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어떤 잘못 했길래…역대급 3조 벌금 때린 중국 정부 [강현우의 차이나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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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04-17 10:00   수정 2021-04-17 19:41

'알리바바' 어떤 잘못 했길래…역대급 3조 벌금 때린 중국 정부 [강현우의 차이나스톡]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에 3조원대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반독점 관련 역대 최대 벌금입니다. 기존 최대는 2015년 퀄컴에 때렸던 1조원이었습니다. 퀄컴은 스마트폰에 핵심 칩인 AP를 공급하는 미국 기업입니다. 중국은 그동안 반독점 규제를 주로 외국 기업에 적용했었습니다. 이렇게 큰 벌금을 자국 기업에 부과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중국 당국에 어떤 변화가 있는 건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Q1. 중국에서 반독점이라구요?

중국은 자본주의를 상당히 많이 받아들이긴 했지만 여전히 근간은 사회주의입니다. 중국 경제에서 여전히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국유기업들이고요. 국유기업들은 국가 전체적으로 또는 각 성(省)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중국의 양대 조선사가 2019년에 합병을 해서 세계 최대 조선사가 됐는데, 중국 독점규제 당국에서 전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중국에도 반독점법, 중국식으로는 반농단(反壟斷·농단은 이익을 독점하다라는 의미)법이 있고, 이 법을 집행하는 공정거래위원회같은 기구인 시장감독관리총국이 있습니다. 행정부인 국무원 산하 기구입니다. 이게 설립된 게 2018년이니까 불과 3년 전입니다. 이전까지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국가공상행정관리총국 등에 흩어져 있던 관련 업무와 기능들을 통합해서 설립된 기구입니다. 이런 기구가 설립된 걸 보면 중국이 반독점 업무를 계속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라는 걸 엿볼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 입장에서 이해를 하자면, 중국은 독점 자체보다는 독점에서 나타나는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같은 폐해를 줄이는 데에 더 관심을 갖는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중국 최대 조선소가 중국 내 일감을 싹쓸이한다고 해도 세계 시장에서 한국 조선업체들이랑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하면 중국 입장에선 독점이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는 얘기죠. 이번에 규제 대상이 된 알리바바 같은 기업들은 중국 내에서 장사를 하니까 중국 소비자들을 보호할 필요가 커서 반독점 규제를 적극적으로 하겠다는 게 중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판단됩니다.

Q2. 알리바바는 어떤 잘못을 했나요?

시장감독총국은 지난해 12월 알리바바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조사 결과 알리바바는 2015년부터 타오바오나 티몰같은 자사 플랫폼 내 입점업체들에 '이선일', 즉 '양자 택일'을 강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알리바바에서 물건을 팔려면 다른 플랫폼에서는 장사하지 말라고 강제했다는 겁니다. 알리바바는 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의 기술을 이용해 소비자 맞춤형 가격 정책을 세운 뒤 입점업체들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시장감독총국은 알리바바에 182억2800만위안, 약 3조1100억원의 벌금과 함께 행정지도서를 보내 경영진의 책임 이행, 내부 통제 강화, 입점업체와 소비자 권익 보호 방안 개선 등을 요구했습니다.

Q3. 알리바바는 어떻게 대응했죠?

알리바바는 곧바로 "당국의 결정을 성실하고 결연하게 수용한다"는 입장문을 내놨습니다. "법에 따른 경영을 강화하고 혁신발전에 입각해 사회적 책임을 더욱 잘 이행할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알리바바는 또 벌금 부과 직후인 지난 12일에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당국의 지시에 부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장융 최고경영자(CEO)는 브리핑에서 자사 플랫폼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판매상들의 비용을 낮추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벌금이나 각종 조치들로 인해 알리바바의 사업이 실질적인 충격을 받지는 않을 거라고도 했습니다.

Q4. 그런데 벌금 소식 직후 알리바바 주가는 오히려 뛰었죠?


