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실손 갱신보험료 최소 50% 인상…갈아탈까, 유지할까

입력 2021-03-02 15:13   수정 2021-03-02 15:16


900만 명에 이르는 ‘구형 실손의료보험(1세대)’ 가입자 가운데 오는 4월 이후 계약을 갱신해야 하는 사람들 상당수는 보험료가 50% 이상 오를 전망이다. 일부 고령층은 올해부터 보험료가 100% 넘게 인상될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1세대 실손보험은 2009년 9월까지 팔린 상품으로 일반적으로 치료비의 100%를 보상해 준다. 지난 1월부터 인상이 이뤄진 2세대 실손보험(표준화 실손·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도 50% 이상 인상된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세대 실손보험 갱신 때 부담 급증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1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는 올해 4월부터 손해보험회사별로 15~18.9% 오른다. 이미 두 자릿수 인상률이 불가피하지만 계약을 갱신할 때는 올해 인상분만 반영되는 게 아니다. 1세대 실손보험의 갱신 주기는 3~5년이다. 이 기간에 인상된 보험료가 한꺼번에 오른다. 1세대 실손보험은 2018년을 제외하고 2017년과 2019년 10% 정도씩 인상됐고, 작년에도 평균 9.9% 올랐다. 5년간 누적 인상률은 53~58%다. 물론 갱신 기간이 3년이라면 오름폭은 5년일 때보다 줄어들지만 인상률이 30%는 족히 넘는다. 손해보험회사 관계자는 “4월 이후 1세대 실손보험 갱신 가입자는 50% 이상 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크다”며 “연세가 많으신 분들의 경우 보험료가 두 배로 오르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1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 인상률이 높은 이유는 자기부담금이 없기 때문이다. 병원 치료비나 약값의 거의 전부를 보험금으로 받을 수 있다 보니 ‘의료 쇼핑’을 막기 어려운 구조다. 일부 가입자의 과잉 치료가 전체 가입자들의 보험료 부담을 높이는 셈이다.
2세대 실손보험료 50% 이상 속출
1900만 명이 가입한 2세대 실손보험료는 올해 10~12% 인상됐다. 2세대 실손은 보험 가입자가 치료비의 10%만 부담(자기부담률)하고 나머지는 보험사가 내주는 상품이다. 지난해와 2019년 각각 9%대, 8%대 올랐다. 2018년에는 동결됐다. 2017년에는 회사별 편차가 커서 많게는 20% 넘게 인상됐다. 착한실손 또는 신실손으로 불리는 3세대 실손은 올해 보험료가 오르지 않았다. 자기부담률이 급여(국민건강보험 적용) 10~20%, 비급여 20~30%다.

정부는 실손보험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소하겠다며 오는 7월 4세대 실손보험을 출시하도록 했다. 도수치료 등 비급여 진료로 보험금을 타지 않았다면 다음해 보험료가 5% 할인되는 상품이다. 대신 비급여 보험금이 300만원을 넘으면 보험료가 네 배로 오른다. 극히 일부 가입자가 의료 서비스를 과다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에 기초한 보험이다. 비급여의 자기부담률도 특약 여부와 상관없이 30%로 높아졌다.

금융위원회가 사례로 제시한 40세 남자 실손보험료(손해보험 4개사 평균)에 따르면 지난해 1세대는 3만6679원, 2세대는 2만710원, 3세대는 1만2184원이었다. 4세대 보험료는 1만929원 정도로 예상됐다. 1세대와 4세대 실손의 보험료는 연간 30만원 이상 벌어진다.

보험업계는 1~2세대의 위험손해율을 고려할 때 향후 보험료 부담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보험사들은 보험료를 받아 사업비에 필요한 돈을 미리 떼고 남은 돈(위험보험료)으로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위험손해율이란 위험보험료 대비 지급된 보험금의 비율이다. 1세대와 2세대의 위험손해율은 각각 144%와 135%에 달한다. 연간 보험료 인상 최대폭(25%)까지 보험료가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지금처럼 보험료가 오른다면 병원 이용 빈도를 따져 4세대 실손으로 갈아타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며 “다만 고령자나 유병력자는 보장 범위가 넓고 자금 부담금이 적은 기존 상품이 유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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