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인사에 탄식 나오는 이유…이찬희 前 변협회장 '친목 모임'?

입력 2021-04-16 17:37   수정 2021-04-17 00:04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지난 15일 검사 13명을 선발하며 출범 85일 만에 수사 진용을 얼추 꾸렸다. 법조계에서는 “당초 계획했던 23명보다 한참 모자라기는 하지만, 가까스로 얼개는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임명된 검사들의 이력을 곰곰이 들여다보면, ‘공수처가 법조계 특정 인사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다. 실제로 법조계에선 이찬희 전 대한변호사협회(대한변협) 회장(현 율촌 고문)과 인연이 깊은 인물이 공수처에 다수 발탁돼 “중립을 지켜야 할 공수처가 이 전 협회장의 ‘친목모임’이 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쏟아진다.

대표적인 인물이 이번에 채용된 허윤 검사다. 허 검사는 기자 출신으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체제가 도입된 후 제1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생활을 해왔다. 수사 경험은 없다. 단순히 이런 이력이 문제가 아니다. 허 검사는 이찬희 협회장 시절 대한변협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냈다. 허 검사는 이를 계기로 이 전 협회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애초 김진욱 공수처장부터가 취임할 때부터 ‘친(親)이찬희’란 평가를 받았다. 김 처장은 이 전 협회장이 초대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초대 처장으로 민 인물이다. 두 사람은 2005~2006년 서울지방변호사회에서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당시 김 처장은 공보이사, 이 전 협회장은 재무이사로 활동했다. 지난 2월 취임한 여운국 공수처 차장도 ‘이찬희 사람’이란 말이 나온다. 여 차장은 이 전 협회장과 서울 용문고등학교 2년 선후배 사이다.

급기야 법조계에서는 “김진욱 처장의 비서관 채용에도 이 전 협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까지 일고 있다. 공수처장의 비서관은 처장의 일정을 관리하고 업무를 보좌하는 자리로, 5급 별정직이다.

지금의 김모 비서관은 별다른 공모 과정 없이 공수처에 취업했다. 김 비서관을 김 처장에게 추천한 인물이 이 전 협회장이다. 김 비서관의 아버지는 이 전 협회장이 대한변협을 이끌 당시 울산지방변호사회 회장을 맡았던 지역 유지다.

정치권에서 20년간 논의 끝에 문을 연 공수처는 이성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장 황제조사 논란 등으로 출범 100일도 안 돼 중립성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공수처의 ‘공정성’을 믿기 힘들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런 마당에 공수처 주요 보직자 16명 가운데 25%가 이 전 협회장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로 채워졌다. 대체 공수처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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