벌금 부과 발표는 토요일인 지난 10일에 있었습니다. 월요일인 12일에 홍콩증시가 열렸는데 알리바바는 장중 6% 넘게 뛰었습니다. 같은 날 알리바바 CEO의 브리핑도 있었지만, 시장에선 일단 예상했던 것보단 벌금 액수가 크지 않고, 또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다는 데에 더 주목한 것으로 보입니다.


벌금 180억위안은 알리바바의 상반기 순이익인 729억원의 4분의 1 수준입니다. 알리바바는 3월 결산법인이라서 지난 회계연도인 2021회계연도가 작년 4월에 시작해서 이번 3월에 끝났고요. 알리바바는 이번 벌금을 지난 회계연도에 넣겠다고 했습니다. 손실을 빨리 반영하고 지나가겠다는 의도고요.

홍콩 증권사들은 그동안 알리바바 주가 발목을 잡아온 리스크가 줄어들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알리바바 주가는 작년 10월 최고치보다 30%정도 빠진 상태입니다. 11월부터 앤트그룹 상장 중단과 반독점 규제 강화 등 풍파가 본격적으로 몰아치면서 시가총액도 5000억달러대까지 떨어졌습니다.


Q5. 앞으로 전망은 어떤가요? 이걸로 일단락이라고 봐도 될까요?

앞으로도 빅테크 규제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에는 여전히 두 가지 시각이 있긴 합니다. 하나는 중국의 규제의 주요 타깃이 알리바바를 창업한 마윈과 알리바바그룹이고, 이걸 하기 위해서 빅테크 규제를 들고 나왔다는 분석이고요, 다른 하나는 빅테크 영향력 축소가 주된 목적이고, 마윈과 알리바바는 시범 케이스로 걸렸다는 겁니다.

전자라면 알리바바는 앞으로도 계속 고초를 겪을 전망이고요, 후자라면 이런 벌금이나 앤트그룹에 내려진 회사 분리 같은 조치가 다른 기업들에도 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외신들을 보면 월스트리트저널이나 뉴욕타임스 같이 미국적인 시각을 좀 많이 담는 매체들은 마윈에 좀 더 무게를 두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 알리바바가 뉴욕증시에 상장돼 있어서 중국의 다른 빅테크들보다 알리바바에 더 관심을 갖기 때문으로도 생각됩니다. 한편으로 블룸버그나 로이터 같이 중국 시장에 더 집중하는 매체들은 후자, 즉 빅테크 전반에 영향이 지속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중국 주식을 전반적으로 보시는 투자자들이라면 빅테크 전반에 규제가 강화될 것이란 생각을 하시는 게 좋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Q6. 중국이 반독점 기구인 시장감독관리총국 규모를 확대한다고 하던데, 이건 빅테크 전반을 보겠다는 뜻으로 해석해야겠죠?


시장감독관리총국 직원이 현재 40명 정도 된다고 하는데요. 한국 공정거래위원회가 직원에 500명정도 되니까 중국 경제규모까지 생각하면 규모가 작은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게다가 여기가 한국의 식약처에서 하는 의약품 관련 업무도 하고 있거든요.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장총국이 앞으로 직원을 30명가량 늘린다고 합니다. 또 반독점 조사와 연구 관련해서 예산도 늘린다고 하고요.

시장총국이 지금 40명이고 늘려서 70명이 된다고 해도 조직이 크지 않은데, 벌려 놓은 일은 상당이 범위가 넓습니다. 먼저 작년 11월에는 플랫폼 경제분야 반독점 지침이라는 걸 내놨고요. 이걸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서 지난 2월에 확정을 했습니다. 내용은 역시 독점적 사업자가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하는 걸 막겠다는 거고요. 예를 들면 알리바바가 이번에 지적받은 양자택일이 있고요. 또 알리바바 플랫폼인 타오바오나 티몰에서 위챗페이 결제가 안되고, 또 텐센트가 투자한 징둥에서 알리페이를 안받는 것처럼 거래상대방 배제도 있습니다. 한국 공정거래법이랑 비슷하죠.

