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등을 통해 스마트폰을 구입한 뒤 통신사 요금제에 가입하는 자급제폰 이용자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통신 3사가 이들을 붙잡기 위한 요금제와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무약정 요금제는 물론 파손보험, 교체 프로그램 등 통신사를 통해 단말기를 구입한 고객에게만 제공하던 서비스까지 빗장을 푸는 모습이다.
5세대(5G) 이동통신 요금제인 ‘5G Y 무약정 플랜’과 LTE 요금제 ‘LTE Y 무약정 플랜’ 2종으로 구성됐다. 비대면 개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KT 온라인 직영몰 KT다이렉트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5G Y 무약정 플랜은 월 5만5000원에 200기가바이트(GB) 데이터를, LTE Y 무약정 플랜은 월 4만5000원에 100GB 데이터를 제공한다. 두 요금제 모두 기본 데이터를 소진하면 5Mbps(초당 메가비트) 속도 이내로 데이터를 계속 쓸 수 있다. 오는 8월 31일까지 만 29세 이하 이용자가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월 5500원의 요금을 할인해주는 프로모션을 한다. 이달 말에는 월 3만7000원에 데이터 10GB를 기본 제공하는 5G 요금제도 추가로 내놓을 예정이다.
KT는 지난 5일 자급제폰 이용자를 위한 자급제 단말기 파손보험도 함께 내놨다. 통상 스마트폰 파손보험은 새제품을 구매할 때만 가입할 수 있다. KT는 중고 공기기를 구입해 요금제에 가입하는 자급제폰 이용자가 많다는 점에 착안해 이 상품을 내놨다. 스마트폰 구매 경로와 사용 기간에 관계없이 파손보험을 제공한다. 이를 위해 비대면으로 스마트폰 상태를 검수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했다.
자급제폰 이용 고객이 KT의 교체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자급제폰 교체 프로그램도 오는 27일 출시한다. 24개월 월요금 납부 후 단말기 반납 시 최대 40%를 보상해준다. 박현진 KT 커스터머전략본부장(전무)은 “이번에 출시하는 Y 무약정 플랜과 각종 보험 서비스로 자급제폰 이용자도 더 편리하고 합리적으로 KT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통신 3사가 무약정 요금제와 자급제폰 전용 서비스를 잇달아 선보이는 이유는 자급제폰 가입자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보다 불법보조금이 줄면서 통신사를 통해 스마트폰을 구입해야 할 유인이 많이 줄었다. 5G 요금제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LTE 요금제를 계속 이용하기 위해 자급제폰을 쓰는 사례도 많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18년 12월 기준 6.89%이던 자급제폰 이용자는 작년 7월 9.54%로 늘었다. 업계에선 현재 10%를 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월 출시한 삼성전자 갤럭시S21은 자급제폰 구매자 비중이 30%에 달하기도 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자급제폰 시장이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이들을 잡기 위한 요금제와 서비스도 꾸준히 출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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