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정문·엘리베이터 이용 금지"…외교협회 '갑질' 논란

입력 2021-01-17 10:17   수정 2021-01-17 11:42


한국외교협회가 자신들이 소유한 건물에 입주해 있는 대안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갑질’을 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들의 정문 이용과 엘리베이터 사용을 막는 차별적 대우는 물론, 일부 직원이 정문과 엘리베이터 사용을 허용해 달라는 학생들에게 욕설을 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한국외교협회는 전·현직 외교관들로 구성된 공익목적의 사단법인이다.

17일 대안학교인 ‘숲나플레10년 학교(숲나학교)’에 따르면 한국외교협회는 지난해 3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조치라는 이유로 서울 서초구 협회 건물에 입주해 있는 숲나학교 관계자들의 정문 출입과 엘리베이터 사용을 막았다. 이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1대뿐이기에, 100여명에 달하는 학생들과 교사들은 계단으로 다녀야만 했다. 1,2층을 쓰는 협회 직원들은 엘리베이터 사용이 가능하지만 3층에 입주한 학생과 교사들은 이용할 수 없다. 문경환 숲나학교 교사는 “장애아동이라도 입학하면 어떻게 해야 할 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최근에는 자유롭게 사용하던 운동장 문도 막았다.


경비업무를 하는 협회 직원 등이 학생들에게 욕설을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초등학생 상대로 사람답게 놀아라, XXXX 등 폭언하는 외교협회’ ‘소녀상 옮기고 저희도 옮기시게요?’라고 적힌 플랜카드들을 들고 협회 앞에서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시위에 참여한 문혜빈 양(19)은 “학교 앞에서 뛰어놀았을 뿐인데 욕설을 들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어른들이 1년 동안 잘 해결해보려고 노력하셨는데 도저히 풀리지 않았다는 것을 알고 학생들이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숲나학교는 2019년 한국외교협회 본관 3층과 기숙사 건물 일부를 임차했다. 처음엔 갈등이 없었으나, 지난해 협회의 회장이 바뀌면서 갈등이 커졌다는 것이 학교 측 주장이다.

주태용 숲나학교 교사는 “현재 회장이 취임한 뒤 곧바로 임대차 계약 관련 면담이 시작됐는데, 회장과 함께 새로 들어온 사무총장이 ‘학교와 맞지 않는 공간이니 계약 기간인 5년만 있다가 나가라’는 식으로 얘기했다”고 했다.

역대 22명의 협회 회장들은 모두 외교부 장관이나 해외 주재 대사를 지냈다. 현재 회장인 이준규 전 주일대사는 부산 소녀상 이전을 주장하고 후쿠시마 수산물을 옹호하는 발언을 해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한국경제신문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협회에 여러 차례 입장을 물었으나 해명을 듣지 못했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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