또 주목할 부분은 가격 조작인데요. 알리바바를 예로 들면, 이 회사는 타오바오 같은 쇼핑몰도 있고, 여기 뿐 아니라 중국인 생활 전반에서 쓰는 모바일 결제 알리페이도 갖고 있습니다. 알리페이는 교통카드 기능도 있고요. 또 서울시 따릉이 같은 자전거 대여사업도 합니다. 소비자가 어떤 식으로 소비하고 이동하는지 정보를 엄청나게 갖고 있습니다.

규제당국은 알리바바가 이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를 우롱했다는 의심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이 시점이 되면 어떤 물건을 살 거다 이런걸 예측해서 추천을 해주는데, 이걸 정상 가격보다 약간 높게 제시를 한다든가, 많이 깎아주는 척 하면서 제값을 받는다든가 하는 식으로 장사를 했다는 겁니다. 앞으로는 이런 가격 조작도 엄격하게 들여다보겠다는 게 당국의 방침입니다.

Q7. 빅테크가 갖고 있는 정보도 정부가 통제하겠다, 이런 얘기를 했죠?

이 부분도 배경이 좀 있습니다. 중국은 지금 사회신용시스템이라는 체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기업이나 개인의 신용도를 금전 거래 뿐 아니라 전 영역에서 수집한 정보로 평가하겠다는 겁니다. 치안, 사법, 금융, 세무 등 44개 중국 국가 기관이 기업과 관련해 쌓아온 정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있고요. 말 그대로 14억명 개개인의 행실을 일일이 감시하는 빅 브라더가 탄생하는 겁니다.

이 시스템 완성도를 높이려면 정부가 가진 정보만으로는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고요. 그래서 빅테크들에게 소비자정보를 내놓으라고 계속 요구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제가 중국에서 택시 대신 우버같은 디디추싱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는데, 특정한 요일 특정한 시간에 디디추싱 앱을 열면 제가 과거에 자주 갔던 목적지들을 먼저 추천해 줍니다. 플랫폼 기업들은 이런 식으로 장사를 하는 거죠.

중국 정부는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빅테크들한테 출자를 받아서 이런 정보를 관리하는 합작사를 만들겠다는 방침입니다. 이걸 기업들이 순순히 받아들일까가 문제인데요. 민간기업이라고 해도 알리바바의 마윈이나 텐센트의 마화텅도 공산당원들이고 지방이나 중앙에 꽌시가 돈독합니다. 마화텅은 국정자문기구인 정치협상회의, 정협 위원이기도 하고요. 좀 얘기가 새는데, 마윈이 공산당원임에도 최근에 당국이 이렇게 혹독하게 다루는 걸 보면서 다른 기업들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 싶습니다.

소비자정보를 정부에 다 내놓고, 또 공유까지 하게 되면 플랫폼 기반으로 장사하는 빅테크들은 경쟁 우위가 크게 약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Q8. 금융업도 규제를 한다고요. 빅테크들이 금융업도 하는군요?

알리바바의 앤트그룹이 대표적이죠. 앤트그룹은 중국 모바일결제 1위인 알리페이를 운영하는 회사고요. 알리페이는 원래 알리바바가 자사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 활용하던 결제 시스템입니다. 초기에는 전자상거래를 할 때 알리페이가 구매 대금을 먼저 받아놓고 구매자가 물건을 받아본 다음에 승인하면 판매자에게 돈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온라인 거래 신뢰도를 끌어올렸습니다. 알리바바가 중국 최대로 성장하는데 이런 시스템이 큰 기여를 했죠.

