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中 전략 싹 바꿔 턴어라운드"

입력 2021-01-19 17:26   수정 2021-01-27 18:45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이 10여 년 전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중국 진출 이후 사실상 최악의 성적표다. 현대차·기아는 ‘더 이상 밀리면 끝’이라는 위기의식에 따라 올해 중국 사업의 전면 쇄신에 나서기로 했다.

점유율 3%대로 추락
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66만4744대로, 2019년 대비 26.9% 급감했다. 2년 연속 마이너스다. 판매 최대치를 기록했던 2016년(179만2022대)과 비교하면 4년 만에 62.9%나 줄었다. 2010년대 초반 10%를 넘었던 점유율은 지난해 3.4%까지 쪼그라들었다.

현대차·기아는 2002년 중국에 진출한 후 매년 조금씩 판매를 늘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미국 자동차 업체의 공백과 일본 도요타의 대규모 리콜 사태 등을 계기로 점프했다. 2008년 43만여 대 수준이었던 판매량이 2010년 103만여 대로 뛰었다. 기세를 몰아 2016년까지 내달렸지만 이후 급격한 하락세다. 2017년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시작되면서다.

중국의 자동차 수요도 이때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지난해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까지 맞았다. 그러나 ‘남 탓만 할 수는 없다’는 게 내부 평가다. 중국 소비자들의 대형·고급차 수요 증가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자만하면서 안주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국면에도 도요타, 혼다 등의 판매량이 늘어난 것이 방증이다. 도요타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179만여 대로, 8년 연속 판매 기록을 갈아치웠다. 중국 현지 사정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사드 보복은 판매 급감을 촉발시킨 하나의 계기가 됐지만 어중간한 브랜드 포지션도 문제”라고 말했다.
올해 신차 4종 출시 기대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이다. 한 해 8000만 대 안팎의 세계 자동차 판매량 중 2000만 대가량이 중국에서 팔린 차다.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라는 의미다.

현대차·기아는 올해 체질 개선에 나선다. 우선 다양한 신차를 출시하기로 했다. 상반기엔 현지 전용 중형 세단 ‘밍투’와 지난해 국내에서 먼저 출시한 신형 투싼을 내놓는다. 하반기엔 중국 전용 다목적차량(MPV)과 첫 순수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선보이기로 했다.

딜러망도 개선한다. 재고가 쌓이고 있는 딜러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소매 판매를 늘리기로 했다. 적정한 시장 가격을 지키기 위한 목적도 있다. 우수 딜러 중심으로 딜러 규모를 최적화할 계획이다. 경쟁력 없는 딜러는 퇴출하겠다는 것이다.

중장기적으로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제네시스 브랜드를 공식 론칭하기로 했다. 중국 전용 전기차를 출시하는 한편 온라인 판매 방식도 도입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재구축은 최소한 3년은 걸린다”며 “내년이면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기아는 중국 시장에서의 반등을 바탕으로 올해 해외 판매량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는 올해 해외 판매 목표를 341만여 대로 잡았다. 지난해(295만여 대) 대비 15.6% 늘려잡았다. 기아도 지난해보다 16% 증가한 238만여 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해외 수요가 회복되면서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작년보다 두 배 이상 증가하며 2014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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