주진우 기자는 저에게 한동훈과 채널A 이동재 기자는 소통한 바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의 만남을 입증하는 녹취록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아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묻겠습니다. 이렇게 말한 이유는 상황을 오판한 것입니까? 아니면 고의로 거짓말을 해 한동훈의 이익을 대변하고자 한 것입니까? 아울러 사실 아닌 이야기는 한동훈 이동재 두 사람 중 누구에게 전달받은 것입니까?

3. 복수의 증언에 따르면, 검언유착 관련 문제로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 후, 주진우 기자는 추 장관을 찾아가 조언을 한다며 장관이 발동한 총장에 대한 수사지휘권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가 추 장관의 노여움을 산 일이 있었습니다. 묻겠습니다. 주 기자는 이 일과 관련해 (추 장관 비판) 여론을 전달하려 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만, 여론을 빙자해 추 장관의 수사지휘권 발동에 제동을 걸려고 한 것은 아니었습니까? 추 장관의 어떤 조치가 부당하다는 것이었습니까? 혹시 그 견해 피력은 혹시 윤석열 씨의 뜻을 전한 것입니까?

4. 증언에 따르면, 윤석열-홍석현 회동 취재하던 모 기자가 윤석열 씨에게 반론 청취차 전화통화를 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주진우 기자는 그 기자에게 전화해 윤석열 라인이 삼성 수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그렇기에 윤석열 라인을 흔들면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묻겠습니다. 증언이 사실이라면, 윤석열 씨로부터 그 기자에게 항의 전화를 하라는 부탁을 받았습니까? 그리고 삼성 수사와 윤석열-홍석현 회동 보도가 무슨 상관이 있습니까?
이상입니다. 아직 물어볼 것들이 많지만 이 정도만 묻겠습니다.

답변을 기다립니다. 미흡하거나 해명이 제가 공개하지 않은 객관적 정황에 배치될 경우 추가질문을 할 수도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글을 마무리 하며 다시 한 번 검찰개혁을 열망하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여러분이 보내주시는 어떤 비판도 달게 받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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