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이슈] 초대장 있어야 가입 가능한 ‘클럽하우스’…“도대체 뭐길래”

입력 2021-02-19 15:17   수정 2021-02-19 15:17



[한경잡앤조이=장예림 인턴기자] 비대면 음성 기반 SNS ‘클럽하우스’가 장안의 화제다. 클럽하우스 이용자들은 연예인 노홍철과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누고, 임현주 아나운서에게 개인적인 고민을 털어놓는다.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에 이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까지 합세한 클럽하우스 열풍은 유명인과 IT업계 종사자, 일반인 가릴 것 없이 연일 뜨겁다.

클럽하우스는 이용자들의 목소리만으로 소통하는 SNS다. 2020년 4월 미국의 스타트업 알파익스플로레이션이 출시한 이 서비스는 텍스트와 사진 등 시각적인 요소가 주를 이뤘던 기존의 SNS와는 다르다. 실시간 대화방이 여러 개 있고, 원하는 방에 자유롭게 들어가 대화에 참여하는 식이다. 대신 아무나 이용할 수 없다. 기존 클럽하우스 이용자에게 초대권을 받아야만 이용 가능하다.

초대권을 받아 클럽하우스에 접속하면 나를 초대한 사람의 계정이 내 프로필 하단에 각인돼 있다. 나도 새로운 이용자를 초대하면 그 사람의 프로필에 나의 계정이 새겨진다. 실명인증 대신 ‘지인인증’인 셈이다.

여기까지 들은 클럽하우스가 ‘차세대 SNS’로 느껴진다면 당신은 아마도 앱을 다운로드하기 위해 휴대폰을 꺼내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휴대폰에 아무리 ‘클럽하우스’를 검색해도 나오질 않는다. 아이폰 iOS가 아닌 안드로이드를 이용하고 있는 사람은 이 앱을 볼 수조차 없다. 클럽하우스는 iOS 전용 앱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인 중에서 나를 클럽하우스에 초대해 줄 만한 사람이 없다면 다운을 받아도 소용이 없다. 하지만 우리는 의지의 한국인, 방법을 찾아 당근마켓과 중고나라로 자리를 옮긴다. '클럽하우스 하는’ 신세대가 되기 위해.


△문자메시지로 받은 클럽하우스 초대장(좌)과 클럽하우스 앱 내 관심사 초기 설정 화면 캡쳐(우).
초대권 얻으려 ‘중고거래’ 하기도…‘권력화된 소통’ VS ‘새로운 정보공유의 장’
실제 중고나라와 당근마켓 등 중고거래 모바일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클럽하우스 초대권’은 적게는 4천원부터 2만원에 이르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드는 찰나, 비슷한 의견을 가진 연예인들의 소신 발언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가장 먼저 비판 의견을 전한 래퍼 딘딘은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딘딘의 뮤직하이’에서 “확장된 소통. 나쁜 의미로는 끼리끼리 더 권력화된 소통”이라며 “초대장을 만 원, 이만 원에 판매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마치 중세시대 귀족이 파티할 때 들어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배우 김지훈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통해 “요즘 가장 화제가 되는 이 플랫폼을 보면 현대인의 심리상태 중 가장 자극에 취약한 부분들에 대해 엿볼 수 있다”며 “뭔가 대세가 되는 그룹에 속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면 스스로의 존재가치가 떨어지게 되는 건 아닐까 불안해지는 심리, 즉 멀쩡하게 보이지만 많은 이들에게 만연한 자존감 결여”라고 지적했다.
반대로 클럽하우스에 긍정하는 사람들은 ‘새로운 정보 공유의 장’일 뿐만 아니라 ‘코로나 시국에 적합한 SNS 플랫폼’이라는 의견을 전했다.


△당근마켓(좌)과 중고나라(우)에서 거래되고 있는 클럽하우스 초대권.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17일 발표한 ‘2030세대 클럽하우스 이용경험’ 설문조사에 따르면, 클럽하우스에 ‘우호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은 71.8%(483명)로 ‘부정적’인 의견 28.2%(191명)보다 2.5배가량 높았다. 그 이유로는 ‘새로운 정보공유의 장으로 기대한다’가 24.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코로나 시국에 비대면으로 즐기기 적합한 플랫폼 같아서(21.0%)’, ‘호기심(13.9%)’, ‘얼굴이 노출되지 않아 부담이 적어서(13.4%)’ 등이 꼽혔다.

