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혁신대학 실험' 휴스타…미래차·바이오 등 2년간 현장교육

입력 2021-04-22 15:38   수정 2021-04-22 15:40


미래학자 토머스 프레이는 2030년께 대학의 절반이 사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전통적인 대학은 상징적인 몇 곳만 남고 기존 대학은 마이크로칼리지로 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로운 기술의 필요성에 직면한 미국 AT&T는 직원 교육을 빅데이터, 인공지능으로 변화시키고 새로운 교육 방식인 유다시티의 나노디그리를 도입했다. 김세나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빠른 기술 진보에 맞춘 신속하고도 구체적인 인재 수요가 나노, 마이크로라는 이름의 교육 형태로 출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21년 들어 토머스 프레이가 경고한 대학의 위기는 대구에서도 현실로 다가왔다. 많은 대학이 신입생 정원을 충원하지 못해 학과 통폐합 등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신산업 혁신이 곳곳에서 일어나면서 새로 출현한 스타트업들은 그때그때 필요한 인재와 기술을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지사는 이런 대학의 위기와 기술 인재의 필요성을 일찌감치 예견하고 2019년 휴스타사업을 시작했다. 대구·경북의 미래 신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의 수요에 특화한 인재 교육 시스템으로 대구형 마이크로칼리지인 셈이다. 지역산업 구조 고도화를 뒷받침할 핵심 인재 양성을 지방정부가 주도한 전국 첫 실험이었다. 국비 지원 없이 대구시가 418억원, 경상북도가 19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지방정부의 강한 의지를 보였다.

휴스타사업은 혁신대학과 혁신아카데미로 나눠 진행됐다. 혁신대학은 대구·경북 미래 신산업 8대 분야를 대상으로 대학 3~4학년생을 2년간 교육시키는 과정이다. 혁신아카데미는 졸업생 대상 단기과정이다. 대학 내 연구소나 연구기관, 기업지원기관에서 5개월(600시간)간 고급 현장 실무교육을 하고, 3개월간의 기업 인턴 근무를 한다. 분야는 대구시가 로봇·물·미래형 자동차·의료·ICT 등 4개, 경북은 바이오· ICT·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SW) 등 5개다.

혁신대학과 아카데미의 가장 중요한 점은 기업 실무자가 참가해 기업이 필요한 교육을 구체적으로 주문하고 기업이 원하는 교육과정을 빠르게 기획하고 현장 프로젝트 중심으로 교육한다는 점이다. 시는 혁신대학 교육생에게는 매월 50만원, 혁신아카데미 교육생에게는 5개월간 매월 100만원과 기업 인턴비를 3개월간 지급한다.

지난 15일 휴스타 혁신아카데미 교육현장인 경북대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에서 열린 제2회 데모데이(전공심화 ‘인공지능 플랫폼’ 교육과정 프로젝트 성과 발표회)에서는 100시간의 교육과정을 마친 여섯 팀의 프로젝트 발표가 진행됐다.

평가위원으로 참석한 노현우 포위즈시스템 이사는 “지난 1차 데모데이와 비교해 교육생 모두 많은 발전을 했고 참신한 아이디어가 많았다”고 평가했다. 휴스타 아카데미 3기 교육생인 배상진 씨는 “인공지능에 대해 대학에서는 개념 위주의 이론 수업을 받았는데 휴스타 교육에서는 국내외 다양한 플랫폼을 활용해 구동해 볼 수 있어 향후 개발 시 적합한 툴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생 심경욱 씨는 “프로젝트 결과물을 기업 실무자에게 발표하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성취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8개월 과정의 혁신아카데미를 마친 1기는 82%(62명 수료생 중 51명), 2기는 68%(82명 중 56명)의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첨단정보통신융합산업기술원 총괄책임자인 김현덕 경북대 교수는 “참여 기업들이 휴스타 졸업생을 서로 채용하려해 실질적인 임금 인상 효과도 있다”며 “휴스타사업은 대구의 신산업 혁신과 이를 뒷받침하는 인재도시 대구의 대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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