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세자매' 문소리 "김선영, 지하 암반수 같아" 연기 극찬 ①

입력 2021-01-19 11:59   수정 2021-01-20 09:10


문소리는 어떤 역할이든 자신만의 문법으로 체화해 표현하는 배우다. 1999년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박하사탕'으로 데뷔한 후 '오아시스', '바람난 가족', '가족의 탄생', '배심원들', '아가씨'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 속에서 각기 다른 인물을 연기해온 '프로'다. '여배우는 오늘도'로 제작, 연출, 연기에 도전했던 그가 이승원 감독의 영화 '세자매'로 돌아왔다. 물론 주연이고, 제작자이다. 배우 문소리는 오늘도 달린다.
배우 문소리는 김선영의 연기에 대해 '지하 암반수'같다고 극찬했다.

19일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에서 문소리는 "이승원 감독의 전작 '소통과 거짓말'에서 김선영이 준 충격은 잊을 수 없다. 무대에서도 언급했을 만큼이다. '선배님 저랑 같이 하셨으면 한다'는 말이 먼저 왔다. 문소리, 김선영과 하기에 이 이야기가 적당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작품에 참여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감독 본인은 형제가 없고 외동이라고 하더라. 하지만 이 감독은 주변에 상처받은 사람들, 마음이 아픈 사람들, 손가락질 하며 이해 못하는 사람들에 대한 엄청난 따뜻한 시선이 있다. 그런 것과 배우들이 합쳐져서 '세자매'가 시작됐다"고 덧붙였다.


김선영의 연기에 대해 문소리는 "제가 지어준 별명은 지하 암반수다. '암반수 오셨어요'라고 말한다. 지하 몇 백 미터 아래에서 바위를 뚫고 분출하는 듯한 속시원함이 있다. 내 마음이 뻥 뚤릴 정도의 파워다. 이런 이야기 하면 김선영은 '육각수 언니, 왜 이러세요'라고 하더라. 화답하며 지냈다. 저희끼리 그런게 너무 웃기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현장에서 연기 지켜보며 존경스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차에서 내려서 카메라 앞에가서 '갈까요?'이런다. 너 세수는 하고 왔니?라며 물어보기도 했다. 저도 비비크림도 안바르고 촬영한 적은 있었지만, 노지의 느낌 그대로 카메라 앞에 선 배우는 처음 봤다.대단한 자신감은 어디서 오는걸까 생각할 만큼 용감했다. 연기에 있어서는 독립운동가 같은 투지가 있다"

영화 '세자매'는 겉으로는 전혀 문제없어 보이는 가식덩어리 둘째 미연(문소리), 소심덩어리 첫째 희숙(김선영), 골칫덩어리 막내 미옥(장윤주) 세 자매가 말할 수 없었던 기억의 매듭을 풀며 폭발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문소리가 연기한 미연은 겉으로 보기에 모든 것이 완벽하다. 독실한 믿음으로 성가대 지휘자로 활동하며 아이 둘을 양육하고, 교수 남편을 뒷바라지 하는 나무랄 데 없는 가정주부이지만, 남편의 외도에도 속내를 숨기며 완벽한 척 산다. 실제로 문소리는 불교신자이지만 작품을 위해 교회를 다니며 독실한 크리스찬인 김선영에게 기도문 첨삭을 받기도 했다고.

그는 실제 문소리와 극중 모습이 멀어보여 주저했다고 했다. "미연과 먼 부분은 외부적인 조건들이다. 108배 자주하고 절에 자주 가는 불자인데 미연은 독실한 크리스찬"이라며 "교회 문화를 잘 모르고, 하느님 말씀을 잘 들어본적도 없었다. 그래서 멀게 느껴졌다"고 털어놨다.

문소리는 "그런데 내면적으로 비슷한 구석이 있었던 것 같다. 썩 좋아하는 부분은 아니다. 너무 핵심을 잘 알겠는데, 그래서 조금 짜증나는 심정이었다. 누구니 하며 와락 껴앉는 심정은 아니었다. 고민을 하다 만나게 됐다"고 밝혔다.

영화 '세자매'에 대해 문소리는 "남 이야기가 아니라 결국 내 이야기"라고 했다. 그는 "드라마를 구성할 때 굉장히 극적인 것을 많이 한다. 사람 몇 명 죽어나가는 건 큰 일도 아니고, 지구도 폭파시키지 않나. 저희는 그런 사건을 극적으로 구성하는 것과는 반대로 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건은 별일이 아닐 수 있다. 우리가 별거 아니라 생각하는 것들이 들어와서 사람 마음을 흔드는 순간, 사람은 이렇게까지 갈 수 있다. 인물은 극적으로 배치하고, 사건은 특별하지 않은 걸로. 옆집에 저런 아빠 있었던 것 같아라고 생각되는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영화 '세자매'는 오는 27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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