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보호하는 '신박한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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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3-01 09:01  

코끼리를 보호하는 '신박한 방법'은…


학생 여러분은 혹시 학교 화장실 바닥이나 변기에 누군가 가래를 뱉고 치우지 않은 흔적을 본 적이 있나요. 그 학생은 아마 자기 집에서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공공의 재산에 대해서는 소중히 다루고 아끼려는 마음이 없어지는 모양입니다.

2019년 여름 서울시가 서울역 인근 고가 정원인 ‘서울로 7017’(이하 서울로)에서 시민들에게 무료로 빌려준 양산은 시행한 지 한 달 반 만에 4분의 3이 사라졌습니다. 주요 진출입로에 비치해서 서울로에서 이용하고 공원을 떠날 때는 반납하도록 했는데, 몰래 숨겨 갖고 가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죠. 망가진 채로 반납한 경우도 많았고 아예 빈 우산거치대에 휴지를 버린 사례도 있다고 합니다. 서울시가 자전거 공유 시스템인 따릉이를 위해 무료로 대여한 안전모도 두 달 새 27.4%가량 분실되기도 했답니다.

이런 현상을 설명해주는 경제학 개념이 바로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입니다. 공유자원은 소유권이 설정돼 있지 않기 때문에 과다하게 사용돼 고갈된다는 내용입니다. 사람들은 자기 것은 아끼지만 여럿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것은 함부로 소비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야말로 ‘모두의 책임은 누구의 책임도 아니다’는 상황이 되죠.

공유지의 비극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의식에 호소하거나 사용료를 물리는 방법이 있습니다. 또 소유권을 부여해 효율적 사용을 이끌어낼 수도 있겠죠. 그 가운데 멸종위기종인 코끼리를 살리려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사례가 많이 인용됩니다. 무분별한 남획으로 코끼리 숫자가 줄어들자 케냐는 사냥을 불법화하고 상아와 가죽 거래를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밀렵이 그치지 않아 거의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반면 짐바브웨는 주민들에게 코끼리를 분양해 사유재산으로 삼도록 했습니다. 주민들은 코끼리를 정성껏 길렀고 코끼리 숫자는 늘어났습니다. 북미대륙 들판에 6000만 마리 넘게 있었던 버펄로(들소)는 19세기 유럽에서 이주한 이들의 남획으로 한때 400마리까지 감소한 적이 있지만 개인이 목장에서 기르는 소는 멸종 위험이 전혀 없는 것도 비슷한 사례입니다.

공유자원의 비극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언급할 정도로 수천 년 전부터 알려져 있었습니다. 공유지의 비극은 무엇이고 그 해결 방안과 제기되는 이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4, 5면에서 알아봅시다.

정태웅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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