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한·캄보디아 FTA, 함께 꾸는 공동번영의 꿈

입력 2021-02-24 17:38   수정 2021-02-25 00:07

캄보디아는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앙코르와트로 잘 알려진 나라다. 2019년 한 해에만 캄보디아를 방문한 한국인이 25만 명에 이른다. 캄보디아에서는 K팝과 K뷰티가 유행하고 있고, 2006년부터 매년 수도 프놈펜에서 한국영화제를 개최할 정도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한다.

경제 분야에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2020년 캄보디아와의 교역액은 8억8000만달러로 베트남의 1.3%에 불과하고, 우리의 수출국 중 60위, 수입국 중 63위에 머물러 있다. 메콩강의 허브에 자리한 지정학적 여건, 아세안에서 가장 젊은 인구구조 등 캄보디아의 높은 성장 잠재력으로 봤을 때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지난 3일, 양국의 경제협력에도 봄을 알리는 소식이 있었다. 한·캄보디아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것이다. 2019년 3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FTA를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해 7월 시작한 협상을 7개월 만에 타결해 ‘최단기간 FTA 타결’이란 신기록을 세웠다. 코로나19 장벽에도 불구하고 협상 개시부터 타결까지 전 과정을 화상으로 진행한 ‘최초의 비대면 FTA 타결’이라는 새로운 역사도 썼다.

무엇보다도 양국이 이번 FTA에서 한·아세안 FTA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비해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에 합의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우리는 전체 품목 중 95.6%의 관세를, 캄보디아는 93.8%의 관세를 없앰으로써 역점을 두고 추진해 온 신남방정책의 저변을 확대하고 안정적인 무역투자 기반을 구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우선, 15~35%의 높은 관세를 유지했던 자동차, 건설중장비 등의 관세를 철폐하기로 했다. 우리 승용차가 캄보디아의 도로 위를 달리고, 국내 화물차와 건설중장비가 한창 성장 중인 캄보디아의 건설 시장에 더 많이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농산물 수출길도 열리게 됐다. 캄보디아에서 프리미엄급으로 판매되던 딸기, 포도, 사과, 배 등의 과일 관세를 철폐키로 한 것이다. 15%였던 소주 관세 역시 없애기로 했다.

한·캄보디아 FTA를 통해 경제협력도 더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협정문에는 정보통신, 전자상거래, 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상생협력 모델을 발굴하고 경제협력을 도모할 것을 명문화했다. 유엔 최빈개도국 46개국 가운데 하나인 캄보디아는 한국의 ‘한강의 기적’을 모델로 ‘메콩강의 기적’을 꿈꾼다고 한다. 이를 위해 캄보디아 정부는 2020년부터 3년간 600개의 프로젝트 추진을 골자로 한 공공투자 3개년 계획을 수립했다. 또 의류, 신발, 식품가공에 편중된 산업 구조를 2025년까지 다각화하는 산업정책을 추진 중이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캄보디아의 손세브메이 선수는 캄보디아 역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종목은 다름 아닌 태권도였다. 그런데 손세브메이 선수의 뒤에는 한국인 감독이 있었다고 한다. 캄보디아는 자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한국인 국가대표 감독이 고마웠고, 한국은 아시아의 작은 나라에서 태권도 붐을 일으켜준 캄보디아 선수가 고마웠다. 혼자 꾸는 꿈은 그저 꿈일 뿐이지만,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고 한다. 이번에 타결된 FTA가 조속한 시일 내에 발효되고 교역과 다양한 분야의 협력으로 이어져 양국이 더욱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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