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정전사고 예방 가능”...고전압 설비 진단·예측 시스템 개발

입력 2020-12-18 12:19   수정 2020-12-18 12:20

마흔을 넘긴 중장년 창업자들이 충남경제진흥원의 창업지원 시스템을 통해 스타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진흥원은 중장년 창업 활성화를 위해 2018년부터 만 40~64세 이하 3년 미만 창업자를 대상으로 창업공간, 사업화 지원비(최대 1500만원), 창업교육·전문가 컨설팅을 지원하고 있다. 뛰어난 기술력을 인정받은 우수기업 5곳을 소개한다.



2011년 1월 여수산업단지 대규모 정전으로 공장 20여 곳이 가동을 중단하면서 707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9월엔 수도권과 충북 지역 16개 산단 6000여 개 기업, 12월엔 울산산단 20개 기업이 정전으로 멈춰섰다. 그 해 피해 금액만 1339억원에 이른다. 이듬해에는 충남 아산의 삼성디스플레이가 200억원의 피해를 보는 등 정전 사태로 기업들의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충남 당진의 한 벤처기업이 국내 처음으로 대규모 정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중전기기 진단 및 기술 컨설팅 기업인 팩트얼라이언스(대표 이상훈·사진)는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발전기, 전동기, 변압기, 케이블 등 각종 고전압 설비(중전기기) 상태를 진단·분석하는 ‘중전기기 헬스케어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중전기기는 700V~765kV(76만5000V)의 고전압 설비를 말한다. 고전압 설비는 전기가 흐르는 구리와 구리를 감싸는 절연물, 철심, 절연유, 냉각수 등으로 구성된다. 이 회사는 전기가 흐르는 구리를 보호하는 절연물의 상태를 AI로 진단한다. 절연물이 낡거나 열화현상으로 훼손되면 설비가 멈추거나 대형 사고로 이어진다.

이 회사의 자동 진단 분석 시스템의 정확도는 91.5%다. 대우고등기술연구원이 수년에 걸쳐 33개 발전기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다. 제작사와 제작시기, 설비의 특징을 시스템에 입력하면 고장 확률이 높은 패턴을 파악해 대비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 대표는 한국동서발전 기술컨설턴트로 12년간 근무했다. 중전기기 시험 및 진단, 고장원인을 분석한 후 수기로 보고서를 작성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지난해 창업을 결심했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근무할 때 고전압 설비를 점검한 수치를 노트에 적고 사무실에서 다시 엑셀로 옮기고 최종보고서를 만드는 과정이 시대에 뒤처졌다고 생각했다”며 “한 사업장에서 30~40개의 장비를 분석하려면 최소 3일이 걸리고 일이 많으면 한달 넘게 걸리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충남경제진흥원의 중장년 재도약 창업 프로그램을 통해 개발 비용을 지원받았다. 이 회사의 ‘중전기기 헬스케어 플랫폼’은 장비 시험 데이터를 입력하면 AI가 실시간 서버에 전송하고 분석 결과를 2분 이내에 받아볼 수 있다. 중전기기 고장원인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개발되면서 국내·외 전력산업에 시스템을 적용할 수게 됐다. 박신영 기업부설연구소장은 “기존에는 시험 데이터를 고전압 설비 제조사에 보냈고 분석 결과에 따라 설비를 보수하거나 교체했다”며 “해외 제조사의 경우 연간 계약을 통해 한 해 수 십 억원의 컨설팅 비용을 지급했는데 앞으로 관리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사는 3차원으로 설비를 입체화해 각 분석 지점마다 점검 상태와 내용을 한눈에 볼 수 있는 ‘3D 모델링 데이터 스토리지’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이 대표는 “컴퓨터에 저장된 수많은 설비 자료를 일일이 찾아보지 않고서도 하나의 이미지를 클릭하면 모든 데이터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시대를 만들겠다”며 “내년 개발을 완료해 전력산업계에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당진=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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