앤트그룹은 이런 알리페이 플랫폼을 들고 2011년 독립했고요. 앤트그룹은 이런 소비자정보를 바탕으로 금융업에서 크게 성장했습니다. 소비자들이 물건을 사는 패턴이나 지불 능력 등등을 분석해서 은행에서 쓰는 신용등급하고 다른 독자적인 신용평가시스템을 구축했고요. 이걸 바탕으로 소액대출 사업을 해서 대출 규모를 늘리면서도 연체율은 줄이는데 성공했습니다. 또 독자적으로 머니마켓펀드 MMF 같은 웨이바오도 만들었고요, 자산운용도 하고 보험업도 하고 있습니다.

Q9. 그런 금융업을 다른 빅테크들도 하는군요.

알리바바만 그러는 게 아니라 텐센트 메이퇀 디디추싱 징둥 이런 거대 기업들이 다 금융업을 합니다. 소비자 정보가 많으니까 유리하죠. 고객 적립금으로 돈놀이도 하고, 은행 제휴 카드도 만들고요. 저도 메이퇀 디디추싱 징둥을 거의 매일같이 쓰는데, 대출 받으라는 광고가 수시로 날아옵니다.

알리바바가 처음에 소액대출을 할 때는 은행에서 대출받기 어려운 서민이나 소상공인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된다는 평가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갈수록 서민들 고혈을 빨아먹는다는 평가가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빅테크들의 금융업 감독을 은행 수준으로 끌어올릴 방침입니다. 소액대출 사업에서 대출금의 30% 이상을 자기자본으로 충당하도록 했습니다. 이렇게 되면 남의 돈으로 대출을 해오던 게 막히는 거죠. 또 기존에 등록한 성 외에 다른 성에서 영업하려면 그 성에서 별도 허가를 받도록 했습니다. 전국에서 영업을 하려면 31개 성·시(省·市)에서 모두 면허를 따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Q10. 다음 타깃은 텐센트라는 얘기가 있더군요.

알리바바 벌금 발표가 나온 날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텐센트에 대해서도 벌금이 나왔습니다. 텐센트가 작년에 2위 검색업체 써우거우라는 회사를 35억달러, 4조원 정도에 인수하기로 했는데요. 시장감독총국이 독점금지법 심사를 받기 위한 자료를 충분히 내놓지 않았다면서 50만위안 벌금을 때렸습니다. 액수는 8500만원 정도니까 크진 않은데, 총국이 같이 내린 조치가 소비자 정보와 데이터 독립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을 단 것이었습니다. 빅테크가 활용해 온 소비자정보를 규제하는 또 다른 조치가 나온 겁니다.

중국 시장감독총국은 또 앞으로 인수합병을 더 엄격하게 본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되면 M&A로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이 된 텐센트가 아무래도 타깃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분석됩니다.Q11. 중국 당국이 빅테크를 전부 다 불러서 군기잡기도 했다고요.

지난 13일에는 시장감독총국과 인터넷정보판공실, 세무총국 이렇게 세 개 기관이 대형 인터넷 기업들을 모조리 불러모았습니다. 알리바바 텐센트에다가 검색엔진 바이두와 써우거우, 전자상거래 징둥과 핀둬둬, 짧은동영상 바이트댄스와 콰이서우, 승차호출 디디추싱, 음식배달 메이퇀과 어러머, 온라인여행사 시에청 등등 중국인이 일상생활에서 매일같이 쓰는 플랫폼들을 전부 다 한자리에 모은 겁니다.

그리고 한 달 안에 위법사항을 스스로 조사해서 결과를 보고하라고 했습니다. 알리바바가 걸려든 양자택일 같은 걸 지금 하고 있느냐 자수하라는 건데요. 이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총국 인원이 많지 않아서 이런 조치를 하는 것 같기도 합니다. 당국은 자체 조사 결과를 받아보고 나서 별도 확인조사를 진행할 방침입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강도 높은 규제를 지속할 계획이라고도 강조했습니다. 빅테크들이 예전처럼 공격적으로 사업을 벌이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알리바바가 이렇게 본보기로 처벌을 받았으니 다른 기업들에 엄청난 조치가 또 나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빅테크들이 예전처럼 공격적으로 사업을 벌이기 어려운 환경이 된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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