현직자 직무 정보를 얻기 위해 클럽하우스를 시작했다는 대학생 김정연(가명, 25) 씨는 “정보 수집보다 네트워크 형성을 위한 목적이라면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평소에 발품을 팔아서 강연 듣던 편인데, 개인적으로 양질의 정보는 기업 자체적으로 여는 강연에서 얻을 것들이 더 많은 것 같다. 양방향 소통을 하고 싶은 사람은 클럽하우스를 이용하길 바란다”고 의견을 전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로 취업을 희망하는 취준생 최수미(가명, 26) 씨는 “엔터 쪽 일을 찾는 사람이라면 새벽에 클럽하우스를 이용하라”고 말했다. 최 씨는 “(새벽 시간대 클럽하우스에 들어가면) 유명 방송 프로그램 제작 관계자들이 들어와서 아이돌판이 어떻게 돌아갈지, 한국의 팬 문화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을 들을 수 있다”며 “영어 능통자라면 해외방도 들어가 보길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유희(遊?)방’, ‘사적 대화방’도 등장…매끄러운 진행 위해 ‘명확한 질문’과 ‘타이밍 적절한 갈무리’ 필요
그렇다면 클럽하우스는 ‘유명인이나 IT 등 유망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만 대화를 주도할 수 있나’ 의문이 생길 것이다. 그렇지 않다. 특정 업계에 대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대화는 하지 않고 팔로워만 늘리는 음소거 방’, ‘연예인 성대모사를 뽐내는 성대모사 방’, ‘여행 경험을 공유하는 여행지 추천 방’ 등 유명인이 아니더라도 유희를 공유하는 방들이 다수 존재한다.
클럽하우스는 이색적인 주제로 다양한 사람들과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좋은 주제를 가지고 있지만, 진행이나 다수 앞에서 말하기를 해본 적이 없어 망설이는 사람이 있다면 아래 팁을 참고하길 바란다.

클럽하우스에 관한 생각을 자유롭게 나누고 싶어 ‘클럽하우스 앞으로 어떻게 될까?’ 방을 만들었다는 지형은(29) 씨는 “오프라인으로 대화하는 것과 달리 클럽하우스는 50명, 100명의 청자가 있고 서너 명의 화자가 발언을 하는 식으로 돌아간다. 서로의 안면과 배경을 모르는 사람들이 원활한 대화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사회자(모더레이터)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 씨는 “모더레이터가 되면 새로 온 발언자들을 청자들에게 잘 소개하는 것부터 시작이다. 질문은 최대한 간결하면서 명확하게 해야 하며, 음성으로 들었던 말은 잠깐 주의를 놓치면 내용을 따라가기 어렵기 때문에 발언자의 말이 끝나면 핵심을 짧게 요약해 갈무리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전기차’를 주제로 대화방을 운영한 최민우(가명, 43) 씨는 ‘시작하기 전 몇 가지 주제를 적어 놓고 대화에 임하되, 대화가 잘 흘러가고 있는지 너무 큰 신경을 쓰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 씨는 “워낙에 각 분야 전문가가 많다 보니 사회자인 내 식견이 좁거나 얕다는 걱정이 들 수 있지만, 많이 아시는 분들은 어딜 가나 있기 때문에 그들이 좋은 발언을 할 수 있도록 분위기만 잘 잡아줘도 반은 성공한다”며 “그래도 청자 30명을 앞에 두고 화자 8명이서 얘기를 이끌어가다 보니 그들을 만족시켜 줘야 한다는 공적인 부담감이 들었다. 클럽하우스는 이런 부분에서 상당한 기여를 받고 있는 것 같다”는 견해를 전했다.



△클럽하우스 내 다양한 주제의 대화방 캡쳐.

jyr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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